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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엇갈리는 장애인 자립 권리...멀고 먼 복지부 탈지원 정책

기사입력 : 2024년04월20일 07:00

최종수정 : 2024년04월20일 11:32

장애인, 고립에서 벗어나 사회로
생활지도원 배치 기준 개선 시급
시설 확대보다 재활‧교육 체계 중요
캐나다, 부모 돌봄 완화 모임 시행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가 내년부터 장애인을 대상으로 탈시설 정책을 시행할 계획인 가운데 장애인의 자립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탈시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탈시설은 시설 장애인의 거주지 이전을 지원하고 거주자의 지역사회 자립을 촉진할 수 있도록 시설을 바꾸는 정책이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탈시설 정책의 방향성은 옳다고 평가했다. 다만 장애인 거주시설 폐지 자체가 온전한 탈시설 정책이 될 수 없다. 내년 장애인 탈 시설 시행에 앞서 인력 보완, 자립 교육 강화, 부모에 대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

◆ 장애인 거주시설, 자기결정권 보장 안돼 VS 선택권 보장해야

2023년 기준 총장애인 수는 264만 1896명으로 2022년보다 6528명이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 인구 감소로 등록 장애인의 비율은 5.1%를 유지했다. 장애인 수는 감소했지만 65세 이상 장애인 비율은 2020년 49.9%에서 2023년 53.9%로 늘었다. 장애인 고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장애인 돌봄 문제는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복지부가 2021년 발표한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자원 로드맵'에 따르면 장애인 중 2만 9000명은 '장애인 거주 시설'에 머무른다. 장애인 거주시설은 도움이 필요한 중증장애인에게 주거·요양서비스·일상생활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자료=보건복지부] 2024.04.19 sdk1991@newspim.com

복지부는 "탈시설로 인해 당사자가 주거에 대한 거취를 스스로 결정하고 자립해야 한다"며 "(장애인 거주 시설 같은) 대규모 시설 거주 시 발생했던 사생활 침해 등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당장 내년부터 연간 740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거주 지원을 시작한다. 2041년까지 지역사회 전환을 완성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시설 거주를 대체할 공간과 주거유지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자립 지원 대상을 발굴하고 일반 아파트 등을 가정집 형태로 변경해 장애인에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1인 1실 형태로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사회 자립지원기관을 통해 활동 보조 서비스 등도 지원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부산 사상구 '라온누리' 거주시설이다. 아파트 1개에 3~4명이 거주하고 생활 지원 교사가 각 홈에 배치돼 자립생활을 지원한다. 의료와 건강관리 서비스, 자립생활기술 등을 지원해 지역사회 독립을 추구한다.

문제는 복지부의 탈시설 정책과 관련해 장애인 부모 단체의 의견이 엇갈린다. 인권 보호를 위해 탈시설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구체적인 자립 지원 계획 없이 탈시설을 요구하는 방향은 가족과 장애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최재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기획국장은 "거주시설은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자기 결정권을 보장할 수 없다"며 "UN 장애인권리 협약에서도 거주지와 동거인 선택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기 어렵다고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현아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대표는 "거주시설은 나쁘고 자립지원 주택은 혼자 사니까 좋다는 접근 방식은 위험하다"며 "장애인과 부모가 원하는 방식에 따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가 2020년 조사한 '장애인 거주시설 전수조사'의 거주자 탈시설 욕구에 따르면 '시설에서 나가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응답 인원인 총 6035명 중 33.5%로 2021명이다. 반면 '시설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59.2%로 절반 이상을 넘었다. 다만 응답이 가능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해 인지 수준이 낮은 장애인의 의견은 담지 못했다.

◆ 장애인 생활지도원 배치기준 개선 시급…"자녀 돌봄 부담 완화해야"

탈 시설 정책 시행을 앞두고 장애인을 위한 방향에 대한 복지부의 고민이 필요하다. 장애 유형에 따라 다른 삶의 형태, 인지 수준, 수요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취지대로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국장은 "탈시설 정책은 빨리 그리고 제대로 달성하느냐의 문제이지 찬반을 다툴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연대에서 요구하는 주거 생활 서비스 정책은 기존 집에서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거주시설 생활지도원 배치 기준 개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장애인 거주시설 생활지도원의 배치 기준은 장애인 나이와 유형에 따라 생활지도원 1명이 최소 3명에서 10명까지 담당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전국집중 결의대회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시도지부장들이 투쟁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2024.04.19 choipix16@newspim.com

권선진 평택대 재활상담학과 교수는 "주택 마련만으론 탈시설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적장애인들은 혼자서 생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인적 자원을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을 위한 자립 훈련 체계도 구체화해야 한다. 탈시설화 자체가 장애인의 자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재활, 치료, 인적 교류 등이 필요하다.

권 교수는 "시설에 오래 계시다보면 시설에만 머물러 있어 스스로 배달을 하는 등 훈련이 안 돼 있다"며 "갑자기 탈 시설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받아 자립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체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등 서구 여러 나라들은 1960년대부터 30년에 걸쳐 탈시설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월 발표한 '장애인 탈시설 논쟁: 자립인가 방치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나라들은 장애인뿐 아니라 장애인 부모를 위한 정책을 펼친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가정 내 장애인 양육에 있어 경제적 또는 체력적 한계를 느낀다. 탈시설 정책을 반대하는 이유에 정부가 장애인 돌봄 부담을 오히려 부모에게 전가한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1980년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이하 BC주)의 자조모임 'BC주 부모회(현 인클루전BC)'는 자녀의 탈시설을 경험한 부모가 탈시설을 앞둔 자녀의 부모를 상담한다. 함께 그룹홈을 견학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탈시설 장애인 가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민간단체에서 부모 간 동료 상담, 탈시설 사례 발표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나 체계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자조모임 활동비와 운영비 지원사업 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며 부모 간 경험 공유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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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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