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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의 일터] 남성패션 선구자 서순희 대표 "물러설 곳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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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외길, 부드러운 카리스마 서순희 대표
1500억 매출 던필드, 9개 브랜드 지닌 패션그룹으로
"오기는 실행원동력...실패 성장 발판 삼아야"

절박할수록 돌아갈 수 있는 있는 지름길이나 꼼수는 없다. 우리 사회 일터 고수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지, 그 일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그늘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력과 자세를 곱씹어 보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볼 일이다. 고용노동부 관료를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일자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일터의 정점까지 올랐던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이 각 전문 분야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경험과 비밀스러운 성공 레시피를 듣는다.

[서울=뉴스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 =남성 캐주얼의 대명사인 크로커다일, 남녀 캐주얼 피에르가르뎅 등 9개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 그룹 던필드의 서순희 대표는 그야말로 패션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남대문시장의 옷 가게에서 시작해 매출 1500여 억원 규모의 패션 그룹으로 성장한 보기 드문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청년들에게 "서순희 대표는 로망"으로 통한다. 정말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맨주먹에서 시작해 오늘날에 이른 그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우는 청년들이 많다.

40년 세월을 한 우물만 파고 전진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했지만 서순희 대표와의 인터뷰 내내 아무리 힘든 고난이 와도 다시 일어서는 끈기와 인내, 물러설 곳이 없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결기는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품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무쇠질에 단련된 쇠처럼 단단한 사업가이지만 인터뷰 도중 걸려온 손자의 전화를 받고 한없이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은 한편으로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이었다. 본인의 힘들었던 시절을 잊지 않고 전국을 다니면서 쌀을 기부하는 마음 역시 항상 베품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자애(慈愛)의 심성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추위 속에서도 어느덧 새봄의 향기가 살며시 피어 오르는 3월 초, 퇴계로 던필드 사옥에서 마주한 서순희 대표와의 인터뷰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사업가로서, 도전과 극복의 경험을 축적한 인생의 선배로서 하나하나 마음속에 담아두어야 할 삶의 철학을 전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서순희 던필드 회장[던필드 제공]

◆ "패션, 새로움 창조하고 이끄는 매력 있는 일"
- 패션 산업은 화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그런지, 그리고 한결같이 패션이라는 한 우물을 파셨는데 어떠한 매력이 있는 것인지.

▲ 패션 산업은 화려하기보다는 극한 직업에 가깝다고 봅니다. 사실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1년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합니다. 원단과 실, 자재를 미리 갖춰야 하는데 1년 전부터 선도적으로 소비자가 좋아할 색깔과 디자인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패션업계에서는 '허공에다 대고 총을 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1 년전에 미리 옷을 만들어 놓아야 하고 그것도 대량으로 준비를 해두어야 하기 때문이죠. 기존의 데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과연 소비자들이 이 색상과 이 패턴을 좋아할까 하는 두려움이 항상 있죠. 그렇지만 패션 산업의 가장 큰 매력은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것입니다. 계속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고, 새 디자인과 컬러를 창조해 내면서 유행시킨다는 것은 정말 큰 희열을 느끼게 합니다.

(그야말로 창작, 창조의 기쁨이군요?) 맞습니다. 그런데 여성 패션보다 어떻게 보면 남성 패션이 더 힘든 점이 많습니다. 여성복은 디테일로도 많은 변화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복은 심플하지만 그 안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디테일만으로 승부하기도 어려운 분야입니다. 흔히 패션업계에서는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져야 남성복에 도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껏 한 번도 다른 데 눈 돌린 적이 없어요. 여유가 있을 때도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았고, 주식 한 주도 투자한 적이 없습니다. 오직 한 우물만 판 거죠.

매장을 둘러보고 있는 서순희 대표 [던필드 제공]

◆"오기는 실행의 원동력"
-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드셨던 경험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 정말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지금처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자금이나 지원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금 조달이었습니다. 결국 하루하루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소위 일수 자금을 빌려서 해야 하는 거였죠. 100원을 벌면 90원을 갚아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정말 한푼도 남지 않을 만큼 사업이 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정말 손을 벌리거나 도와 달라고 할 사람이 없었죠. 그것이 오히려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으니까 물러설 수가 없는 거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원망과 오기가 오히려 실행의 원동력이 됐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진정으로 힘들어 보지 않은 사람은 성공의 가치를 누릴 자격이 없다"고 말이죠.

