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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데카당스', 무용의 한계를 벗어나…관객과 함께 추는 춤

기사입력 : 2025년03월24일 18:08

최종수정 : 2025년04월02일 16:08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 서울시발레단이 올해 첫 시즌작 '데카당스'로 무용의 한계를 한 발짝 넘어서는 경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서울시발레단은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올 첫 시즌 공연 '데카당스'를 공연했다. 이 작품은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대표작으로 전 세계 유수의 무용단에서 공연된 레퍼토리다. 각 단체의 특성에 맞게 조금씩 변화해온 작품인 만큼, 이번 공연은 완전히 서울시발레단의 특별함을 담은 버전으로 완성됐다.

서울시발레단의 '데카당스'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데카당스'는 오하드 나하린의 여러 작품을 발췌해 하나의 공연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그독창적인 안무와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공연이다. 오하드 나하린은 원래의 공연에 2개의 섹션을 추가해 서울시발레단만의 공연을 완성했으며 18명의 24-26 시즌무용수 전원이 출연했다.

본 공연 시작 전, 프리쇼 무대에는 시즌 무용수 남윤승이 올라 다양한 춤사위로 관객들의 오감을 깨웠다. 무용수는 발레의 기본 동작부터 고난도의 테크닉, 깊은 스트레칭, 다양한 장르의 안무를 조금씩 보여주며 '데카당스'의 성격을 사전에 전달했다. 공연을 시작하기도 전에 땀으로 흠뻑 젖은 그의 얼굴과 몸은 객석에 빠르게 감탄과 감동을 전달해냈다.

검은색 정장에 셔츠를 입은 남녀 무용수들의 의자 단체안무로 시작한 첫 번째 무대는 몇 가지 동작으로 구성한 안무가 반복되며 점진적으로 발전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무용수들이 반복해서 빠르게 동작을 수행한 후 배경 음악에 등장하는 가사를 내지르는 장면은 묘한 쾌감과 함께 정형성과 파격, 질서와 무질서를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마지막 신에선 결국 재킷과 셔츠, 바지마저도 모두 벗어던진 무용수들이 뭔지 모를 자유와 후련함을 표현한다.

서울시발레단의 '데카당스'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발레단의 '데카당스'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또 다른 무대에선 자유로운 복장을 한 무용수들이 한 명씩 무대에서 즉흥 안무를 선보이며 자신의 TMI를 늘어놓는다. 부모님의 출신, 전공, 어떻게 무용수로서 이 무대에 서게 됐는지, 성적 지향이나 좋아하는 것에 대한, 자칫 쓸모없는 정보들을 접하며 관객들은 무대 위 무용수를 무대 밖의 한 사람으로서 다시 바라보게 된다. 순식간에 객석과 심적 거리를 좁히는 것과 동시에 무용은 어렵고, 멀리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인식에 이르게 된다.

두 명의 남녀 무용수가 성적 메타포를 담은 동작을 안무로 표현한 무대를 거쳐, '데카당스'의 하이라이트인 관객 참여 무대에선 모두가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사회자로 등장한 무용수는 모든 관객들을 일으켜세운 뒤 마치 '손병호 게임'을 하듯이 조건에 해당하는 이들을 차례로 자리에 앉힌다. 결국 선발된 한 명의 관객은 무대 위에서 특별한 '생일 축하'를 받게 된다. 주변 무용수들의 동작을 저절로 따라하는 장면에선 모두의 웃음이 터진다. 

서울시발레단의 '데카당스'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또 한 차례의 관객 참여 차례, 무용수들은 각자 객석으로 걸어나가 자신의 파트너를 데리고 무대에 올라온다.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이들이 무대에서 자신만의 춤사위를 선보일 때 관객들은 이 공연의 특별함을 깨닫게 된다. 가장 먼저 장르를 알 수 없는 춤사위와 동작으로, 두 번째로는 여러 차례의 관객 참여 과정을 통해 '데카당스'는 발레 공연을 보러 오는 이들의 기대를 산산이 깨뜨린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는 춤을 춰야 한다'는 나하드 오하린의 의도에 모두가 가까이 다가가게 만든다.

공연 막바지에 이르러, 서울시발레단이 컨템포러리 발레단을 표방하는 단체로서 '데카당스'를 이번 시즌 첫 공연으로 택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공연을 오가며 '다양성'에 방점을 찍은 창단 공연에 이어 '무용'을 향한 인식을 넓힌다는 점에서도 한 단계 확장과 도약을 선언한 셈이다. 늘 대중과 접점을 고민하는 서울시발레단의 다음, 또 다음 공연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이들은 더이상 발레계와 무용계 뿐만이 아니게 됐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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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尹 조사일 변경 요청 거부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내란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소환 조사일 변경 요청을 거부하고, 이번 주 내 출석 일자를 다시 통보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이에 불응할 경우, 형사소송법상 마지막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예고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30일 오후 5시 30분쯤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후 4시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부터 금주의 특정 일자를 지정한 출석 기일 변경 요청서를 접수했다"며 "특검 내부 논의 결과, 기일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이를 변호인에게도 통지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내란 특별검사팀에 2차 소환 조사일을 '7월 5일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29일 새벽 1시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1차 소환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는 윤 전 대통령 모습. [사진=이형석 기자] 이어 "내일(7월 1일) 출석에 불응할 경우, 즉시 금주 중에 있는 특정 일자와 시간을 지정해 재차 소환을 통보할 예정이다"라며 "만약 그때도 출석에 응하지 않을 경우 형사소송법상 마지막 단계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당초 7월 3일 이후 출석을 요청했으나, 최근 의견서를 내고 7월 5일 이후로 출석 일자를 더 늦춰달라고 재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윤 전 대통령 측은 한 차례 기일 변경 요청서를 제출함으로써 오는 7월 1일 소환 조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견을 재차 피력했다. 특검은 7월 4일 또는 5일로 재소환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보는 "금주의 중 정할 특정일자는 4일 또는 5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마지막 단계의 조치'와 관련해 해당 내용이 체포영장 청구 이상의 단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박 특검보는 '마지막 단계로 체포영장 청구가 있는데, 출석 불응 시 검토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출석을 불응하는 경우에 체포영장이 될 수도 있고, 그 다음 단계가 될 수도 있고 이런 여러가지 고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고 주장하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의견서를 보내면 특검 측이 검토하고, 이런 (모든) 과정이 협의라고 생각한다"며 "저 쪽(윤 전 대통령 측)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만이 협의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내란 특검은 지난 28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피의자 조사를 마친 뒤 오는 30일 다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의 이유,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7월 3일 이후로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의 사정 등을 고려해 하루 늦춘 7월 1일로 날짜를 재통보하며 2차 소환조사 출석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날짜를 미뤄달라고 이날 다시 요구했다. 특검은 현재 윤 전 대통령 측의 수사 방해 행위를 수사하기 위한 경찰 인력 3명을 경찰청에 요청하는 한편, 오는 1일 2차 소환 조사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yek105@newspim.com 2025-06-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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