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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의 일터] 남성패션 선구자 서순희 대표 "물러설 곳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기사입력 : 2024년03월29일 07:00

최종수정 : 2024년03월29일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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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외길, 부드러운 카리스마 서순희 대표
1500억 매출 던필드, 9개 브랜드 지닌 패션그룹으로
"오기는 실행원동력...실패 성장 발판 삼아야"

절박할수록 돌아갈 수 있는 있는 지름길이나 꼼수는 없다. 우리 사회 일터 고수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지, 그 일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그늘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력과 자세를 곱씹어 보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볼 일이다. 고용노동부 관료를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일자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일터의 정점까지 올랐던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이 각 전문 분야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경험과 비밀스러운 성공 레시피를 듣는다.

[서울=뉴스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 =남성 캐주얼의 대명사인 크로커다일, 남녀 캐주얼 피에르가르뎅 등 9개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 그룹 던필드의 서순희 대표는 그야말로 패션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남대문시장의 옷 가게에서 시작해 매출 1500여 억원 규모의 패션 그룹으로 성장한 보기 드문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청년들에게 "서순희 대표는 로망"으로 통한다. 정말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맨주먹에서 시작해 오늘날에 이른 그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우는 청년들이 많다.

40년 세월을 한 우물만 파고 전진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했지만 서순희 대표와의 인터뷰 내내 아무리 힘든 고난이 와도 다시 일어서는 끈기와 인내, 물러설 곳이 없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결기는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품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무쇠질에 단련된 쇠처럼 단단한 사업가이지만 인터뷰 도중 걸려온 손자의 전화를 받고 한없이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은 한편으로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이었다. 본인의 힘들었던 시절을 잊지 않고 전국을 다니면서 쌀을 기부하는 마음 역시 항상 베품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자애(慈愛)의 심성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추위 속에서도 어느덧 새봄의 향기가 살며시 피어 오르는 3월 초, 퇴계로 던필드 사옥에서 마주한 서순희 대표와의 인터뷰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사업가로서, 도전과 극복의 경험을 축적한 인생의 선배로서 하나하나 마음속에 담아두어야 할 삶의 철학을 전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서순희 던필드 회장[던필드 제공]

◆ "패션, 새로움 창조하고 이끄는 매력 있는 일"
- 패션 산업은 화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그런지, 그리고 한결같이 패션이라는 한 우물을 파셨는데 어떠한 매력이 있는 것인지.

▲ 패션 산업은 화려하기보다는 극한 직업에 가깝다고 봅니다. 사실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1년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합니다. 원단과 실, 자재를 미리 갖춰야 하는데 1년 전부터 선도적으로 소비자가 좋아할 색깔과 디자인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패션업계에서는 '허공에다 대고 총을 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1 년전에 미리 옷을 만들어 놓아야 하고 그것도 대량으로 준비를 해두어야 하기 때문이죠. 기존의 데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과연 소비자들이 이 색상과 이 패턴을 좋아할까 하는 두려움이 항상 있죠. 그렇지만 패션 산업의 가장 큰 매력은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것입니다. 계속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고, 새 디자인과 컬러를 창조해 내면서 유행시킨다는 것은 정말 큰 희열을 느끼게 합니다.

(그야말로 창작, 창조의 기쁨이군요?) 맞습니다. 그런데 여성 패션보다 어떻게 보면 남성 패션이 더 힘든 점이 많습니다. 여성복은 디테일로도 많은 변화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복은 심플하지만 그 안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디테일만으로 승부하기도 어려운 분야입니다. 흔히 패션업계에서는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져야 남성복에 도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껏 한 번도 다른 데 눈 돌린 적이 없어요. 여유가 있을 때도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았고, 주식 한 주도 투자한 적이 없습니다. 오직 한 우물만 판 거죠.

매장을 둘러보고 있는 서순희 대표 [던필드 제공]

◆"오기는 실행의 원동력"
-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드셨던 경험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 정말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지금처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자금이나 지원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금 조달이었습니다. 결국 하루하루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소위 일수 자금을 빌려서 해야 하는 거였죠. 100원을 벌면 90원을 갚아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정말 한푼도 남지 않을 만큼 사업이 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정말 손을 벌리거나 도와 달라고 할 사람이 없었죠. 그것이 오히려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으니까 물러설 수가 없는 거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원망과 오기가 오히려 실행의 원동력이 됐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진정으로 힘들어 보지 않은 사람은 성공의 가치를 누릴 자격이 없다"고 말이죠.