자식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적당히 지원해 주는 것은 오히려 고난을 극복하는 힘을 가르치지 못합니다. 적당히 지원해 줄 거면 아예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 나아요. 제가 힘들게 위기를 겪으면서 극복해 나간 경험 중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건 제가 세금 문제로 송사를 겪었을 때입니다. 그 당시 사업이 크게 확장되는 단계였는데, 제가 미처 사업의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혼자서 일을 다 하다 보니 세금을 열심히 낸다고 냈는데 회계 처리가 원칙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할 정도로 바쁜 시기였죠. 법정에서 판사님이 마지막으로 말할 것이 있으면 하라고 하셔서, 제가 "잘 몰랐습니다"라고 하자 그때 판사님이 "기업의 오너가 될 사람은 몰랐다고 해서 죄가 면해지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이 저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 제가 사업을 계속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회의감이 생겼고 두문불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진도에서 저희 브랜드 대리점주가 쑥을 직접 캐서 쑥떡을 만들어 왔어요. 덕분에 사업이 잘되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왔더군요. 그 쑥떡을 먹으면서 '내가 그래도 잘한 게 있구나. 남에게 좋은 일을 하는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사업을 재개할 힘을 얻었습니다. 비싼 건 아니지만 그 작은 쑥떡 하나가 제 일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었달까요(웃음).

직원들과 회의하고 있는 서대표 [던필드 제공]

- 전쟁터를 누비며 사업을 하셨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 (웃음) 전쟁터까지는 아니고 군수송기를 타고 무작정 카자흐스탄의 알마타를 누비면서 의류며 잡화며 사고판 적이 있습니다. 의류 사업 초반에 재기할 밑천도 없이 사업이 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대문시장 근처에 있는 경양식집에 갔는데 처음 보는 군복을 입은 외국인이 통역하는 학생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어요. 어디서 무엇 하러 온 사람인가 궁금해서 통역하는 학생에게 물어보니 러시아 근처 나라에서 온 사람인데 여성 잡화를 사러 왔다는 것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 사람에게 함께 그 나라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요.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군수송기를 열몇 시간을 타고 카자흐스탄에 가서 제가 가져간 여성 잡화를 팔고, 거기에서 눈에 띄는 어코디언·바이올린 등을 사 가지고 돌아왔는데 낙원상가 악기상에서 바이올린은 상당히 가치 있는 물건으로 매매가 되었어요. 그렇게 해서 십여 차례 군수송기를 타고 다니면서 장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무역업을 하신 거군요?) 그런가요? (웃음)

◆ "의류 산업에 처음으로 협동조합 방식 도입"
- 대기업이 아닌 중소 규모 업체에서 브랜드와 대리점 사업구조를 만들어낸 것은 처음이 아니신지.
▲ 사업 초기 패션 산업 유통구조는 지금과 너무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백화점과 재래시장밖에 없었어요. 전국 단위의 상권이 형성될 수도 없었고요. 그런 시기에 시장에서 시작해서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럼 최초로 도입한 것이겠군요. 처음 도입하신 게 언제쯤이신가요? ) 그런 셈이죠.

제가 크로커다일 브랜드를 도입한 게 36년 전 정도 되었어요. 그렇게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하고 전국 방방곡곡에 대리점을 열어 갔습니다. 대리점을 열게 되니 자의 반 타의 반 사업을 더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대리점주들이 물건을 팔게 해주어야 하니 옷을 더 열심히 만들어야 했던 거죠.

