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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의 일터] 남성패션 선구자 서순희 대표 "물러설 곳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기사입력 : 2024년03월29일 07:00

최종수정 : 2024년03월29일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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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외길, 부드러운 카리스마 서순희 대표
1500억 매출 던필드, 9개 브랜드 지닌 패션그룹으로
"오기는 실행원동력...실패 성장 발판 삼아야"

절박할수록 돌아갈 수 있는 있는 지름길이나 꼼수는 없다. 우리 사회 일터 고수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지, 그 일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그늘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력과 자세를 곱씹어 보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볼 일이다. 고용노동부 관료를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일자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일터의 정점까지 올랐던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이 각 전문 분야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경험과 비밀스러운 성공 레시피를 듣는다.

[서울=뉴스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 =남성 캐주얼의 대명사인 크로커다일, 남녀 캐주얼 피에르가르뎅 등 9개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 그룹 던필드의 서순희 대표는 그야말로 패션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남대문시장의 옷 가게에서 시작해 매출 1500여 억원 규모의 패션 그룹으로 성장한 보기 드문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청년들에게 "서순희 대표는 로망"으로 통한다. 정말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맨주먹에서 시작해 오늘날에 이른 그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우는 청년들이 많다.

40년 세월을 한 우물만 파고 전진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했지만 서순희 대표와의 인터뷰 내내 아무리 힘든 고난이 와도 다시 일어서는 끈기와 인내, 물러설 곳이 없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결기는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품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무쇠질에 단련된 쇠처럼 단단한 사업가이지만 인터뷰 도중 걸려온 손자의 전화를 받고 한없이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은 한편으로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이었다. 본인의 힘들었던 시절을 잊지 않고 전국을 다니면서 쌀을 기부하는 마음 역시 항상 베품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자애(慈愛)의 심성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추위 속에서도 어느덧 새봄의 향기가 살며시 피어 오르는 3월 초, 퇴계로 던필드 사옥에서 마주한 서순희 대표와의 인터뷰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사업가로서, 도전과 극복의 경험을 축적한 인생의 선배로서 하나하나 마음속에 담아두어야 할 삶의 철학을 전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서순희 던필드 회장[던필드 제공]

◆ "패션, 새로움 창조하고 이끄는 매력 있는 일"
- 패션 산업은 화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그런지, 그리고 한결같이 패션이라는 한 우물을 파셨는데 어떠한 매력이 있는 것인지.

▲ 패션 산업은 화려하기보다는 극한 직업에 가깝다고 봅니다. 사실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1년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합니다. 원단과 실, 자재를 미리 갖춰야 하는데 1년 전부터 선도적으로 소비자가 좋아할 색깔과 디자인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패션업계에서는 '허공에다 대고 총을 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1 년전에 미리 옷을 만들어 놓아야 하고 그것도 대량으로 준비를 해두어야 하기 때문이죠. 기존의 데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과연 소비자들이 이 색상과 이 패턴을 좋아할까 하는 두려움이 항상 있죠. 그렇지만 패션 산업의 가장 큰 매력은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것입니다. 계속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고, 새 디자인과 컬러를 창조해 내면서 유행시킨다는 것은 정말 큰 희열을 느끼게 합니다.

(그야말로 창작, 창조의 기쁨이군요?) 맞습니다. 그런데 여성 패션보다 어떻게 보면 남성 패션이 더 힘든 점이 많습니다. 여성복은 디테일로도 많은 변화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복은 심플하지만 그 안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디테일만으로 승부하기도 어려운 분야입니다. 흔히 패션업계에서는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져야 남성복에 도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껏 한 번도 다른 데 눈 돌린 적이 없어요. 여유가 있을 때도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았고, 주식 한 주도 투자한 적이 없습니다. 오직 한 우물만 판 거죠.

