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증권·금융 은행

속보

더보기

[MBK 김병주 탐구]③ 장인 박태준, 이헌재 매주 찾아…한국에서 기회 얻다

기사입력 : 2025년04월17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4월24일 11:15

1998년 4월부터 매주 만나, 경제·금융 논의
김병주 회장, 40억 달러 외평채 발행 기여
관료와 글로벌 투자자 인맥 구축···MBK 성공

[서울=뉴스핌] 한기진 부국장 =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은 1998년 4월부터 2000년 1월까지 매주 월요일이면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통합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사무실을 찾았다. 박태준 전 회장은 오후 4시, 칼같이 이헌재를 찾았다. 오후 5시 전후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독대했다. 자민련 총재 자격이었다. 박태준과 이헌재는 지난 일주일 간 경제가 돌아간 이야기, 앞으로 경제가 돌아갈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의 대화는 이헌재 금감위원장에게는 DJ와 간접 대화 같았다. "금리가 높은 상황에선 시장이 안정되기 어렵습니다. 재정긴축을 이제 풀 때가 됐습니다. 대통령에게 금리 말씀 좀 드려주십시오"라고 꺼냈더니 며칠 뒤인 1999년 1월 20일 DJ가 "예대마진이 너무 높은 은행은 대출금리를 좀 낮추라"고 지시한다. "추경 예산을 좀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박태준에게 말하면 DJ가 얼마 뒤 "추경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구조조정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DJ가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2000년 1월 박태준 국무총리가 지명되자 이헌재는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발탁된다. 

[MBK 김병주 탐구] 글싣는 순서

1. 이민자 소년, 亞 금융 대부로…"난 한국계 미국인"
2. 운명의 순간…"인터뷰 기회 달라" 골드만삭스 회장에 편지
3. 장인 박태준, 이헌재 매주 찾아…한국에서 기회 얻다

두 사람이 독대하던 그 시기, 김병주도 움직인다. IMF 금융위기 이후 망가진 산업과 금융시스템 속에서 사업 기회를 찾았다. 인맥 덕이 컸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장인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최태원(왼쪽부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헌재 전 기획재정부 장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윤증현 전 장관, 이헌재 전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2.12 yym58@newspim.com

김병주의 이름을 알린 것은 1998년 4월 우리나라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 표시 채권 발행 프로젝트를 살로먼 스미스 바니가 대표 주관사로 나선 것이 계기였다. 김병주가 살로몬 스미스 바니 아시아태평양 투자은행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하며, 중요한 역할을 했다. 40억달러나 되는 규모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 외화표시 국채였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가 대표 주관사로 나섰고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도이치뱅크 등이 참여했다. 국가 신용등급이 투기등급(무디스 Ba1, S&P BB+)인 국채에 모집규모 대비 수요가 약 6배 초과했다. 성공적인 외화표시 국채 발행이었다. 외환보유고를 확충하고 국가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금융시장 개방 및 자본시장 접근성을 향상시켰다.

한국채권의 높은 표면 금리(LIBOR 런던 은행 간 금리 + 2.25%~2.75%)와 김용환 전(前) 비상경제대책위원장(전 재무부 장관) 등 정부 외환 당국자의 치열한 전략이 큰 역할을 했지만, 자본시장 플레이어인 살로먼 스미스 바니,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주간사들 간의 협업과 그들의 광범위한 투자자 네트워크 및 성공적인 마케팅의 공도 있다. 

"살로몬이 아시아에서 진행한 최대 규모의 거래였고, 외부에서는 왜 다른 은행이 아닌 살로몬이 선정됐는지 의문을 품기도 했죠." "하지만 마이클(병주 김)은 탁월한 관계 구축 능력과 실행력으로 모든 걸 해냈어요." 당시 골드만삭스 M&A 부문 동기였던 유진 탄은 회상한다.

김병주 회장은 "제 어깨 위에 그런 무게를 느껴본 적이 없었죠"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소설 『OFFERINGS』에서 당시 재정경제부의 시멘트 벽과 형광등, 담배 연기 자욱한 회의실 풍경과 인물들의 면면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국채 발행 장면의 대부분은 사실을 기반으로 했어요. 독자들이 와서 '이 여자가 누구냐', '이 남자가 실존 인물 아니냐'고 묻기도 했죠. 그럴 때마다 저는 '이건 소설입니다'라고 답하지만, 진짜 경험에서 가져온 감정과 디테일이 있는 건 맞습니다." 

CI. [사진=MBK]

무엇보다 김병주는 운이 좋았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1998년 1월에 세계 굴지의 종합금융회사 미국 트래블러스 그룹의 샌포드 웨일 회장, 살로만 스미스 바니사의 데릭 모언 회장, 제프리 섀퍼 부회장 등을 만나, IMF 협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대한(對韓)투자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하며 판이 깔린 상태였다.