자식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적당히 지원해 주는 것은 오히려 고난을 극복하는 힘을 가르치지 못합니다. 적당히 지원해 줄 거면 아예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 나아요. 제가 힘들게 위기를 겪으면서 극복해 나간 경험 중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건 제가 세금 문제로 송사를 겪었을 때입니다. 그 당시 사업이 크게 확장되는 단계였는데, 제가 미처 사업의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혼자서 일을 다 하다 보니 세금을 열심히 낸다고 냈는데 회계 처리가 원칙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할 정도로 바쁜 시기였죠. 법정에서 판사님이 마지막으로 말할 것이 있으면 하라고 하셔서, 제가 "잘 몰랐습니다"라고 하자 그때 판사님이 "기업의 오너가 될 사람은 몰랐다고 해서 죄가 면해지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이 저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 제가 사업을 계속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회의감이 생겼고 두문불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진도에서 저희 브랜드 대리점주가 쑥을 직접 캐서 쑥떡을 만들어 왔어요. 덕분에 사업이 잘되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왔더군요. 그 쑥떡을 먹으면서 '내가 그래도 잘한 게 있구나. 남에게 좋은 일을 하는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사업을 재개할 힘을 얻었습니다. 비싼 건 아니지만 그 작은 쑥떡 하나가 제 일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었달까요(웃음).

직원들과 회의하고 있는 서대표 [던필드 제공]

- 전쟁터를 누비며 사업을 하셨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 (웃음) 전쟁터까지는 아니고 군수송기를 타고 무작정 카자흐스탄의 알마타를 누비면서 의류며 잡화며 사고판 적이 있습니다. 의류 사업 초반에 재기할 밑천도 없이 사업이 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대문시장 근처에 있는 경양식집에 갔는데 처음 보는 군복을 입은 외국인이 통역하는 학생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어요. 어디서 무엇 하러 온 사람인가 궁금해서 통역하는 학생에게 물어보니 러시아 근처 나라에서 온 사람인데 여성 잡화를 사러 왔다는 것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 사람에게 함께 그 나라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요.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군수송기를 열몇 시간을 타고 카자흐스탄에 가서 제가 가져간 여성 잡화를 팔고, 거기에서 눈에 띄는 어코디언·바이올린 등을 사 가지고 돌아왔는데 낙원상가 악기상에서 바이올린은 상당히 가치 있는 물건으로 매매가 되었어요. 그렇게 해서 십여 차례 군수송기를 타고 다니면서 장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무역업을 하신 거군요?) 그런가요? (웃음)

◆ "의류 산업에 처음으로 협동조합 방식 도입"
- 대기업이 아닌 중소 규모 업체에서 브랜드와 대리점 사업구조를 만들어낸 것은 처음이 아니신지.
▲ 사업 초기 패션 산업 유통구조는 지금과 너무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백화점과 재래시장밖에 없었어요. 전국 단위의 상권이 형성될 수도 없었고요. 그런 시기에 시장에서 시작해서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럼 최초로 도입한 것이겠군요. 처음 도입하신 게 언제쯤이신가요? ) 그런 셈이죠.

제가 크로커다일 브랜드를 도입한 게 36년 전 정도 되었어요. 그렇게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하고 전국 방방곡곡에 대리점을 열어 갔습니다. 대리점을 열게 되니 자의 반 타의 반 사업을 더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대리점주들이 물건을 팔게 해주어야 하니 옷을 더 열심히 만들어야 했던 거죠.

