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고수들의 일터] 남성패션 선구자 서순희 대표 "물러설 곳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기사입력 : 2024년03월29일 07:00

최종수정 : 2024년03월29일 07:00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40년 외길, 부드러운 카리스마 서순희 대표
1500억 매출 던필드, 9개 브랜드 지닌 패션그룹으로
"오기는 실행원동력...실패 성장 발판 삼아야"

절박할수록 돌아갈 수 있는 있는 지름길이나 꼼수는 없다. 우리 사회 일터 고수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지, 그 일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그늘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력과 자세를 곱씹어 보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볼 일이다. 고용노동부 관료를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일자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일터의 정점까지 올랐던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이 각 전문 분야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경험과 비밀스러운 성공 레시피를 듣는다.

[서울=뉴스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 =남성 캐주얼의 대명사인 크로커다일, 남녀 캐주얼 피에르가르뎅 등 9개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 그룹 던필드의 서순희 대표는 그야말로 패션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남대문시장의 옷 가게에서 시작해 매출 1500여 억원 규모의 패션 그룹으로 성장한 보기 드문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청년들에게 "서순희 대표는 로망"으로 통한다. 정말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맨주먹에서 시작해 오늘날에 이른 그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우는 청년들이 많다.

40년 세월을 한 우물만 파고 전진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했지만 서순희 대표와의 인터뷰 내내 아무리 힘든 고난이 와도 다시 일어서는 끈기와 인내, 물러설 곳이 없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결기는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품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무쇠질에 단련된 쇠처럼 단단한 사업가이지만 인터뷰 도중 걸려온 손자의 전화를 받고 한없이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은 한편으로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이었다. 본인의 힘들었던 시절을 잊지 않고 전국을 다니면서 쌀을 기부하는 마음 역시 항상 베품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자애(慈愛)의 심성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추위 속에서도 어느덧 새봄의 향기가 살며시 피어 오르는 3월 초, 퇴계로 던필드 사옥에서 마주한 서순희 대표와의 인터뷰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사업가로서, 도전과 극복의 경험을 축적한 인생의 선배로서 하나하나 마음속에 담아두어야 할 삶의 철학을 전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서순희 던필드 회장[던필드 제공]

◆ "패션, 새로움 창조하고 이끄는 매력 있는 일"
- 패션 산업은 화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그런지, 그리고 한결같이 패션이라는 한 우물을 파셨는데 어떠한 매력이 있는 것인지.

▲ 패션 산업은 화려하기보다는 극한 직업에 가깝다고 봅니다. 사실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1년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합니다. 원단과 실, 자재를 미리 갖춰야 하는데 1년 전부터 선도적으로 소비자가 좋아할 색깔과 디자인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패션업계에서는 '허공에다 대고 총을 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1 년전에 미리 옷을 만들어 놓아야 하고 그것도 대량으로 준비를 해두어야 하기 때문이죠. 기존의 데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과연 소비자들이 이 색상과 이 패턴을 좋아할까 하는 두려움이 항상 있죠. 그렇지만 패션 산업의 가장 큰 매력은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것입니다. 계속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고, 새 디자인과 컬러를 창조해 내면서 유행시킨다는 것은 정말 큰 희열을 느끼게 합니다.

(그야말로 창작, 창조의 기쁨이군요?) 맞습니다. 그런데 여성 패션보다 어떻게 보면 남성 패션이 더 힘든 점이 많습니다. 여성복은 디테일로도 많은 변화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복은 심플하지만 그 안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디테일만으로 승부하기도 어려운 분야입니다. 흔히 패션업계에서는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져야 남성복에 도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껏 한 번도 다른 데 눈 돌린 적이 없어요. 여유가 있을 때도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았고, 주식 한 주도 투자한 적이 없습니다. 오직 한 우물만 판 거죠.

매장을 둘러보고 있는 서순희 대표 [던필드 제공]

◆"오기는 실행의 원동력"
-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드셨던 경험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 정말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지금처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자금이나 지원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금 조달이었습니다. 결국 하루하루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소위 일수 자금을 빌려서 해야 하는 거였죠. 100원을 벌면 90원을 갚아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정말 한푼도 남지 않을 만큼 사업이 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정말 손을 벌리거나 도와 달라고 할 사람이 없었죠. 그것이 오히려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으니까 물러설 수가 없는 거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원망과 오기가 오히려 실행의 원동력이 됐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진정으로 힘들어 보지 않은 사람은 성공의 가치를 누릴 자격이 없다"고 말이죠.