매장을 둘러보고 있는 서순희 대표 [던필드 제공]

◆"오기는 실행의 원동력"
-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드셨던 경험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 정말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지금처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자금이나 지원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금 조달이었습니다. 결국 하루하루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소위 일수 자금을 빌려서 해야 하는 거였죠. 100원을 벌면 90원을 갚아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정말 한푼도 남지 않을 만큼 사업이 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정말 손을 벌리거나 도와 달라고 할 사람이 없었죠. 그것이 오히려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으니까 물러설 수가 없는 거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원망과 오기가 오히려 실행의 원동력이 됐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진정으로 힘들어 보지 않은 사람은 성공의 가치를 누릴 자격이 없다"고 말이죠.

자식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적당히 지원해 주는 것은 오히려 고난을 극복하는 힘을 가르치지 못합니다. 적당히 지원해 줄 거면 아예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 나아요. 제가 힘들게 위기를 겪으면서 극복해 나간 경험 중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건 제가 세금 문제로 송사를 겪었을 때입니다. 그 당시 사업이 크게 확장되는 단계였는데, 제가 미처 사업의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혼자서 일을 다 하다 보니 세금을 열심히 낸다고 냈는데 회계 처리가 원칙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할 정도로 바쁜 시기였죠. 법정에서 판사님이 마지막으로 말할 것이 있으면 하라고 하셔서, 제가 "잘 몰랐습니다"라고 하자 그때 판사님이 "기업의 오너가 될 사람은 몰랐다고 해서 죄가 면해지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이 저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 제가 사업을 계속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회의감이 생겼고 두문불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진도에서 저희 브랜드 대리점주가 쑥을 직접 캐서 쑥떡을 만들어 왔어요. 덕분에 사업이 잘되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왔더군요. 그 쑥떡을 먹으면서 '내가 그래도 잘한 게 있구나. 남에게 좋은 일을 하는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사업을 재개할 힘을 얻었습니다. 비싼 건 아니지만 그 작은 쑥떡 하나가 제 일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었달까요(웃음).

직원들과 회의하고 있는 서대표 [던필드 제공]

- 전쟁터를 누비며 사업을 하셨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 (웃음) 전쟁터까지는 아니고 군수송기를 타고 무작정 카자흐스탄의 알마타를 누비면서 의류며 잡화며 사고판 적이 있습니다. 의류 사업 초반에 재기할 밑천도 없이 사업이 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대문시장 근처에 있는 경양식집에 갔는데 처음 보는 군복을 입은 외국인이 통역하는 학생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어요. 어디서 무엇 하러 온 사람인가 궁금해서 통역하는 학생에게 물어보니 러시아 근처 나라에서 온 사람인데 여성 잡화를 사러 왔다는 것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 사람에게 함께 그 나라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요.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군수송기를 열몇 시간을 타고 카자흐스탄에 가서 제가 가져간 여성 잡화를 팔고, 거기에서 눈에 띄는 어코디언·바이올린 등을 사 가지고 돌아왔는데 낙원상가 악기상에서 바이올린은 상당히 가치 있는 물건으로 매매가 되었어요. 그렇게 해서 십여 차례 군수송기를 타고 다니면서 장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무역업을 하신 거군요?) 그런가요? (웃음)

◆ "의류 산업에 처음으로 협동조합 방식 도입"
- 대기업이 아닌 중소 규모 업체에서 브랜드와 대리점 사업구조를 만들어낸 것은 처음이 아니신지.
▲ 사업 초기 패션 산업 유통구조는 지금과 너무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백화점과 재래시장밖에 없었어요. 전국 단위의 상권이 형성될 수도 없었고요. 그런 시기에 시장에서 시작해서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럼 최초로 도입한 것이겠군요. 처음 도입하신 게 언제쯤이신가요? ) 그런 셈이죠.

제가 크로커다일 브랜드를 도입한 게 36년 전 정도 되었어요. 그렇게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하고 전국 방방곡곡에 대리점을 열어 갔습니다. 대리점을 열게 되니 자의 반 타의 반 사업을 더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대리점주들이 물건을 팔게 해주어야 하니 옷을 더 열심히 만들어야 했던 거죠.

