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고향사랑기부' 해보니…10만원이하 전액 공제·답례품은 덤

기사입력 : 2023년12월11일 22:29

최종수정 : 2023년12월12일 17:32

시행 1년 눈앞…연말정산 마감 앞두고 기부확산 기대

[서울 =뉴스핌] 정상호 기자 = # 1년묵은 숙제를 한 기분이다. 꼭 해야지 하면서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미뤄왔던 일을 달력 한장을 남기고서야 마쳤다. '고향사랑기부제' 얘기다.

누구에게나 고향은 마음 한켠에 남아있는 그리움이거나 온기일게다. 특히 어릴 적 고향의 추억이 남아있는 베이비부머에겐 조금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아련한 향수는 물론 현 시점에서의 은퇴세대이자 한번쯤은 귀향을 그려본 잠재적 귀촌귀어세대이기 때문이다.

이제 더 미룰수는 없다고 작정하고 대형포털사이트에 들어가 고향사랑기부제를 검색했다. 고향사랑e음(ilovegohyang.go.kr)이 맨위에 노출된다.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기부하기, 답례품, 기부하기안내, 기금사업 등의 코너가 보인다.

기부하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디지털, 온라인, 인증, 회원가입 등 막연한 두려움과 마주하며 카카오톡인증을 했다. 개인정보제공 동의를 거쳐 기부하기 창에서 기부지자체를 선택하고 기부가능여부를 확인했다. 그리고 기부액수를 적고 답례품 받음을 지정했다. 

# 보은군을 선택했다. 여덟살쯤 도청소재지로 이사를 나왔으니 말그대로 본적지다. 당시 국민학교 시절 방학때면 고향 친척집에 가서 며칠을 보냈던 추억이 아련하긴 하다. 여름이면 개울에서 마을 형들이 반도를 대고 있으면 첨벙거리며 물고기를 몰았고, 코흘리개 아이들끼리 다방구를하고 땅따먹기를 했다. 겨울이면 사촌형이 엽총으로 꿩을 잡는 모습을 부러워했다. 산토끼를 잡겠다고 눈덥힌 산에 떼를 지어 올라가기도 했다.

그때의 보은군은 속리산이 컸다. 기억에 남아있는 건 법주사, 정이품송, 말티재 그리고 보은대추 정도였다. 지금도 보은은 여전히 속리산일까. 답례품은 풍성했다. 30개 품목이 2023년의 보은을 보여준다. 몇개는 이미 품절이고 5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추와 속리산은 강했다.

10만원을 기부하면 10만원 전부를 세액공제해 연말정산 후 돌려받는다. 여기에 30%인 3만원 상당을 포인트로 더 받는다. 대추도 살수 있고 참기름·들기름도 살수 있다. 100만원을 기부하면 10만원을 세액공제받고 나머지 90만원에 대해 16.5%인 14만8500원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또 기부금의 30%인 30만원 상당을 포인트로 지급 받는다. 기부 상한액은 500만원이다.

고향사랑기부제(고향사랑의날 전남도 홍보관) [사진=전라남도] 2023.12.11 ej7648@newspim.com

◆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1년 눈앞…전략적 홍보·답례품 발굴 필요

고향을 떠올리며 기분좋은 기부를 하고 일부 혹은 전부를 돌려받고 고향의 특산품까지 받을 수 있는 고향사랑기부제가 12월 말이면 시행 1년이 된다. 시행 1년을 코앞에 둔 현재까지의 실적은 어떨까.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지역의 고향사랑기부제 기부금 모금액이 100억원을 넘었다. 전남도는 전략적 홍보, 답례품 선정, 기금사업 발굴, 타 기관과 협력을 통해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분석했다.

전남도는 유명 연예인 등과 함께 '고향사랑 응원 릴레이'를 진행했고 고흥군, 곡성군은 브랜드 이미지(BI)를 개발해 홍보에 활용 중이다. 구례군은 자매결연도시인 부산 수영구와 누리소통망(SNS)을 활용해 상호 홍보를 하고 있다. 완도군은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고향사랑기부제 랜딩 페이지를 제작했다. 강진군은 직원들이 플래시몹을 제작해 TV에 방영되기도 했다.

목포시·나주시․무안군·신안군은 함께 나주 혁신도시, 남악신도시 소재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합동 현장홍보를 했고 전남도와 22개 시군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제1회 '고향사랑의 날' 행사에서 공동이벤트를 실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전남도는 홍보 활동과 함께 답례품의 효과를 강조했다. 청정 전남의 우수한 농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전달한 것이 큰 몫을 하고 있다며 "연고가 없지만 전남의 질 좋은 쌀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어 기부했다"는 한 기부자의 말을 전했다.

영암군의 '천하장사와 함께하는 식사데이트권', 장성군의 '정관스님과 함께하는 사찰음식 체험권', 진도군의 '진도북놀이 체험' 등 이색 체험형 답례품도 눈길을 끈다.

지역특산품 중심의 답례품은 고향사랑기부를 유인하는 효과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12월 현재 전남의 답례품 시장 규모는 30억원을 넘어섰다.

◆ 고향사랑기부 10만원이하 전액 세액공제…'연말정산 효과' 기대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수 없듯이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실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간 고향사랑기부모금액은 198억7000만원으로 16만9310명이 참여했다.

일부 지자체가 자료를 미공개했고 40일 전까지의 데이터이지만 참여자와 금액이 기대보다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희 의원은 "고향사랑기부금은 지방재정 확충,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며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특색을 활용한 체험형 답례품 개발, 기부자와의 소통 확대, 기부방식 다양화 등 정책적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에 고향납세제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출발은 미미했다. 도입 당시 기부금액이 865억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8조3024억원으로 100배 넘게 증가하며 연간 모금액 10조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모델인 일본의 고향납세와 관련된 총무성, 도쿄도 미나토구, 게이오대학 등의 자료는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를 지방세안내서를 통해 쉽고 편리하게 바꿔 모두가 환영하는 제도로 자리잡게 했다는 것이다.

한국지방세연구원에 따르면 실제 정기적으로 부과되는 지방세고지서 뒷면에 고향사랑기부 원스톱 모바일 QR 납부 코드를 적용한 결과 기부액이 크게 늘었다. 충북 청주시는 '지방세 안내서를 통한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를 통해 10월 기준 고향사랑기부 인원이 80%, 금액 기준으로 7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좋은 제도, 의미있는 제도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반응이 나온다는 사례이다. 공제도 받고 고향애도 누리면서 지역 균형발전, 정감어린 고향의 특산품 등 일석사조의 효용이 알려지면 기부가 자연스럽게 확산된다는 것이다.

특히 2023년 연말정산 마감을 20여일 앞두고 세액공제, 답례품 등의 혜택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고향사랑기부제의 확산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고향사랑기부금은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사회적 취약계층의 지원 및 청소년의 육성·보호,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보건 등의 증진, 시민참여·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주민의 복리 증진에 필요한 사업으로만 사용되게 돼있다.

uma8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