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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의 일터] 남성패션 선구자 서순희 대표 "물러설 곳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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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외길, 부드러운 카리스마 서순희 대표
1500억 매출 던필드, 9개 브랜드 지닌 패션그룹으로
"오기는 실행원동력...실패 성장 발판 삼아야"

절박할수록 돌아갈 수 있는 있는 지름길이나 꼼수는 없다. 우리 사회 일터 고수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지, 그 일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그늘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력과 자세를 곱씹어 보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볼 일이다. 고용노동부 관료를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일자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일터의 정점까지 올랐던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이 각 전문 분야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경험과 비밀스러운 성공 레시피를 듣는다.

[서울=뉴스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 =남성 캐주얼의 대명사인 크로커다일, 남녀 캐주얼 피에르가르뎅 등 9개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 그룹 던필드의 서순희 대표는 그야말로 패션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남대문시장의 옷 가게에서 시작해 매출 1500여 억원 규모의 패션 그룹으로 성장한 보기 드문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청년들에게 "서순희 대표는 로망"으로 통한다. 정말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맨주먹에서 시작해 오늘날에 이른 그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우는 청년들이 많다.

40년 세월을 한 우물만 파고 전진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했지만 서순희 대표와의 인터뷰 내내 아무리 힘든 고난이 와도 다시 일어서는 끈기와 인내, 물러설 곳이 없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결기는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품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무쇠질에 단련된 쇠처럼 단단한 사업가이지만 인터뷰 도중 걸려온 손자의 전화를 받고 한없이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은 한편으로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이었다. 본인의 힘들었던 시절을 잊지 않고 전국을 다니면서 쌀을 기부하는 마음 역시 항상 베품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자애(慈愛)의 심성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추위 속에서도 어느덧 새봄의 향기가 살며시 피어 오르는 3월 초, 퇴계로 던필드 사옥에서 마주한 서순희 대표와의 인터뷰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사업가로서, 도전과 극복의 경험을 축적한 인생의 선배로서 하나하나 마음속에 담아두어야 할 삶의 철학을 전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서순희 던필드 회장[던필드 제공]

◆ "패션, 새로움 창조하고 이끄는 매력 있는 일"
- 패션 산업은 화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그런지, 그리고 한결같이 패션이라는 한 우물을 파셨는데 어떠한 매력이 있는 것인지.

▲ 패션 산업은 화려하기보다는 극한 직업에 가깝다고 봅니다. 사실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1년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합니다. 원단과 실, 자재를 미리 갖춰야 하는데 1년 전부터 선도적으로 소비자가 좋아할 색깔과 디자인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패션업계에서는 '허공에다 대고 총을 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1 년전에 미리 옷을 만들어 놓아야 하고 그것도 대량으로 준비를 해두어야 하기 때문이죠. 기존의 데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과연 소비자들이 이 색상과 이 패턴을 좋아할까 하는 두려움이 항상 있죠. 그렇지만 패션 산업의 가장 큰 매력은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것입니다. 계속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고, 새 디자인과 컬러를 창조해 내면서 유행시킨다는 것은 정말 큰 희열을 느끼게 합니다.

(그야말로 창작, 창조의 기쁨이군요?) 맞습니다. 그런데 여성 패션보다 어떻게 보면 남성 패션이 더 힘든 점이 많습니다. 여성복은 디테일로도 많은 변화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복은 심플하지만 그 안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디테일만으로 승부하기도 어려운 분야입니다. 흔히 패션업계에서는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져야 남성복에 도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껏 한 번도 다른 데 눈 돌린 적이 없어요. 여유가 있을 때도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았고, 주식 한 주도 투자한 적이 없습니다. 오직 한 우물만 판 거죠.

매장을 둘러보고 있는 서순희 대표 [던필드 제공]

◆"오기는 실행의 원동력"
-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드셨던 경험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 정말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지금처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자금이나 지원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금 조달이었습니다. 결국 하루하루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소위 일수 자금을 빌려서 해야 하는 거였죠. 100원을 벌면 90원을 갚아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정말 한푼도 남지 않을 만큼 사업이 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정말 손을 벌리거나 도와 달라고 할 사람이 없었죠. 그것이 오히려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으니까 물러설 수가 없는 거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원망과 오기가 오히려 실행의 원동력이 됐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진정으로 힘들어 보지 않은 사람은 성공의 가치를 누릴 자격이 없다"고 말이죠.