그리고 제가 패션 산업 경영에 새로 도입한 것이 바로 협동조합 방식입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입장에서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셔츠 잘 만드는 몇 분, 바지 잘 만드는 몇 분, 재킷 잘 만드는 몇 분 이렇게 분야별로 프로 사업자들을 모아서 제품을 만들고 하나의 브랜드로 판매를 하는 방식을 도입한 거죠. 품질관리는 저희가 하고요. 그렇게 하려면 그 당시는 협동조합 방식밖에 없었습니다. 대기업에 준하는 기술력과 품질관리를 그렇게 일구어낼 수 있었죠. 그렇게 사업을 하면서 현재 대리점이 전국에 380여 개, 해외에도 공장이 있어서 국내외 다 합치면 종사자가 1만여 명 됩니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 "쌀 기부는 전국 대리점을 개척할 때 나와의 약속"
- 사재를 털어 어려운 이웃에게 쌀 기부 사업을 해오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제가 그 당시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하고 전국 단위에 대리점을 열어갈 때였습니다. 전국을 돌면서 대리점을 열게 되면 꼭 그곳에 보답을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사업을 키우느라 바빠서 그 약속을 잊고 있다가 2년 전 칠순을 치른 이후 그 약속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다짐한 그 약속, 눈물겹게 고생했던 시절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국을 돌면서 쌀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 "손해 보더라도 소비자와의 약속은 지켜야"
- R&D(연구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기업이 아닌데도 그렇게 노력하시는 데 애로는 없으신지.
▲원단을 개발하는 데 4년 정도 연구개발을 하고 개발 한 것 중 1/10만 성공한다고 보면 됩니다. 최근 패브릭 회사를 하나 인수했는데 주요 고객층이 중저가 브랜드를 입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연구개발한 원단을 중저가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판매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개발한 원단은 고급 브랜드 옷 이상의 퀄리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저희 옷의 주요 소비층인 중장년 가장들이 한 달에 15만원 이상을 의류비로 지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거기에 맞춰서 가격을 책정합니다. 그럴 경우 마진을 포기하고 판매하고 때로는 역마진이 생기기도 합니다.

일전에 택시를 탄 적이 있는데 기사님이 저희가 만든 폴라 T셔츠를 입고 계셔서 좋아 보인다고 하니 그분이 신이 나서 딸이 선물한 것인데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몇 년째 계속 입는다고 자랑을 하셨어요. 사실 그 옷은 저희가 과거의 생사 혼용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을 위해 가격도 올리지 않고 판매하는 제품이었죠. 우리 옷을 입어주는 고객들을 위한 보답 차원으로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경선 소장과 대화하고 있는 서대표 [김경선 소장 제공]

◆ "스마트 공정도 마지막은 인간의 손길 필요"
- 대표님 회사도 최근 스마트 공장 추세에 따르고 계신지.
▲ 저희도 물론 새로운 설비 도입과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품은 결국 사람의 손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정성이 깃들어야 좋은 옷이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 후배 사업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 저는 후배 사업가들에게 항상 세 가지를 유의하라고 얘기합니다. 첫째는 '한 가지에만 올인하지 말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밑천은 남겨두어야 한다.'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아서 너무 힘든 경험을 했기 때문에 하는 조언입니다. 둘째는 '상표권은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미리 등록해 두어야 한다.' 셋째는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고 확인해라. 모르는 게 문제이고 죄가 되지, 물어보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주변에 답해 줄 사람은 많다.'입니다. 이렇게 하면서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에필로그>
온갖 어려움을 겪어내면서 자신의 사업을 굳건히 일구어낸 서순희 회장님은 사업가이기 전에 정말 강인한 어머니였다. 홀로 딸을 키운 한부모로서 딸과 자신은 서로에게 나침반이었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모성애임이 느껴졌다.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다시 일어서서 지금의 중견 패션 그룹을 만들어낸 것은 특유의 강인함과 열정 그리고 어려움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줄 아는 오기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본인이 가진 것을 사회에 지속적으로 환원하고 이윤 극대화보다 고객의 만족을 우선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많은 사업가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쉽지만 결코 실행하기 어려운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은 그의 사업 원동력이 결국 넓게 확장된 모성애라는 사랑에 기반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들었다.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은 1991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고용노동부에서 보냈고,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은퇴 후 공직생활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MZ세대 직장인들과 공유하고자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kyoungseon04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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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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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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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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