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한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들은 미리 정책을 정해놓기보다는 발표되는 지표에 따라 신중히 결정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로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 때까지 통화정책을 한동안 제한적(restrictive)으로 유지해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 했다.
위원들은 모두 향후 금리 결정을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으며, 미리 정한 경로가 아닌 앞으로 나오는 지표를 바탕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지난달 회의에서 다수 위원은 향후 회의에서 추가로 연방기금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의사록은 대다수 FOMC 위원이 물가의 상방 위험(upside risk)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9월 20일 연준 워싱턴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연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예상한 것보다 올해 지지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여러 가지 리스크(risk, 위험)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자동차노조의 파업이 성장률을 다소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지속하고 있지만 위원들은 신용 여건 긴축과 재정 부양책 축소를 우려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위원들은 일부 가계의 재정이 높은 인플레이션과 저축 감소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지출을 위해 신용에 대한 의존을 늘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지난달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다만 연준이 당시 회의 후 공개한 경제 전망요약(SEP) 업데이트에 따르면 위원 중 약 3분의 2가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부터 진행된 11번의 금리 인상으로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시장은 9월 FOMC 회의에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 및 고금리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자 당시 금리 결정을 '매파적 동결'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채권 금리가 급등해 지난주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를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들어 연준 위원들은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과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주요 인사들은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시장이 추가로 긴축돼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옅어졌다며 추가 금리 인상 기대를 낮췄다.
이날 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에도 미 장기 국채 금리는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2시 37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5.6bp(1bp=0.01포인트) 하락한 4.599%를 기록했으며 30년물도 8.8bp 밀린 4.742%를 나타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은 다수의 연준 위원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소식에 2.3bp 오른 5.007%를 가리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 참가자들은 11월과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91.4%와 72.2%로 각각 반영 중이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