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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하루짜리 금리가 웅변하는 트럼프 시대의 '달러 유감'과 취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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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홍콩 은행간 시장에서 하루짜리 금리가 한달 넘게 0%선에 머물러 있다. 초저금리 시대를 지나온 이들에게 딱히 놀라울 일이 아닐지 모르나 그 이면에는 자산시장 내 많은 것을 흔들어 놓을 잠재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현지시간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의 아시아 담당 에디터 로빈 하딩은 칼럼에서 지난달 대만달러(TWD)의 폭풍 상승에 이어 홍콩 머니마켓에서 펼쳐지고 있는 초단기물 금리 급락은 투자자들의 '트럼프 시대 달러 유감(달러 거부감)', 나아가 시장의 충격 흡수 능력 저하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홍콩 은행간 시장 금리(HIBOR) 익일물, 1주일물, 1개월물, 3개월물의 최근 6개월 동안 추이. 익일물 HIBOR는 한달 넘게 0%선에 머물러 있는데 지난 6월9일에도 0.02%에 그쳤다. [사진=macro.micro]

미국 머니마켓에서 하루짜리 금리(가령 SOFR: 익일물 국채 담보 RP 금리)가 4%를 웃도는 상황에서 홍콩의 하루짜리 금리(익일물 HIBOR)가 0%선에 불과하다는 것은 차익거래(arbitrage trade)의 완벽한 조건이 갖춰졌음을 의미한다.

홍콩달러는 미국달러에 페그돼 있어 환위험 또한 미미하다. 이론상 홍콩달러를 초단기로 빌려 미국 단기자금 시장에 운용하면 400bp 넘는 차익을 올릴 수 있다.

그렇게 차익거래로 시장이 북적대면, 즉 홍콩 자금시장내 홍콩달러 차입 수요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홍콩의 단기금리는 상승, 미국 금리에 수렴하게 된다 - 아비트리지의 시작과 끝이 이러하다.

그러나 익일물 홍콩달러 금리가 한달 넘게 0%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기회를 엿보려는 자신감이 실종됐거나, 차익거래 물량을 넘어서는 다른 거대한 힘이 작용하고 있거나, 둘다인 경우를 가리킨다.

미국 머니마켓 내 익일물 국채담보부 레포 금리(SOFR)의 최근 1년 추이. SOFR은 연준 정책금리 목표의 중간인 4.3%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진=연방준비제도]

하딩의 설명은 지난 5월초 아시아 외환시장을 흔들었던 대만달러(TWD)의 폭등세에서 시작한다.

당시 미국 행정부와 대만의 무역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에 통화절상(대만달러 절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면서 대만달러는 5월2일부터 가파른 랠리를 연출했다. 대만 중앙은행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전력을 다하지는 않아 대만달러 급등세는 한동안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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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환율 급변동에 헤지펀드들은 기함했다. 환 위험 관리를 위해 태국 바트와 말레이시아 링깃, 한국 원화, 그리고 홍콩달러 등 아시아 통화들을 뭉탱이로(바스켓으로) 사들이는 움직임이 급하게 전개됐다.

대만달러의 급등세와 연동해 5월초 홍콩달러 환율은 밴드 하단(7.75)으로 급전직하했고, 홍콩달러의 이러한 강세 흐름은 며칠 더 이어졌다.

홍콩달러는 미국 달러에 1대 7.8의 교환비(환율)로 페그돼 있지만 실제 외환시장 거래에서 미국달러/홍콩달러(USD/HKD) 환율은 7.75~7.85 사이에서 움직인다. 홍콩당국이 해당 밴드 내에서 일일 변동을 허용하고 있어서다.

홍콩달러가 약해질 때나 강해질 때나 홍콩금융당국(HKMA)은 환율이 밴드( 7.75~7.85)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조절하는데(외환시장 개입), 5월초의 경우 밴드 하단에 붙은 환율을 중간으로 잡아당기기 위해 즉 홍콩달러의 강세를 중화하기 위해 시장에서 미국달러를 열심히 매입하고 홍콩달러를 매도했다.

