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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고착] "신약 개발? 임대료도 막막"…투자 혹한기 겪는 바이오 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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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들 문정바이오클러스터 떠나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바이오 투자 심리 회복이요? 비상장 벤처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옥석 가리기라는 표현은 사업 초기 단계에 있는 벤처들에겐 적합하지 않아요."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문정바이오클러스터에서 만난 한 바이오 벤처 대표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 힘들었다"며 바이오 벤처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이같이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문정바이오클러스터는 왼쪽 사진과 같은 지식산업센터 건물이 여러 개 모여 있는 첨단 비즈니스 단지다. 오른쪽은 한 건물에 입주했던 바이오 기업이 최근 짐을 뺀 모습 2024.12.13 sykim@newspim.com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작년부터 바이오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올해 들어 그마저 끊겼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루하루 버티기 힘든 상황에 놓인 벤처 기업들이 문정바이오클러스터를 떠나기 시작했다"며 "임대료가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근교로 터를 옮긴 곳들도 있다"고 전했다.

문정바이오클러스터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바이오·의료 산업 중심의 첨단 비즈니스 단지다. 지식산업센터 건물 여러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건물에는 바이오벤처, 제약사, 의료기기 업체 등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대부분 비상장 기업들로 60여 곳이 입주한 것으로 파악되나, 최근 들어 일부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인해 이곳을 떠났다.

이날 한 지식산업센터 건물로 들어서자 일부 층은 텅 비어 있었다. 건물 한 층에 사무소와 연구실을 두고 있던 한 바이오 기업이 최근 자금난으로 인해 짐을 뺀 것이다. 투자 유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료 등을 버티지 못해 문정바이오클러스터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정바이오클러스터 관계자는 "이 일대는 임대료는 판교하고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통도 편리하고 8호선 문정역과 바로 연결돼 강남권, 잠실을 오가기 좋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들이 대부분 신약을 개발하는 벤처들이다 보니 젊은 연구원들이 많아 선호도가 높아 인력 확보에도 유리하지만, 최근 들어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하는 곳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올 가을 개최할 예정이었던 '문정 바이오 CEO 포럼' 또한 연기됐다. 이 포럼은 문정바이오클러스터에 모여 있는 기업들의 협력과 투자 유치를 위해 창립된 모임으로 작년 9월에 첫 모임을 가진 바 있다. 투자에 관심 있는 유한양행과 종근당, GC녹십자, 보령 주요 제약사와 투자사 관계자들도 참여해 기대를 모았다.

포럼에서 활동 중인 바이오 벤처 관계자 A씨는 "하반기 들어 어려움이 현실로 다가와 회원사들이 문정바이오클러스터를 떠나기 시작한 데다, 현 상황은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다고 투자가 이뤄지는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해 포럼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럼의 1대 회장이었던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은 "올해 모임을 하려다가 바이오텍 대표들이 워낙 회사 사정이 어려워 펀딩하러 다니고 바쁜 상황이라 연기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국바이오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한국바이오협회] 2024.12.13 sykim@newspim.com

업계의 어려운 현실은 통계로도 드러났다. 지난 10월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회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59개 회원사 중 71.2%는 올해 바이오 업계의 국내외 주요 이슈로 '바이오 투자 심리 위축'을 꼽았다.

국내 바이오산업 투자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한 항목에서는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이 50.8%로 가장 높았으며,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25.4%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바이오텍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힘든 상황에 놓인 곳들은 대부분 문정바이오클러스터에 모여 있는 기업과 같은 비상장 바이오 벤처들이다.

문정바이오클러스터에서 만난 바이오벤처 대표 B씨는 "바이오 쪽에 투자금이 몰렸다는 이야기는 대부분 상장사에 해당되는 이야기"라며 "비상장 투자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백억 규모의 자금이 비상장 벤처에 투자됐다는 언론보도 등이 나오기도 했지만, 특정 회사에 들어간 것"이라며 "특정 회사에 몰린 돈을 보고 투심이 회복됐다고 평가할 순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계속 옥석 가리기라는 표현을 쓰는데 사실 신약 개발에서 적절하지 않다"며 "1만 개 물질에서 1개 나오는 게 신약이다. 개발 과정에서 없어지고 또다시 새로 만들어지는 경험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데, 옥석을 가린다면 신약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신약 개발 시설과 장비에 들어가는 돈이 많고, 인력도 받쳐줘야 한다"며 "초기 단계에 수백억이 기본적으로 필요한데 자본이 어디서 들어오겠냐, 구조적인 문제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현실을 해결하고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투자 유치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투자 자체가 이뤄지지 않으니 고정 자산을 줄이기 위해 사무실과 연구소 등을 옮길 수밖에 없다"며 "많은 기업들이 인원을 줄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위기가 작년보다 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옥석을 가리는 것이 필요하지만, 앞단에 있는 창업 기업들의 옥석을 어떻게 가리느냐"고 반문했다.

이 부회장은 "정부가 프리 A·B시리즈에 투자하는 목적형 펀드를 만드는 방안 등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신약 개발을 목표로 회사를 잘 키워온 곳들도 열악한 상황을 버티지 못해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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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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