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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발전소] 우리는 나훈아를 떠나 보낼 준비가 안됐다

기사입력 : 2024년02월28일 14:30

최종수정 : 2024년02월28일 14:30

이혼, 잠적, 괴담이 따라다녔던 최고의 노래꾼 나훈아
바지끈은 누가 내리고, 추석특집 공연은 누가 하나
그를 그냥 보낼 수 없는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이혼, 잠적, 염문설, 스캔들, 괴소문…. 우리 시대 최고의 노래꾼 나훈아를 수식해온 단어들이다. 대부분 그의 사생활을 둘러싼 관심에서 비롯된다. 물론 가황, 고향, 추석, 황제 등등 최고의 가수였다는 걸 증명할만한 단어도 많다. 그가 올해 '라스트 콘서트'를 열고 가요계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1966년 열아홉 살의 나이로 데뷔한 그가 58년 만에 스스로 무대에서 내려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가황 나훈아. [사진 = 예아라 제공] 2024.02.28 oks34@newspim.com


그 오랜 세월 동안 나훈아는 대중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거무튀튀한 피부에 희고 가지런한 치아, 중년 이상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 아는 히트곡들, 시원시원한 무대 매너에 이르기까지 지난 시절 그를 빼놓고 대한민국 가요계를 얘기하기 힘들었다. 그의 인기 덕분에 한동안 스포츠신문들이 잘 팔렸던 시절도 있었다. 1면에 나훈아 이름 석 자만 언급해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나훈아-김지미의 결혼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었다. 나훈아는 1973년 배우 고은아의 사촌 이모씨와 결혼했다가 2년 만에 이혼했다. 최고 전성기였던 1976년에 당대 최고 여배우인 김지미와 결혼을 발표했다. 김지미는 당시 세 번째 결혼이었으며, 나훈아보다 7살 연상이었다. 대전의 신탄진에서 살면서 시내에서 경양식집을 운영하기도 했던 두 사람은 1982년 파경을 맞았다. 이후 나훈아는 1985년 후배가수 정수경과 결혼해서 슬하에 자녀 1남 1녀를 뒀으나 오랜 이혼소송 끝에 33년 만에 이혼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우리시대의 최고 노래꾼 나훈아. [사진 =예아라 제공] 2024.02.28 oks34@newspim.com

기자는 나훈아가 아라기획 최홍기 회장(그의 사무실 식구들은 그를 그렇게 불렀다) 시절이었던 1990년대 여러 차례 만나 인터뷰도 하고, 공연도 보러가면서 친분을 쌓았다. 그와 마주 앉아 인터뷰하면서 나눴던 얘기들이 기억난다. 아마 나훈아는 50대 후반 쯤이었을 거다.

"마이클 잭슨을 '팝의 황제'라고 부르지 않소? 그렇다면 나도 세계적인 가수요. 마이클 잭슨이 트로트를 나보다 잘 불러요? 전 세계를 통틀어 트로트를 나보다 잘 부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어요. 그런데 나보고 세계적인 가수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어요. 그리고 나는 뽕짝 가수나 트로트 가수라는 호칭이 마음에 안 들어요. 그게 마치 같은 가수인데 한 길 아래로 깔보는 느낌이란 말이요. 기자나 평론가들이 뭐하는 거요? 우리 같이 노래하는 사람들이 자긍심을 가질 만한 멋진 이름을 지어 줘야지."

그 당시 노래꾼 나훈아는 노래에 대한 자긍심이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할 말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어서 세상에 대한 불만이 있으면 거침없이 토로하던 나훈아였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나훈아 앨범 표지. [사진 = 예아라 제공]2024.02.28 oks34@newspim.com

나훈아 '바지사건'도 기억에 남는다. 2008년 1월이었다. 오랫동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나훈아를 두고 온갖 소문이 떠돌았다. 유부녀와의 간통설, 후배 여배우와의 스캔들설, 신체 중요부위 절단설 등이 그럴듯하게 증권가를 중심으로 떠돌아 다녔다. 그즈음 나훈아의 오랜 매니저이자 회사 대표인 Y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말인즉슨 너무나 얼토당토않은 루머들이 떠돌아 다녀서 기자회견을 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자리가 서울 홍제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이었다. 세상의 관심을 입증하듯 가지회견에는 7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그 자리에서 나훈아는 자신의 결백을 알리기 위해 탁자에 올라가 바지 벨트까지 풀었다. 그 장면이 케이블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 됐다. 당시 나훈아는 남자기자들 몇 명을 뽑으면 대기실에 가서 직접 '신체 중요부위 절단설'을 반박할만한 '물증'을 제시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당시 기자회견장에 있던 기자들은 쭈뼛거리다가 현장 확인에 실패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방송에서 콘서트를 갖는 나훈아. [사진 = KBS ] 2024.02.28 oks34@newspim.com

최근에도 나훈아는 꾸준하게 신곡을 발표하고 공연을 갖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테스형'이나 '기장갈매기'등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추석을 전후해서 지상파 방송사가 마련한 나훈아 콘서트는 수 많은 화제를 만들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박수칠 때 떠나겠다'고 밝히고 '라스트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팬들은 아직 그를 떠나보낼 준비를 끝내지 못했다. 몇 번의 콘서트를 끝으로 훌쩍 가요계를 떠나는 것은 안 될 말이다. 가지마, 테스형.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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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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