그리고 제가 패션 산업 경영에 새로 도입한 것이 바로 협동조합 방식입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입장에서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셔츠 잘 만드는 몇 분, 바지 잘 만드는 몇 분, 재킷 잘 만드는 몇 분 이렇게 분야별로 프로 사업자들을 모아서 제품을 만들고 하나의 브랜드로 판매를 하는 방식을 도입한 거죠. 품질관리는 저희가 하고요. 그렇게 하려면 그 당시는 협동조합 방식밖에 없었습니다. 대기업에 준하는 기술력과 품질관리를 그렇게 일구어낼 수 있었죠. 그렇게 사업을 하면서 현재 대리점이 전국에 380여 개, 해외에도 공장이 있어서 국내외 다 합치면 종사자가 1만여 명 됩니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 "쌀 기부는 전국 대리점을 개척할 때 나와의 약속"
- 사재를 털어 어려운 이웃에게 쌀 기부 사업을 해오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제가 그 당시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하고 전국 단위에 대리점을 열어갈 때였습니다. 전국을 돌면서 대리점을 열게 되면 꼭 그곳에 보답을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사업을 키우느라 바빠서 그 약속을 잊고 있다가 2년 전 칠순을 치른 이후 그 약속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다짐한 그 약속, 눈물겹게 고생했던 시절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국을 돌면서 쌀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 "손해 보더라도 소비자와의 약속은 지켜야"
- R&D(연구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기업이 아닌데도 그렇게 노력하시는 데 애로는 없으신지.
▲원단을 개발하는 데 4년 정도 연구개발을 하고 개발 한 것 중 1/10만 성공한다고 보면 됩니다. 최근 패브릭 회사를 하나 인수했는데 주요 고객층이 중저가 브랜드를 입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연구개발한 원단을 중저가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판매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개발한 원단은 고급 브랜드 옷 이상의 퀄리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저희 옷의 주요 소비층인 중장년 가장들이 한 달에 15만원 이상을 의류비로 지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거기에 맞춰서 가격을 책정합니다. 그럴 경우 마진을 포기하고 판매하고 때로는 역마진이 생기기도 합니다.

일전에 택시를 탄 적이 있는데 기사님이 저희가 만든 폴라 T셔츠를 입고 계셔서 좋아 보인다고 하니 그분이 신이 나서 딸이 선물한 것인데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몇 년째 계속 입는다고 자랑을 하셨어요. 사실 그 옷은 저희가 과거의 생사 혼용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을 위해 가격도 올리지 않고 판매하는 제품이었죠. 우리 옷을 입어주는 고객들을 위한 보답 차원으로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경선 소장과 대화하고 있는 서대표 [김경선 소장 제공]