DJ의 지시를 받은 김용환 전(前) 비상경제대책위원장 등 비대위 위원(유종근 대통령 경제고문, 정인용 국제금융대사, 정덕군 재경원 제2차관보, 변양호 국제금융 담당관 등)의 대한민국을 부도에서 건져내기 위한 헌신적인 노력도 있었다. 이들은 1998년 1월 뉴욕, 런던, 도쿄, 등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건너가 외채 만기 연장과 신규발행 등을 IMF와 글로벌 금융기관과 합의하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일을 했다. 맥도너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골드만 삭스, 살로먼 스미스 바니, JP모건, 시티은행, 체이스은행, 도쿄 및 미쓰비스 은행 등 13개 은행들과 협상을 했다.

대한민국이 외환위기에 빠져 있는 약점을 노린 글로벌 고리대금업자의 음모가 판친 상황이었다. JP모건은 시장금리 함정을 팠지만, 시티은행 국제금융 담당 로즈 부회장과 YS정부의 고문변호사 마크 워커(Mark Walker·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 소속)가 대한민국을 도왔다. 로즈 부회장은 DJ정부에서 훈장을 받았다.

한국 금융시장의 대변화를 맛본 김병주는 30대였다. 목이 말랐다. 칼라일그룹의 아시아법인을 설립하며 대표를 맡고, MBK파트너스의 초석이 될 기념비적인 딜(deal)을 성공시켰다. 2000년 한미은행 인수. 4년 뒤 시티그룹에 매각하고 7000억원의 차액을 남긴다. 칼라일의 투자 자산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많은 투자자들이 김병주를 주목한다. 이듬해 김병주는 칼라일 동료들과 MBK파트너스를 설립하고 1호 펀드를 조성한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와 온타리오 교직원 연금펀드가 투자했다. 대한민국의 IMF 외환위기가 아니었으면 사모투자업계의 스타가 되지 못했을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화려한 시작이다.

hkj7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재계 총수들, '트럼프 Jr' 만남 총출동 [서울=뉴스핌] 서영욱 남라다 김아영 조민교 기자 =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사업 현안을 전달하고 정책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행보다. 트럼프 주니어와 재계 인사들의 면담은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의 한 구역에서 열렸다.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건물 주변에 많은 취재진이 대기 중이지만, 철저한 보안으로 인해 오고 가는 재계 인사들을 마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오전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인근 커피 매장에서 포착된 김동선 부사장(왼쪽)과 김동원 사장 [사진=독자 제공] 이날 오전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3형제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언론에 포착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일관 생산단지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조성 중이다. 연간 8.4GW 규모의 이 시설은 약 1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높여 미국의 자국 우선 조달 정책에 대응하고 관세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 사업에서도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호주의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오스탈은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 해군 소형 수상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그룹도 트럼프 주니어와의 접촉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과 인도네시아 출장에 나섰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은 이날 오전 귀국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롯데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보유한 바이오 공장을 중심으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바이오기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임상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공장에서 첫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내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설비 확충과 고객사 확보에 나선 롯데는, 신 부사장을 통해 트럼프 주니어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신공장을 짓고 있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미국 시장 내 K푸드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내 식품 수출 시 애로사항과 관세 이슈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이해진 네이버 의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재계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곧장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재계 면담이 끝나는 대로 이날 밤 출국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 2025-04-30 14:24
사진
'김문수·한동훈' 최종 승자는 누구 [서울=뉴스핌] 박서영 김가희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결선 진출자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반탄(탄핵반대)파 김 후보와 찬탄(탄핵찬성)파 한 후보가 2파전을 겨루게 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오후 3차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가나다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경선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시고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강 후보에 진입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같이 마지막 경선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후보께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 후보는 "어려운 대선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2인 3각의 마음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서야 한다"며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입당시켜, 3차 경선에 진출하는 2명의 후보와 '원샷 국민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도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고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을 포함한 '원샷 경선'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탈락한) 6명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갑자기 (한 대행이) 들어와서 여기서 경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전통이 있고 룰이 있는 정당"이라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한편 이날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고 정권교체 이루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 승리고 역사의 승리"라고 소회를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결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후보는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시민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앞서 지난 27∼28일 진행된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룰이 적용됐다. 당원 투표엔 76만5773명 중 39만4명(50.93%)이 참여했고 국민 여론조사는 5개 기관에서 6000명(역선택 방지 적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앞섰는지 알 수 없다. 이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2명은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달 1∼2일 양일 동안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친 후 같은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seo00@newspim.com 2025-04-29 15:4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