자식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적당히 지원해 주는 것은 오히려 고난을 극복하는 힘을 가르치지 못합니다. 적당히 지원해 줄 거면 아예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 나아요. 제가 힘들게 위기를 겪으면서 극복해 나간 경험 중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건 제가 세금 문제로 송사를 겪었을 때입니다. 그 당시 사업이 크게 확장되는 단계였는데, 제가 미처 사업의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혼자서 일을 다 하다 보니 세금을 열심히 낸다고 냈는데 회계 처리가 원칙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할 정도로 바쁜 시기였죠. 법정에서 판사님이 마지막으로 말할 것이 있으면 하라고 하셔서, 제가 "잘 몰랐습니다"라고 하자 그때 판사님이 "기업의 오너가 될 사람은 몰랐다고 해서 죄가 면해지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이 저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 제가 사업을 계속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회의감이 생겼고 두문불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진도에서 저희 브랜드 대리점주가 쑥을 직접 캐서 쑥떡을 만들어 왔어요. 덕분에 사업이 잘되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왔더군요. 그 쑥떡을 먹으면서 '내가 그래도 잘한 게 있구나. 남에게 좋은 일을 하는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사업을 재개할 힘을 얻었습니다. 비싼 건 아니지만 그 작은 쑥떡 하나가 제 일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었달까요(웃음).

직원들과 회의하고 있는 서대표 [던필드 제공]

- 전쟁터를 누비며 사업을 하셨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 (웃음) 전쟁터까지는 아니고 군수송기를 타고 무작정 카자흐스탄의 알마타를 누비면서 의류며 잡화며 사고판 적이 있습니다. 의류 사업 초반에 재기할 밑천도 없이 사업이 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대문시장 근처에 있는 경양식집에 갔는데 처음 보는 군복을 입은 외국인이 통역하는 학생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어요. 어디서 무엇 하러 온 사람인가 궁금해서 통역하는 학생에게 물어보니 러시아 근처 나라에서 온 사람인데 여성 잡화를 사러 왔다는 것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 사람에게 함께 그 나라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요.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군수송기를 열몇 시간을 타고 카자흐스탄에 가서 제가 가져간 여성 잡화를 팔고, 거기에서 눈에 띄는 어코디언·바이올린 등을 사 가지고 돌아왔는데 낙원상가 악기상에서 바이올린은 상당히 가치 있는 물건으로 매매가 되었어요. 그렇게 해서 십여 차례 군수송기를 타고 다니면서 장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무역업을 하신 거군요?) 그런가요? (웃음)

◆ "의류 산업에 처음으로 협동조합 방식 도입"
- 대기업이 아닌 중소 규모 업체에서 브랜드와 대리점 사업구조를 만들어낸 것은 처음이 아니신지.
▲ 사업 초기 패션 산업 유통구조는 지금과 너무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백화점과 재래시장밖에 없었어요. 전국 단위의 상권이 형성될 수도 없었고요. 그런 시기에 시장에서 시작해서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럼 최초로 도입한 것이겠군요. 처음 도입하신 게 언제쯤이신가요? ) 그런 셈이죠.

제가 크로커다일 브랜드를 도입한 게 36년 전 정도 되었어요. 그렇게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하고 전국 방방곡곡에 대리점을 열어 갔습니다. 대리점을 열게 되니 자의 반 타의 반 사업을 더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대리점주들이 물건을 팔게 해주어야 하니 옷을 더 열심히 만들어야 했던 거죠.

