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앙숙' 마크롱과 멜로니, 언제 그랬냐는 듯 다정하게 볼 키스…"유럽 경쟁력·번영 위해 함께 노력"

기사입력 : 2025년06월04일 19:59

최종수정 : 2025년06월04일 19:59

마크롱, 2022년 10월 멜로니 집권 이후 첫 이탈리아 방문… 3시간 동안 회담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하루 일정으로 이탈리아를 방문해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두고 서방 정치권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이 이탈리아 총리를 만나기 위해 이탈리아를 공식 방문한 것은 멜로니 총리가 집권한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이념과 지향, 정치적 지지 기반, 우크라이나·트럼프 전략을 비롯한 각종 외교·안보 정책 등이 모두 달라 사사건건 부딪치고 비판하며 '앙숙 관계'를 형성해 왔다. 

[로마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오른쪽)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총리 관저 치기궁(宮)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반갑게 맞고 있다. 2-25.06.04. ihjang67@newspim.com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를 방문해 멜로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총리 관저인 키지궁(宮) 앞에서 만나 양쪽 뺨에 키스하는 프랑스식 인사 '비주(Bisou)'로 친근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과의 무역 갈등, 중동, 이민, 자동차 및 철강 산업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3시간 정도 이어진 이날 정상회담은 최근 공개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던 두 정상이 관계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두 사람은 더 강력한 유럽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 성명을 통해 "오늘 만남을 통해 유럽의 경쟁력과 번영을 위한 의제에서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들 의제를 야심차고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 기업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필수 조건에 대해 합의했다"며 "이는 자동차와 철강 산업과 같은 전환기 산업에도 적용된다. 이들 산업은 강력한 유럽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인공지능(AI)과 원자력을 포함한 탈탄소화 재생 에너지 산업과 우주 산업과 같은 더 발전된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키지궁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하지만 두 정상이 그 동안의 모든 앙금을 단번에 털어내고 긴밀한 우호·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마크롱과 멜로니 만큼 본질적으로 거리가 먼 유럽 지도자는 거의 없다"며 "두 사람은 지속적으로 서로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멜로니 측근들은 두 정상이 좋은 흐름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노동자 계층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자란 멜로니는 이탈리아 파시스트 시대에 뿌리를 둔 민족주의적이고 반이민을 주장하는 정당을 이끌고 있고, 명문대를 졸업하고 투자 은행가로 일했던 마크롱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와 엘리트주의를 신봉하는 중도파로 평가된다. 

또 멜로니가 여전히 유럽연합(EU)의 권한 남용을 비판하는 반면 마크롱은 통합된 유럽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마크롱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주장하고 있다.

두 정상은 각종 외교·안보, 트럼프 대응 전략 등에서도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마크롱은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 함께 휴전 후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 파병을 추진하고 있는데, 멜로니는 "우리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지난달 영국과 프랑스, 독일, 폴란드, 우크라이나 정상이  알바니아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때 한 자리에 모여 스피커폰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자리에 멜로니 총리는 빠져 있었다.

이후 멜로니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할 의향이 없어 통화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마크롱은 이를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파병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와의 의사 소통, 미국과의 무역 무역·관세 갈등을 놓고도 이견을 노출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유럽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했을 정도로 트럼프와 각별한 친분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로 EU와 미국의 관계가 경색되자 멜로니 총리는 양측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관세 문제는 EU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이며 멜로니 총리의 중재 시도가 유럽의 단결을 저해할 수 있다고 불쾌감을 보였다. 

유럽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근본적 차이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화요일 정상회담이 두 정상이 단합 의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는 "두 정상은 서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내 전쟁을 끝내고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피하며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원한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통령실도 "이탈리아는 유럽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 파트너"라며 "특히 우크라이나 휴전 문제에서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ihjang6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