美 5월 PPI 예상 하회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 고조
유가, 전날 급등 따른 차익 실현 부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의 완만한 인플레이션 지표가 추가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고, 지정학 불안이 계속되면서 12일(현지시간) 금값이 일주일래 최고치로 올랐다. 국제유가는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부담 속에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날보다 1.8% 오른 3402.4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13일 오전 3시 8분 전날보다 0.9% 상승한 3383.22달러로 6월 5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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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사진=블룸버그통신] |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5월 PPI가 한 달간 0.1% 상승해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0.2%)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5월 0.1% 오르며 역시 예상치(0.3%)를 밑돌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높은 수준에서 변동 없이 유지되며 노동시장의 완만한 둔화를 시사했다.
전날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예상을 밑돌면서 트레이더들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0%로 보고 있으며, 두 번째 인하 시점도 당초 예상됐던 12월이 아닌 10월로 앞당겨졌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할 수 있다면서 자신은 이란과의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이 위험한 장소가 될 수 있다"며 미군 인력을 해당 지역에서 철수시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란 국방장관 아지즈 나시르자데는 같은 날 "이란이 공격을 당할 경우, 역내 미군 기지들을 타격할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다.
제니어 매탈스 부사장이자 수석 귀금속 전략가인 피터 그랜트는 "금값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틀 연속 상승했다"며 "금이 다시 3400달러를 돌파하면, 3417달러와 3431달러 부근의 저항선을 넘는 것이 다음 목표가 될 것"이라며 "이후에는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중동 위기를 주시한 채 전날 급등 영향에 이날은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11센트(0.2%) 내린 배럴당 67.9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8월물은 전날보다 41센트(0.6%) 하락한 69.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스톤X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알렉스 호즈는 "여러 기술 지표상 시장이 과매수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단기적인 조정은 예고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은 일요일 오만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둘러싼 제6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양국과 오만 측 중재 당국자들이 전했다.
전날 영국 해상안전국은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인해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고, 주요 해상 항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애널리스트 아르네 라스무센은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원유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라며 "이 좁은 병목지점을 이란이 막을 경우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최대 2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간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며, 이는 심각하지만 발생 확률은 낮은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35개국 이사회는 이날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로 인해 이란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