그리고 제가 패션 산업 경영에 새로 도입한 것이 바로 협동조합 방식입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입장에서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셔츠 잘 만드는 몇 분, 바지 잘 만드는 몇 분, 재킷 잘 만드는 몇 분 이렇게 분야별로 프로 사업자들을 모아서 제품을 만들고 하나의 브랜드로 판매를 하는 방식을 도입한 거죠. 품질관리는 저희가 하고요. 그렇게 하려면 그 당시는 협동조합 방식밖에 없었습니다. 대기업에 준하는 기술력과 품질관리를 그렇게 일구어낼 수 있었죠. 그렇게 사업을 하면서 현재 대리점이 전국에 380여 개, 해외에도 공장이 있어서 국내외 다 합치면 종사자가 1만여 명 됩니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 "쌀 기부는 전국 대리점을 개척할 때 나와의 약속"
- 사재를 털어 어려운 이웃에게 쌀 기부 사업을 해오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제가 그 당시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하고 전국 단위에 대리점을 열어갈 때였습니다. 전국을 돌면서 대리점을 열게 되면 꼭 그곳에 보답을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사업을 키우느라 바빠서 그 약속을 잊고 있다가 2년 전 칠순을 치른 이후 그 약속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다짐한 그 약속, 눈물겹게 고생했던 시절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국을 돌면서 쌀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 "손해 보더라도 소비자와의 약속은 지켜야"
- R&D(연구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기업이 아닌데도 그렇게 노력하시는 데 애로는 없으신지.
▲원단을 개발하는 데 4년 정도 연구개발을 하고 개발 한 것 중 1/10만 성공한다고 보면 됩니다. 최근 패브릭 회사를 하나 인수했는데 주요 고객층이 중저가 브랜드를 입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연구개발한 원단을 중저가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판매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개발한 원단은 고급 브랜드 옷 이상의 퀄리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저희 옷의 주요 소비층인 중장년 가장들이 한 달에 15만원 이상을 의류비로 지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거기에 맞춰서 가격을 책정합니다. 그럴 경우 마진을 포기하고 판매하고 때로는 역마진이 생기기도 합니다.

일전에 택시를 탄 적이 있는데 기사님이 저희가 만든 폴라 T셔츠를 입고 계셔서 좋아 보인다고 하니 그분이 신이 나서 딸이 선물한 것인데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몇 년째 계속 입는다고 자랑을 하셨어요. 사실 그 옷은 저희가 과거의 생사 혼용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을 위해 가격도 올리지 않고 판매하는 제품이었죠. 우리 옷을 입어주는 고객들을 위한 보답 차원으로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경선 소장과 대화하고 있는 서대표 [김경선 소장 제공]