그리고 제가 패션 산업 경영에 새로 도입한 것이 바로 협동조합 방식입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입장에서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셔츠 잘 만드는 몇 분, 바지 잘 만드는 몇 분, 재킷 잘 만드는 몇 분 이렇게 분야별로 프로 사업자들을 모아서 제품을 만들고 하나의 브랜드로 판매를 하는 방식을 도입한 거죠. 품질관리는 저희가 하고요. 그렇게 하려면 그 당시는 협동조합 방식밖에 없었습니다. 대기업에 준하는 기술력과 품질관리를 그렇게 일구어낼 수 있었죠. 그렇게 사업을 하면서 현재 대리점이 전국에 380여 개, 해외에도 공장이 있어서 국내외 다 합치면 종사자가 1만여 명 됩니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 "쌀 기부는 전국 대리점을 개척할 때 나와의 약속"
- 사재를 털어 어려운 이웃에게 쌀 기부 사업을 해오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제가 그 당시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하고 전국 단위에 대리점을 열어갈 때였습니다. 전국을 돌면서 대리점을 열게 되면 꼭 그곳에 보답을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사업을 키우느라 바빠서 그 약속을 잊고 있다가 2년 전 칠순을 치른 이후 그 약속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다짐한 그 약속, 눈물겹게 고생했던 시절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국을 돌면서 쌀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 "손해 보더라도 소비자와의 약속은 지켜야"
- R&D(연구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기업이 아닌데도 그렇게 노력하시는 데 애로는 없으신지.
▲원단을 개발하는 데 4년 정도 연구개발을 하고 개발 한 것 중 1/10만 성공한다고 보면 됩니다. 최근 패브릭 회사를 하나 인수했는데 주요 고객층이 중저가 브랜드를 입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연구개발한 원단을 중저가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판매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개발한 원단은 고급 브랜드 옷 이상의 퀄리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저희 옷의 주요 소비층인 중장년 가장들이 한 달에 15만원 이상을 의류비로 지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거기에 맞춰서 가격을 책정합니다. 그럴 경우 마진을 포기하고 판매하고 때로는 역마진이 생기기도 합니다.

일전에 택시를 탄 적이 있는데 기사님이 저희가 만든 폴라 T셔츠를 입고 계셔서 좋아 보인다고 하니 그분이 신이 나서 딸이 선물한 것인데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몇 년째 계속 입는다고 자랑을 하셨어요. 사실 그 옷은 저희가 과거의 생사 혼용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을 위해 가격도 올리지 않고 판매하는 제품이었죠. 우리 옷을 입어주는 고객들을 위한 보답 차원으로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경선 소장과 대화하고 있는 서대표 [김경선 소장 제공]