자식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적당히 지원해 주는 것은 오히려 고난을 극복하는 힘을 가르치지 못합니다. 적당히 지원해 줄 거면 아예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 나아요. 제가 힘들게 위기를 겪으면서 극복해 나간 경험 중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건 제가 세금 문제로 송사를 겪었을 때입니다. 그 당시 사업이 크게 확장되는 단계였는데, 제가 미처 사업의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혼자서 일을 다 하다 보니 세금을 열심히 낸다고 냈는데 회계 처리가 원칙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할 정도로 바쁜 시기였죠. 법정에서 판사님이 마지막으로 말할 것이 있으면 하라고 하셔서, 제가 "잘 몰랐습니다"라고 하자 그때 판사님이 "기업의 오너가 될 사람은 몰랐다고 해서 죄가 면해지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이 저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 제가 사업을 계속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회의감이 생겼고 두문불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진도에서 저희 브랜드 대리점주가 쑥을 직접 캐서 쑥떡을 만들어 왔어요. 덕분에 사업이 잘되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왔더군요. 그 쑥떡을 먹으면서 '내가 그래도 잘한 게 있구나. 남에게 좋은 일을 하는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사업을 재개할 힘을 얻었습니다. 비싼 건 아니지만 그 작은 쑥떡 하나가 제 일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었달까요(웃음).

직원들과 회의하고 있는 서대표 [던필드 제공]

- 전쟁터를 누비며 사업을 하셨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 (웃음) 전쟁터까지는 아니고 군수송기를 타고 무작정 카자흐스탄의 알마타를 누비면서 의류며 잡화며 사고판 적이 있습니다. 의류 사업 초반에 재기할 밑천도 없이 사업이 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대문시장 근처에 있는 경양식집에 갔는데 처음 보는 군복을 입은 외국인이 통역하는 학생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어요. 어디서 무엇 하러 온 사람인가 궁금해서 통역하는 학생에게 물어보니 러시아 근처 나라에서 온 사람인데 여성 잡화를 사러 왔다는 것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 사람에게 함께 그 나라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요.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군수송기를 열몇 시간을 타고 카자흐스탄에 가서 제가 가져간 여성 잡화를 팔고, 거기에서 눈에 띄는 어코디언·바이올린 등을 사 가지고 돌아왔는데 낙원상가 악기상에서 바이올린은 상당히 가치 있는 물건으로 매매가 되었어요. 그렇게 해서 십여 차례 군수송기를 타고 다니면서 장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무역업을 하신 거군요?) 그런가요? (웃음)

◆ "의류 산업에 처음으로 협동조합 방식 도입"
- 대기업이 아닌 중소 규모 업체에서 브랜드와 대리점 사업구조를 만들어낸 것은 처음이 아니신지.
▲ 사업 초기 패션 산업 유통구조는 지금과 너무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백화점과 재래시장밖에 없었어요. 전국 단위의 상권이 형성될 수도 없었고요. 그런 시기에 시장에서 시작해서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럼 최초로 도입한 것이겠군요. 처음 도입하신 게 언제쯤이신가요? ) 그런 셈이죠.

제가 크로커다일 브랜드를 도입한 게 36년 전 정도 되었어요. 그렇게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하고 전국 방방곡곡에 대리점을 열어 갔습니다. 대리점을 열게 되니 자의 반 타의 반 사업을 더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대리점주들이 물건을 팔게 해주어야 하니 옷을 더 열심히 만들어야 했던 거죠.

그리고 제가 패션 산업 경영에 새로 도입한 것이 바로 협동조합 방식입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입장에서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셔츠 잘 만드는 몇 분, 바지 잘 만드는 몇 분, 재킷 잘 만드는 몇 분 이렇게 분야별로 프로 사업자들을 모아서 제품을 만들고 하나의 브랜드로 판매를 하는 방식을 도입한 거죠. 품질관리는 저희가 하고요. 그렇게 하려면 그 당시는 협동조합 방식밖에 없었습니다. 대기업에 준하는 기술력과 품질관리를 그렇게 일구어낼 수 있었죠. 그렇게 사업을 하면서 현재 대리점이 전국에 380여 개, 해외에도 공장이 있어서 국내외 다 합치면 종사자가 1만여 명 됩니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 "쌀 기부는 전국 대리점을 개척할 때 나와의 약속"
- 사재를 털어 어려운 이웃에게 쌀 기부 사업을 해오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제가 그 당시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하고 전국 단위에 대리점을 열어갈 때였습니다. 전국을 돌면서 대리점을 열게 되면 꼭 그곳에 보답을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사업을 키우느라 바빠서 그 약속을 잊고 있다가 2년 전 칠순을 치른 이후 그 약속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다짐한 그 약속, 눈물겹게 고생했던 시절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국을 돌면서 쌀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 "손해 보더라도 소비자와의 약속은 지켜야"
- R&D(연구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기업이 아닌데도 그렇게 노력하시는 데 애로는 없으신지.
▲원단을 개발하는 데 4년 정도 연구개발을 하고 개발 한 것 중 1/10만 성공한다고 보면 됩니다. 최근 패브릭 회사를 하나 인수했는데 주요 고객층이 중저가 브랜드를 입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연구개발한 원단을 중저가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판매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개발한 원단은 고급 브랜드 옷 이상의 퀄리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저희 옷의 주요 소비층인 중장년 가장들이 한 달에 15만원 이상을 의류비로 지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거기에 맞춰서 가격을 책정합니다. 그럴 경우 마진을 포기하고 판매하고 때로는 역마진이 생기기도 합니다.