◆ "스마트 공정도 마지막은 인간의 손길 필요"
- 대표님 회사도 최근 스마트 공장 추세에 따르고 계신지.
▲ 저희도 물론 새로운 설비 도입과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품은 결국 사람의 손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정성이 깃들어야 좋은 옷이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 후배 사업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 저는 후배 사업가들에게 항상 세 가지를 유의하라고 얘기합니다. 첫째는 '한 가지에만 올인하지 말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밑천은 남겨두어야 한다.'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아서 너무 힘든 경험을 했기 때문에 하는 조언입니다. 둘째는 '상표권은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미리 등록해 두어야 한다.' 셋째는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고 확인해라. 모르는 게 문제이고 죄가 되지, 물어보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주변에 답해 줄 사람은 많다.'입니다. 이렇게 하면서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에필로그>
온갖 어려움을 겪어내면서 자신의 사업을 굳건히 일구어낸 서순희 회장님은 사업가이기 전에 정말 강인한 어머니였다. 홀로 딸을 키운 한부모로서 딸과 자신은 서로에게 나침반이었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모성애임이 느껴졌다.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다시 일어서서 지금의 중견 패션 그룹을 만들어낸 것은 특유의 강인함과 열정 그리고 어려움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줄 아는 오기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본인이 가진 것을 사회에 지속적으로 환원하고 이윤 극대화보다 고객의 만족을 우선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많은 사업가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쉽지만 결코 실행하기 어려운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은 그의 사업 원동력이 결국 넓게 확장된 모성애라는 사랑에 기반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들었다.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은 1991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고용노동부에서 보냈고,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은퇴 후 공직생활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MZ세대 직장인들과 공유하고자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kyoungseon04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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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노총에 110억원 편향 지원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가 정부가 편성하지도 않은 양대 노총 지원 예산 110억원을 슬쩍 끼워 넣은 점은 정치권에서 관행처럼 이어온 '쪽지예산'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 정치권 이해관계에 따라 쓰이고 있는 것이다. 19일 국회 기후환경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고용노동부 등 환노위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를 보면 고용노동부 취약노동자지원 사업 부문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각각 55억원씩 지원하는 사업 예산이 신규 반영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병도 소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차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5.11.17 pangbin@newspim.com 한국노총 지원 예산을 세부적으로 보면 한국노총이 운영하는 중앙근로자복지센터 승강기·에스컬레이터 교체에 40억원, 난방 설비 교체 5억원, 지하주차장 안전 성능 10억원이 반영됐다. 민주노총 지원 예산을 보면 민주노총 임차보증금 예산 55억원이 편성됐다. 양대 노총 지원 예산은 당초 정부 예산안에는 없었으나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민원성 쪽지예산을 받아 관련 예산을 집어넣었다고 전해졌다. 야권에서는 민주당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양대 노총 쪽지예산을 끼워 넣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양대 노총에 대한 보은성 예산에 더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함께 하자'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6월 대통령 선거 때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대선 때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으나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민주당과 노동 정책 노선을 같이 하고 있다. 양대 노총은 노동계에서 영향력이 큰 노동조합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조합원은 각각 116만명, 108만6000명이다. 양대 노총에 소속된 조합원은 전체 노조 조합원 약 82%를 차지한다. 양대 노총을 우군으로 두면 압도적인 노동계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우재준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제3노조, MZ 노조, 비정규직 노조를 지원하다고 했으면 그나마 명분이 있다"며 "민주노총이 정권 교체에 가장 크게 기여한 단체라는 건 국민 모두 알고 있고 지난 대선에서 한국노총조차도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누가 봐도 정권 교체에 대한 대가성 지원 사업"이라며 "이 예산은 삭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SOC…지방선거 표심 노려 문제는 정치권 이해관계가 달린 쪽지예산이 난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에서 올라오는 각종 민원을 들어줘야 해서다.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철도·도로 등 SOC 분야에 대한 재정 투입을 확대한다. [사진=뉴스핌DB] 당장 지방에 도로·다리를 깔고 보수하는 예산이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는 하루 전인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부 예산을 당초 정부안보다 약 2조 4000억원 증액했다. 증액된 예산은 대부분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확충과 지역균형발전 사업에 배정됐다. 국토위는 특히 정부가 반영하지 않은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예산 100억원을 신규 배정했다.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곳을 대상으로 국민체육센터와 같은 생활 SOC를 건설하는 돈을 정부가 일부 지원한다는 것이다. SOC 예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를 거치며 눈덩이처럼 증가할 수 있다. 국토위는 말 그대로 예비심사일 뿐 실제로 예산을 깎고 늘리는 일은 예결위에서 하기 때문이다. 국회 안에서는 일부 예결위원은 벌써 쪽지예산을 수십장 받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쪽지예산에 혈세는 줄줄이 새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해 말 공개한 '국고보조금 편성 및 관리 실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부당 지원된 국비만 20개 사업으로 2520억원에 달한다. ace@newspim.com 2025-11-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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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김건희 두달 만에 공개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법원이 19일 김건희 여사 재판의 중계를 서증조사 전까지 일부 허용했다. 이에 피고인석에 앉은 김 여사의 모습이 약 두 달 만에 공개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속행 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법원이 19일 김건희 여사 재판의 중계를 서증조사 전까지 일부 허용했다. 이에 피고인석에 앉은 김 여사의 모습이 약 두 달 만에 공개될 전망이다. 사진은 김 여사가 지난 9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한 모습. [사진=뉴스핌 DB]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날 공판 전체에 대한 재판중계허가신청서를 제출해 재판부는 개정 직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공익적 목적을 위한 국민적 알권리는 헌법적으로 요청되는 것으로 최대한 보장돼야 하지만, 재판의 확정까지 피고인이 무죄 추정을 받을 권리도 함께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 중계의 범위를 정해야 하는데, 이 사건에 관한 서증에 나온 제3자의 개인정보·주민번호·주소 등을 공개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법익 침해의 가능성이 있다"며 "19일 공판 중 공판 개시 후 서증조사 전까지에 한해 중계를 허가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중계 일부 허용을 선고한 직후 오전 10시 17분께 김 여사가 법정에 들어섰다. 검정색 코트에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김 여사는 구치소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피고인석에 앉았다. 이후 오전 10시 19분부터 서증조사가 진행돼 김 여사가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은 약 2분 동안 짧게 공개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오전 재판에서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에 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서증조사를 마쳤다. 나머지 서증조사는 오후 재판에서 이어질 계획이다. 오전 재판 종료 직후 일부 방청객이 "김 여사님 힘내세요. 사랑합니다"라고 외치자 김 여사는 꾸벅 인사하고 퇴정했다. hong90@newspim.com 2025-11-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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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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