◆ "스마트 공정도 마지막은 인간의 손길 필요"
- 대표님 회사도 최근 스마트 공장 추세에 따르고 계신지.
▲ 저희도 물론 새로운 설비 도입과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품은 결국 사람의 손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정성이 깃들어야 좋은 옷이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 후배 사업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 저는 후배 사업가들에게 항상 세 가지를 유의하라고 얘기합니다. 첫째는 '한 가지에만 올인하지 말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밑천은 남겨두어야 한다.'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아서 너무 힘든 경험을 했기 때문에 하는 조언입니다. 둘째는 '상표권은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미리 등록해 두어야 한다.' 셋째는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고 확인해라. 모르는 게 문제이고 죄가 되지, 물어보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주변에 답해 줄 사람은 많다.'입니다. 이렇게 하면서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에필로그>
온갖 어려움을 겪어내면서 자신의 사업을 굳건히 일구어낸 서순희 회장님은 사업가이기 전에 정말 강인한 어머니였다. 홀로 딸을 키운 한부모로서 딸과 자신은 서로에게 나침반이었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모성애임이 느껴졌다.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다시 일어서서 지금의 중견 패션 그룹을 만들어낸 것은 특유의 강인함과 열정 그리고 어려움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줄 아는 오기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본인이 가진 것을 사회에 지속적으로 환원하고 이윤 극대화보다 고객의 만족을 우선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많은 사업가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쉽지만 결코 실행하기 어려운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은 그의 사업 원동력이 결국 넓게 확장된 모성애라는 사랑에 기반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들었다.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은 1991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고용노동부에서 보냈고,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은퇴 후 공직생활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MZ세대 직장인들과 공유하고자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kyoungseon0428@gmail.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AI기본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과 안전·신뢰 기반 조성을 위한 'AI기본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내년 1월 22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기본법)'의 시행을 앞두고, 세부사항을 규정한 'AI기본법 시행령' 제정안을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AI기본법은 지난해 여야 합의를 거쳐 국회를 통과했으며, AI 산업의 성장과 국민 신뢰 확보를 동시에 도모하는 최초의 포괄적 인공지능 기본법이다. 과기정통부는 법 시행에 앞서 지난 9월 국가AI전략위원회와의 논의, 전문가 및 관계부처 의견수렴을 거쳐 시행령 초안을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이번 제정안을 확정했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규범 동향과 국내 산업 현실을 반영해 '진흥 중심·유연 규제' 원칙을 확립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유사·중복 규제를 최소화했으며, 기존 법령에서 동일한 의무를 이행한 경우 AI기본법상 의무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한 배경훈 과학기술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시행령 주요 내용은 ▲AI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사업 기준 등 명확화 ▲국가 AI정책 추진을 위한 지원 기관의 지정·운영 등 규정 ▲AI 안전·신뢰 확보를 위한 제도의 구체화·명확화 등이다. 먼저, 과기정통부는 AI 연구개발(R&D), 학습용 데이터 구축, 기술 도입·활용, 중소기업 및 창업 지원 등 법률에서 정한 산업지원 항목별 기준과 절차를 명시했다. 또한 AI 집적단지 지정 요건과 운영 절차를 마련해 지역별 AI 생태계 육성을 위한 법적 근거를 구체화했다. AI 안전·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투명성·안전성 확보 의무와 고영향AI 판단 기준을 명확히 했다. 사업자는 고영향AI 또는 생성형AI를 활용한 서비스 제공 시, 인공지능이 개입된 사실을 이용자에게 사전에 고지해야 하며,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결과물(딥페이크 등)에 대해서는 'AI 생성물'임을 명시해야 한다. 또한, 안전성 확보 대상 AI시스템은 학습에 사용된 누적 연산량이 10의 26승 FLOPs 이상인 시스템으로 규정했다. 이는 미국·EU 등 해외 규범을 참고해 설정된 기준이다. 고영향AI 여부는 사용영역, 기본권 침해 가능성, 위험의 중대성과 빈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며, 확인 절차는 기본 30일 이내, 필요 시 1회 30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AI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인공지능 영향평가' 제도의 실효성도 강화했다. 영향평가에는 ▲영향받는 기본권과 대상 ▲영향의 내용 및 범위 ▲위험 완화 방안 ▲피해 예방·복구 계획 등이 포함된다. 과기정통부는 시행 초기 제도의 현장 안착을 위해 과태료 부과를 최소 1년 이상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운영하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AI기본법 통합안내지원센터(가칭)'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기업의 의무 이행을 돕는 상담·가이드라인 제공 및 컨설팅도 병행된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AI검·인증 및 영향평가 수행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투명성 의무와 고영향AI 사업자 책무에 대한 전문가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AI기본법 시행령 제정안은 AI G3 강국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한 제도적 초석이 될 것"이라며 "입법예고 기간 동안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AI산업 발전과 안전·신뢰 기반 조성이라는 입법취지를 시행령에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입법예고된 시행령 제정안은 과기정통부 홈페이지의 '입법·행정예고'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의견 제출은 다음 달 22일까지 이메일이나 우편을 통해 가능하다. dconnect@newspim.com 2025-11-12 12:00
사진
노만석, 거취 등 질문엔 '묵묵부답'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결정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12일 아무런 입장 표명 없이 출근했다. 노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대검 출근길에 '용퇴 요구가 나오는데 입장이 있는가', '이진수 법무부 차관으로부터 수사지휘권 언급을 들었는가'라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청사로 들어갔다. 그는 전날 하루 연가를 내고 자택에서 거취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대장동 1심 항소포기 이후 파장이 계속해서 커지는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로 검찰 내부에서 사퇴 압박을 받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하루 휴가를 마치고 12일 오전 업무복귀를 위해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5.11.12 yym58@newspim.com 항소포기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은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부당한 지시와 지휘를 통해 항소를 막았다고 주장했고, 대장동 사건을 수사했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법무부 장차관의 반대가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노 직무대행은 입장문을 통해 "법무부 의견도 참고한 후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총장 대행인 저의 책임하에 (정진우) 중앙지검장과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정 지검장은 대검의 지휘권은 따라야 하고 존중돼야 한다. 중앙지검의 의견을 설득했지만 관철하지 못했다"며 "대검의 지시를 수용하지만 중앙지검의 의견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번 상황에 책임을 지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대장동 사건이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사건 중 하나였던 만큼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 윗선 개입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로 검찰 내부에서 사퇴 압박을 받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하루 휴가를 마치고 12일 오전 업무복귀를 위해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5.11.12 yym58@newspim.com 이에 전국 검사장 18명과 차장검사급인 지청장 등은 노 직무대행에게 항소포기 경위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요구하고, 일각에선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노 직무대행은 지난 10일 평검사인 대검 연구관들이 사퇴를 요구한 자리에서 "용산·법무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말하고, 같은날 대검 과장들과 면담 자리에선 이 차관으로부터 항소 관련 우려를 받았다고 밝히며 사실상 법무부의 압박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장관은 "'신중하게 잘 판단했으면 좋겠다' 정도로 의사 표현을 했다"며 대검에 항소포기에 대한 구체적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hyun9@newspim.com 2025-11-12 09:2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