일전에 택시를 탄 적이 있는데 기사님이 저희가 만든 폴라 T셔츠를 입고 계셔서 좋아 보인다고 하니 그분이 신이 나서 딸이 선물한 것인데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몇 년째 계속 입는다고 자랑을 하셨어요. 사실 그 옷은 저희가 과거의 생사 혼용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을 위해 가격도 올리지 않고 판매하는 제품이었죠. 우리 옷을 입어주는 고객들을 위한 보답 차원으로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경선 소장과 대화하고 있는 서대표 [김경선 소장 제공]

◆ "스마트 공정도 마지막은 인간의 손길 필요"
- 대표님 회사도 최근 스마트 공장 추세에 따르고 계신지.
▲ 저희도 물론 새로운 설비 도입과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품은 결국 사람의 손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정성이 깃들어야 좋은 옷이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 후배 사업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 저는 후배 사업가들에게 항상 세 가지를 유의하라고 얘기합니다. 첫째는 '한 가지에만 올인하지 말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밑천은 남겨두어야 한다.'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아서 너무 힘든 경험을 했기 때문에 하는 조언입니다. 둘째는 '상표권은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미리 등록해 두어야 한다.' 셋째는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고 확인해라. 모르는 게 문제이고 죄가 되지, 물어보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주변에 답해 줄 사람은 많다.'입니다. 이렇게 하면서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에필로그>
온갖 어려움을 겪어내면서 자신의 사업을 굳건히 일구어낸 서순희 회장님은 사업가이기 전에 정말 강인한 어머니였다. 홀로 딸을 키운 한부모로서 딸과 자신은 서로에게 나침반이었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모성애임이 느껴졌다.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다시 일어서서 지금의 중견 패션 그룹을 만들어낸 것은 특유의 강인함과 열정 그리고 어려움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줄 아는 오기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본인이 가진 것을 사회에 지속적으로 환원하고 이윤 극대화보다 고객의 만족을 우선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많은 사업가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쉽지만 결코 실행하기 어려운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은 그의 사업 원동력이 결국 넓게 확장된 모성애라는 사랑에 기반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들었다.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은 1991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고용노동부에서 보냈고,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은퇴 후 공직생활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MZ세대 직장인들과 공유하고자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kyoungseon04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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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에 도전한 새 비만약 '에페' 가격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 신약 '에페'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86%를 장악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후발주자인 만큼 자체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국내 환자 임상 데이터, 기존 병·의원 영업망을 앞세워 선발 제품 중심의 처방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실제 처방 전환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장기간의 처방 경험을 쌓은 데다 대표 임상에서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제시했다. 에페가 연매출 1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격에 민감한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GLP-1 치료제 사용자의 선택까지 끌어와야 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목표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가 이후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 가격 경쟁력 갖췄지만…출시 이후 기존 제품 인하 변수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한 한미약품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에페가 진입할 시장은 이미 선발주자 중심으로 2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2426억원에서 지난해 8195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이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 판매액은 각각 4833억원, 2209억원으로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에페가 내세운 무기는 가격이다. 한미약품은 최종 공급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4주 투약 기준 10만원대 가격이 거론된다. 현재 위고비의 시작용량인 0.25㎎의 4주분 공급가는 21만6000원, 마운자로의 시작용량인 2.5㎎은 27만8000원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생산체제가 있다. 회사는 경기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직접 생산한다. 외부 생산 의존도를 낮춰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선발주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는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둔 지난해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작용량 공급가를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약 42% 낮췄다. 경쟁 제품 등장에 맞춰 선발주자가 가격을 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에페 출시 이후 추가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은 체중 감량 효과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에페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선발 제품들은 글로벌 임상에서 더 높은 체중 감소율을 제시했다. 위고비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한 STEP 1 임상에서 68주 투여 후 평균 체중이 14.9% 감소했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86.4%, 10% 이상은 69.1%, 15% 이상은 50.5%였다. 마운자로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1' 임상에서 72주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이 5mg 투여군 15.0%, 10mg 19.5%, 15mg 20.9%로 나타났다. 15mg 투여군에서는 70.6%가 체중을 15% 이상 줄였고, 56.7%는 20% 이상 감량했다. 다만 에페와 위고비, 마운자로의 임상은 투약 기간과 대상 환자, 용량과 시험 설계 등이 달라 체중 감소율을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공개된 에페의 임상 수치는 40주차 3상 중간 결과다. 한미약품 비만 신약 '에페' 로고 [사진=한미약품] ◆ 국내 환자 448명 임상으로 차별화, 브랜드·시장 경험은 숙제 이에 한미약품이 강조하는 에페의 차별점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확보한 임상 데이터다. 에페 임상 3상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위고비 역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했지만 에페는 3상 전체를 국내 비만 환자로 구성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환자로 구성된 임상을 통해 한국 진료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다만 국내 환자 대상 임상이라는 사실 자체가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이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서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 환자의 평균 체중은 12.20%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 비만도가 낮거나 장기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까지 처방 수요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가 GLP-1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역과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기존 제품 대비 낮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구역과 구토는 비만치료제의 투약을 중단하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경험에 있어서는 선발주자의 우위가 뚜렷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각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라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제품으로, 해외에서 이미 대규모 판매와 처방 경험을 축적했다. 