그 과정에서 풀려나간 홍콩달러 유동성이 자금시장내 초단기 금리를 0%까지 끌어내렸다. 트럼프발 무역정책이 대만달러에 이어 홍콩달러 환율과 금리에까지 영향을 미친 경로가 이러하다.

미국달러/홍콩달러 환율의 최근 6개월 추이. 해당 환율은 5월초 밴드 하단을 터치하는 강세 흐름을 보인 후 방향을 되돌렸다 [사진=koyfin]

 물론 여기에는 일부 기술적 요소도 가세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의 홍콩증시 상장을 앞두고 대규모 자금이 홍콩으로 유입되던 무렵이었고, 홍콩증시에 상장된 본토 기업의 배당금 집행 시즌도 겹쳤다. 이는 홍콩달러 강세, 그리고 이를 중화하려는 당국의 홍콩달러 방출(그에 따른 홍콩 자금시장내 단기금리 하락)에 일조했다.

하딩 에디터는 더 우려스러운 점은 한 달 넘게 아비트리지 기회가 있었음에도 시장이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있다고 했다.

이는 시장의 리스크 감수 역량이 크게 제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4월2일 트럼프의 '해방의 날' 선포가 초래한 금융시장 급변동(특히 미국 국채시장 쇼크)으로 헤지펀드들의 대규모 베이시스 트레이드 청산과 그에 따른 손실이 뒤따랐고 오락가락하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환율 등 시장 가격의 변동성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회사 경영진들은 매니저들과 트레이더들의 거래 한도를 제한할 수 밖에 없다.

미국 달러와 홍콩 달러 화폐 [사진=블룸버그]

특히 각양각색의 헤지펀드 매니저를 고용해 하나의 법인체 형태로 자금을 굴리는, 멀티 매니저 플랫폼(MMP) 전략을 택한 헤지펀드가 늘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자체 리스크 한도 축소는 여러 자산군에서 다양한 전염효과를 일으킬 위험성을 내포한다.

하딩 에디터는 "여러 트레이딩 소대원을 두면서도 (단일한) 중앙집중식 리스크 관리 규정을 두고 있는 오늘날의 헤지펀드 구조는 익스포저 축소의 영향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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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장의 충격 흡수 능력이 제한되면서 작은 이벤트나 뉴스(무역협상 관련 보도 및 소문)에도 자산 가격이 출렁댈 위험은 이전보다 크게 자라나 있다.

무엇보다 대만과 홍콩달러 등 비(比)달러 통화를 보유하려는 욕구는 미국 금융시장, 즉 달러 자산에 대한 시장 불안을 대변한다. 하딩 에디터는 "현재로선 단순한 불안감, 혹은 신규자금 투입을 꺼리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수십 년간 미국 금융 자산에 대해 끝없는 식탐을 보여왔던 투자자들의 이전 행보를 떠올리면 이런 현상조차도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감세법안에 담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세금 인상 항목, 즉 899조항이 의회를 최종적으로 통과한다면 그 파괴력은 가늠하기 어렵다. 하딩은 "이를 고려하면 899조항이 시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 잠재 위협만으로도 혹은 그 심각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전까지, 투자심리를 여러차례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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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장이라는 게 영원히 한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듯, 0%선에 머물러 있는 홍콩의 초단기 금리도 방향을 되돌리기 시작할 것이다.

하딩 에디터 역시 "마침내 트레이더들이 차익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고 홍콩달러 환율도 상단(7.85)에 가까워져 당국이 반대방향의 개입(달러를 매도하고 홍콩달러를 매수하는 개입)에 나설 것 같다"고 했다. 이는 홍콩달러 유동성을 빨아들여 홍콩 자금시장내 단기금리를 다시 끌어올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많은 게 다시 정상으로 회귀할 테지만 모든 일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홍콩 머니마켓에서 벌어진 작은 사건은 최근 시장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시장이 트럼프발 혼란을 차분히 소화해낸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그런 종류의 탈구가 한달 넘게 지속된 것(홍콩 머니마켓에서 한달 넘게 나타난 이상 현상)은 경고신호"라고 했다. 앞으로 닥칠 위험에 대비해 몸을 사리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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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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