◆ "스마트 공정도 마지막은 인간의 손길 필요"
- 대표님 회사도 최근 스마트 공장 추세에 따르고 계신지.
▲ 저희도 물론 새로운 설비 도입과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품은 결국 사람의 손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정성이 깃들어야 좋은 옷이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 후배 사업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 저는 후배 사업가들에게 항상 세 가지를 유의하라고 얘기합니다. 첫째는 '한 가지에만 올인하지 말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밑천은 남겨두어야 한다.'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아서 너무 힘든 경험을 했기 때문에 하는 조언입니다. 둘째는 '상표권은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미리 등록해 두어야 한다.' 셋째는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고 확인해라. 모르는 게 문제이고 죄가 되지, 물어보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주변에 답해 줄 사람은 많다.'입니다. 이렇게 하면서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에필로그>
온갖 어려움을 겪어내면서 자신의 사업을 굳건히 일구어낸 서순희 회장님은 사업가이기 전에 정말 강인한 어머니였다. 홀로 딸을 키운 한부모로서 딸과 자신은 서로에게 나침반이었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모성애임이 느껴졌다.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다시 일어서서 지금의 중견 패션 그룹을 만들어낸 것은 특유의 강인함과 열정 그리고 어려움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줄 아는 오기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본인이 가진 것을 사회에 지속적으로 환원하고 이윤 극대화보다 고객의 만족을 우선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많은 사업가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쉽지만 결코 실행하기 어려운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은 그의 사업 원동력이 결국 넓게 확장된 모성애라는 사랑에 기반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들었다.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은 1991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고용노동부에서 보냈고,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은퇴 후 공직생활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MZ세대 직장인들과 공유하고자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kyoungseon04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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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잠수함은 순항핵잠(SSGN)"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은 핵연료를 추진 동력으로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순항미사일(SLCM)을 운용할 수 있는 8700t급 중형 순항유도탄 핵잠(SSGN)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올해 3월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가 추진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당시 잠수함 하단부만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동체 전체를 전격 공개했다. 건조 중인 핵잠 배수량이 8700t급이라고 처음 언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지도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방청도료가 칠해진 대형 선체를 살펴보는 김정은과 수행 간부들. [사진=노동신문]  ◆핵연료 장전·원자로 시운전·실출력 운전 남아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핵잠 건조 단계와 관련해 원자로 등 핵심 장비가 들어간 상태의 외피 결합과 외관 완성으로 평가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핵추진잠수함 건조 단계로 볼 때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주터빈 계통, 감속기·주축 라인, 주냉각 펌프 하우징, 미사일 발사관 구조물이 내부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잠수함 중앙부에 서 있는 김 위원장의 선체 중앙부는 원자로 구획 부분"이라면서 "최고지도자에게 공개했다는 것은 원자로 탑재가 끝난 완전한 선체 실루엣 상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향후 핵연료 장전과 완전한 원자로 시운전, 실출력 운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8700t급과 중형 순항유도탄 핵잠(SSGN), 함교와 발사관 구간이 연동된 설계라고 봤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25개의 다축 트롤리에 얹혀 있는 잠수함 공개와 배수량 기준 미국·러시아·중국 등의 통상 1만1000~1만8000t급의 전략핵잠(SSBN)이나 순항핵잠(SSGN) 보다는 작은 사이즈"라면서 "배수량 기준으로는 러시아의 아쿨라급(8000~8500t), 델타급 III·IV(9000~10000t)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살펴봤다고 노동신문이 25일 전했다. 사진은 딸 주애와 함께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 뒤편의 '군자리 혁명 정신'이란 글귀는 6.25 전쟁 당시 탄약과 무기 제조와 보급을 위해 지하 군수공장이 위치한 군자리의 주민들이 결사의 각오로 임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선동 구호. [사진=노동신문] ◆SLCM에 소수 SLBM 운용 혼합형 배치 특히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의 특징은 중앙 미사일 발사관 구획과 함교를 구분하지 않고 일체화시킨 설계"이라면서 "함교(지휘·항법·센서·통신 상부구조)와 발사관(VLS) 사이에 독립 격벽을 치고 외관상 매끄럽게 연동된 외형으로 처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선체골격에서는 러시아 델타급 III·IV, 선체 비율에서는 중국의 진급(Type 094)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앙부가 두툼해지는 배럴형(bulged) 실루엣으로 발사관을 중앙에 집중 배치하는 델타급의 전형적 특징과 유사하다. 중앙 발사관 높이를 함교와 연동시킨 것은 SLCM 이외에도 소수의 SLBM을 운용하는 혼합형 배치 가능성도 있다고 홍 선임연구위원이 분석했다. 북한의 잠수함 용어 표현과 잠수함 성격으로 봤을 때 순항핵잠(SLCM)용이거나 SLCM 다수와 SLBM 소수의 혼합 플랫폼으로 봤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을 영문판에 'nuclear-powered strategic guided missile submarine'로 표기해 'guided missile'은 통상 순항미사일(SLCM)"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김정은(왼쪽 셋째) 국무위원장이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돌아봤다고 노동신문이 25일 전했다. 사진은 노동당 군수공업부장 조춘룡(김정은 오른쪽) 등과 잠수함 설비를 살펴보는 장면. 뒤편으로 '침략자 미제와 대한민국 것들을 쓸어버릴 무기생산에 총권기하자'는 선동 구호가 보인다. [사진=노동신문]  ◆한국 해군 핵잠수함 건조·도입 속도 붙을 듯 홍 선임연구위원은 "일단 핵탄두 SLCM을 탑재하는 SSGN의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소수의 SLBM과 다수의 SLCM 혼합 플랫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핵탄두와 재래식탄두 이중 용도의 전략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는 잠수함일 경우에는 저고도 비행으로 요격 회피 가능성이 있어 '제2격' 보복능력이 신장될 것으로 분석됐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8700t급 SSGN일 경우 전략순항 미사일 화살-2, 화살-1라-3(대형화 개량형), 불화살-3-3-1 등을 탑재할 수 있고 사거리는 1500~2000km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잠수함 함수 부분에 어뢰관 6~7개가 식별돼 핵어뢰 탑재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미국은 공격핵잠(SSN) 50척과 순항핵잠(SSGN) 4척, 전략핵잠(SSBN) 14척 잠수함 전력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24시간 365일을 중단 없이 전략·전술 작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이 핵잠 실물 전체를 전격 공개함에 따라 향후 한국의 핵잠 건조와 도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kjw8619@newspim.com 2025-12-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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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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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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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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