환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쌓였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에페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구축한 영업망과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영업망을 치료제 처방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등 회사가 내세운 강점을 처방 확대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페는 가격과 국내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높은 인지도와 처방 경험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후발주자인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의 선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2026-09-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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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일정 최소화 '18일 회견' 준비 몰두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회견 준비에 몰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3일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외교 일정으로 숨가쁘게 지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일정을 18일로 정한 것도 외교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하루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상 목요일에 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없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접견하는 일정만 소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녁 기자회견에서 주택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국민이 궁금한 국정 현안, 진솔하게 소통할 것" 이 대통령은 비롤 사무총장 접견 외 나머지 시간은 회견 준비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서 분야별 핵심 쟁점과 추진 방향을 보고받고 예상 질문을 추려 답변을 거듭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은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마무리 발언을 합쳐 90분가량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한다. 질의응답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주제 제한 없이 진행하고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한다. 청와대는 회견 제목을 수식어 없이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정했다. 회견장 배경막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와 민생 최우선 국정 기조, 더 단단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는 국정 현안을 진솔하고 충실하게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생중계되고 있다. 2026.06.08 kunjoo@newspim.com ◆연임·공소취소·파병 정치 현안에 부동산·증시 민생 현안 산적  회견의 관심은 산적한 현안에 이 대통령이 과연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다. 특히 공소 취소와 연임 헌법 개정(개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9월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줄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앞장서 주장했던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야권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인사 검증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의도 예상된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고 김승원 후보자는 '식약처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요청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대미 투자 협상 관련 질문도 이 대통령에게는 고난도 문제다.  민생 현안으로는 부동산이 첫손에 꼽힌다. 정부는 취임 후 8·13 대책을 포함해 6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이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3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운 최장 기록(85주)에 바짝 다가섰다. 강남 3구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 매물 품귀와 월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이번엔 어떤 답 낼까 이 대통령이 앞서 일부 현안에 짧게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원론적 언급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연임 개헌 논란을 두고는 프랑스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했다. 취임 초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의 언급이었지만 연임 논란을 의식한 우회적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다.  공소 취소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8일 진행한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조작기소 여부의) 진상 규명은 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론적으로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최소한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뭔가 문제는 있어 보인다. 주관적 판단은 있지만 객관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이 꽤 많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된 게 아니면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소가 잘못됐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여권에서도 "공소취소·연임 명확한 입장 내야" 목소리 강해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동안의 오만과 무능부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부동산과 이란 파병 문제 등 모든 정책에서 국정 기조 대전환을 선언하고 국민이 납득할 분명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자회견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현안을 두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공소 취소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이니 대통령이 언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연임 개헌이나 공소 취소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9주 연속 지지율 하락…추석 전 기자회견, 반등 할까  이번 기자회견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4일 공개한 9월 2주차 주간동향(에너지경제신문 의뢰, 7~11일, 무선 자동응답 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9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인 33.8%였다. 부정평가는 63.3%로 처음 60%대에 올라섰다. 리얼미터는 외교 행보에도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 데다 진보층과 20대 이탈이 더해진 것을 하락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시사IN 의뢰, 6~8일,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무작위 전화걸기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인 중 2위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줄곧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1위를 내줬다.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신뢰한다' 35.9%, '불신한다' 50.4%였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1.2%, 불신한다는 응답이 34.1%였다. 신뢰와 불신의 국민 평가가 1년 만에 뒤집어졌다.  the13ook@newspim.com 2026-09-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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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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