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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선공약] 핵심 사업만 수십조…재원 조달 현실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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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대선 후보, 수십조원 규모 '확장 공약' 대거 제시
김문수, '기존 예산 재조정·기금 활용' 조달 방안 설명
이재명, '국민펀드 조성·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정 해결
세입 대책 전무…차기 정부 집권 시 공약 실현 시험대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양당 대선 후보가 인공지능(AI) 투자와 교통망 확충 등 굵직한 경제 공약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이를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은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수십조원 규모의 공약을 제시하면서도 '기존 예산 재조정' 또는 '국민펀드 조성'으로 뭉뚱그려 설명하는 방식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더욱 명확한 공약 실행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우)

◆ 김문수 후보, 대규모 사업 나열했지만 '재정 소요 없음' 일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GTX 전국 5대 광역권 확대 ▲AI 민관합동펀드 100조원 조성 ▲청년주택 연 10만호 공급 ▲중산층 감세 ▲임신·육아 지원 확대 등 막대한 재정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공약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약에서 구체적인 예산 규모나 세입 확보 방안은 명시하지 않았다. 김 후보는 '기존 예산 재조정'과 '민간 투자 유치', '기금 활용' 등의 포괄적 표현으로만 재정 조달을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AI·에너지 3대 강국 도약(2호)'에서는 100조원 펀드를 비롯해 차세대 AI 기술 개발, 전 국민 AI 리터러시 교육, 청년 인재 20만명 양성 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한 재원 조달 방안은 국비 활용과 민간 투자 유치,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로 명시했다. 국가예산 투입 규모나 연도별 투자 계획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남양주=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05.21 choipix16@newspim.com

'GTX로 연결되는 나라(4호)'도 마찬가지다. 김 후보는 임기 내 수도권 A·B·C 노선을 모두 개통하고, D·E·F 노선도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부울경·충청·대경·호남권 등 5대 광역권에 GTX 급행 철도망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단순 계산으로도 수십조원이 투입될 초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지만, 재정 조달은 민자 유치와 국비·지방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재조정으로 간략히 언급했다. 특히 '취임 즉시' 착수하겠다는 방침과 달리 사업 우선순위나 연차별 국비 비중 등은 공약집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청년이 크는 나라(3호)'와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나라(6호)' 공약도 같은 사정이다. 해당 공약들에서 김 후보는 결혼·출산·육아 시 각각 3년씩 총 9년간 주거비를 지원하는 '3·3·3 청년주택'을 매년 10만호 공급하고, 청년·신혼부부용 공공주택도 연간 20만호 규모로 공급하겠다고 제시했다.

다만 이에 대한 재원 조달은 주택도시기금 등 공공기금 활용과 국비·지방비, 기존 예산 재조정 수준에 그친다. 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 보조금 지급이 병행되는 정책인 만큼 수조원 단위 예산이 고정적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에 대한 세출 항목별 분류나 국채 발행 여부는 명시하지 않았다.

또 '중산층 자산 증식(5호)' 공약에는 소득세 기본공제 확대와 종합부동산세·양도세 완화, 상속세 폐지 등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을 대거 포함했다. 그럼에도 그는 세제 개편과 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 성장으로 세수를 증대하면 된다는 논리만을 제시할 뿐, 세입 감소분에 대한 대체 수단이나 부작용 방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 이재명 후보, 선명한 투자계획 제시…실현 가능성은 물음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주요 경제 공약 대부분에서 '정부 재정지출 구조조정'과 '2025~2030년 총수입 증가분'을 통한 충당을 기본 골격으로 삼고 있다.

특히 국가첨단전략산업과 AI, 공공의료, 청년자산 형성 등 전방위 분야에서 대규모 재정 투입을 예고했다. '국민펀드 조성'과 '세제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식을 다수 공약에 공통 적용하고 있다.

대표 공약인 '세계 선도 경제 강국(1호)' 중에서도 핵심 안건인 '국가첨단전략산업 집중 투자'에서는 국민·기업·연기금이 참여하는 국민펀드를 조성하고, 여기에 투자할 경우 소득세·법인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펀드를 활용해 AI·반도체·방산·우주항공 등 전략산업 분야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는 산업금융 체계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김포=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투표가 시작된 20일 오후 경기 김포시 구래역 문화의 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05.20 mironj19@newspim.com

하지만 국민 참여형 펀드가 실제로 조성될 수 있을지 여부와 손실 보전이 발생할 경우 사실상 국채 성격으로 전환될지 등에 대한 언급은 공약 어디에도 설명돼 있지 않다.

또 1호 공약 중 AI 관련해서는 김 후보처럼 'AI 3강 도약'을 선언하며 고성능 GPU 5만개 확보, AI 데이터센터 구축, 국가 데이터 클러스터 조성 등을 명시했다. 예산 투입 계획도 AI 예산 비중을 선진국 수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국가 예산 확대 방침을 공언했다. 그러나 여기에 필요한 연간 예산 규모나 단계별 투자 일정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나라(5호)' 공약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과 주치의제·방문진료 확대, 보건의료 공공성 강화, 보건전문인력 충원 등 만성적 재정 투입이 요구되는 공약이 다수 포함됐다. 이 역시 정부 재정지출 구조조정분과 연간 총수입 증가분으로 충당하겠다는 큰 틀만 제시했을 뿐, 건강보험 재정이나 국고 보조금 확대 시 재정 여력은 분석하지 않았다.

특히 이 후보는 '생활안정으로 모두가 잘 사는 나라(8호)' 공약에서 아동·청년·어르신 등에 대한 정부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공약에는 ▲청년미래적금 ▲군복무 호봉 반영 ▲구직활동지원금 확대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이자면제 ▲청년주거 공공분양 확대 등이 포함됐다.

이 또한 모두 직·간접적인 재정 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이지만, 조달 방안은 대부분 지출 구조조정과 총수입 증가분 활용이라는 표현에 그쳤다.

◆ 경제 전문가들 "증세 없는 확장 공약은 재정 현실과 괴리"

김 후보는 '기존 예산 재조정' 또는 '민간 투자 유치' 등으로 재정 투입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 후보는 '국민펀드 조성'과 '지출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재정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양당 후보 모두 대규모 공공투자와 복지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세입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방식은 정치적 부담을 피하면서 확장 공약의 효과만을 강조하는 전형적 접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두 후보 모두 증세나 국채 발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김 후보는 오히려 '법인세·상속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을 포함시키며 세입 감소가 예상되는 공약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며, 이 후보 역시 '총수입 증가분 활용'이란 표현을 반복하며 경제 회복에 따른 자연적 세수 증가를 전제로 한 재정 계획만을 제시한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의 흐름을 감안하면 이런 낙관적 전제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 고령화로 인한 복지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세수 기반이 점점 취약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 모두 확장 공약을 제시하면서도 정작 이를 뒷받침할 세입 대책은 비워둔 채, 민간 투자나 지출 재조정 등 간접 수단만 나열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접근이 현실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 기반이 약한 데다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재정 건전성 우려가 계속될 것"이라며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행 방안을 더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 전문가는 "두 후보 모두 필요한 만큼의 세입 대책을 내놓지 않고 간접 수단만 강조하고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현실성 자체가 낮다"며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면서도 정작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는 비워놓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번 대선 공약도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됐을 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는 모습이다. 재정이라는 기초 설계 없이 덧씌워진 청사진은 집권 이후 거센 현실 검증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 수사에 가려진 재정 설계의 빈칸이 다음 정부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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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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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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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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