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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잇단 아파트 붕괴사고...관리감독 부실·솜방망이 처벌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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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등 아파트 붕괴사고 잇따라
매출·수주잔고 늘어는 반면 관리·시공 인력 부족
건설면허 취소 등 처벌수위 강화, 건설사 관리시스템 제고해야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건설사의 관리부실과 감독기관의 솜방망이 처벌이 부실시공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이어 지난 5월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관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채 사업현장을 경쟁적으로 확장한 측면이 있다. 사고가 발생해도 영업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처벌이 내려지지 않아 소위 '안전 불감증'이 자리 잡은 것도 원인이다. 부실시공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건설사는 자체적으로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감독기관은 처벌수위 한층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건설업 호황에 매출·수주잔고 늘었지만...관리·시공 인력은 부족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아파트 붕괴사고는 건설사의 관리 시스템 부실과 낮은 처벌수위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목된다.

작년부터 대형 건설사들은 현장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CSO(최고 보안 책임자)를 두고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실시공과 현장 인명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국토부가 27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검단아파트 사고 및 GS건설 현장 점검결과 회의를 열었다. 국토부 원희룡 장관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8.27 leemario@newspim.com

건설사의 업무처리 능력에 비해 과도한 수주가 잇따른 사고를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무 인력은 한정적인 상황에서 기업 매출을 올리기 위해 사업장을 무리하게 확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4~5년간 이어진 주택경기 호황에 건설사들의 매출과 담당 사업장은 대폭 늘었지만 이를 관리, 담당할 직원의 수는 되레 줄거나 정체된 상황이다.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다 사이클 사업인 건설업 특성을 고려해 건설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붕괴사고를 이유로 지난 27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정지 10개월 '철퇴'를 맞은 GS건설은 작년 매출액이 12조2992억원으로 3년 전인 2019년(9조4851억원) 대비 29.7% 증가했다. 아파트,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민간공사가 대폭 늘어난 이유다. 이 기간 수주 잔고는 30조 98억원에서 38조4360억원으로 28.1% 늘었다.

사업장과 수주 잔고는 늘었지만 직원 수는 되레 줄었다. 같은 기간 비정규직을 포함한 직원수는 6672명에서 5422명으로 18.7% 감소했다. 건설업은 제조업체와 달리 사업장을 운영하고 관리할 인력이 필수적으로 뒤따른다. 업력에 비해 사업장이 늘어나면 결국 사업장에 하청기업, 관계사의 참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내부적으로 강력한 통제가 힘들어지는 셈이다.

2022년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과 비교해 직원 수가 1705명에서 1830명으로 7.3% 늘어나긴 했지만 이 기간 매출이 3조2835억원에서 4조2111억원으로 28.3%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인력 충원이 충분치 않다. 특히 이 회사는 비정규직 비율이 업계 최고 수준인 42.0%에 달한다.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부 한 임원은 "건설사업 호황에 수주를 늘리다보니 아파트 현장소장 한 명이 과거 1~2곳 담당했다면 현재는 4~5곳을 맡는 경우가 많다"며 "한정적인 인력으로 담당할 사업장이 늘다보니 설계, 관리, 자재 감독에 소홀해질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 처벌수위 강화 및 건설사 관리시스템 제고해야

부실시공 건설사에 처벌을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그동안은 건설사들이 벌점과 영업정지를 당해도 업력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수주산업으로 통상적으로 4~5년치 일감을 확보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감독기관의 행정조치를 받아도 현재 시공 중이거나 수주한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건설 현장에서 부실시공이 지속해 적발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국내 건설 현장 508곳에서 부실시공이 적발돼 벌점을 받았다. 480개 건설사가 총 2094건의 처분을 받았다. 대형 건설사도 대부분 포함된다. 최근 2년간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7곳이 벌점을 받았다. 1위 삼성물산은 합산 벌점 0.75점, SK에코플랜트 0.66점, 롯데건설 0.65점, HDC현대산업개발 0.50점 등을 받았다. 중견사 중에는 중흥토건이 토목 건설 현장에서 벌점을 받아 1.12로 가장 높았고, 금호건설도 0.72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 5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현장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건물 하자에 따른 분쟁조정도 증가세다. 최근 3년간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개 건설사 중 GS건설이 총 573건으로 가장 많은 분쟁을 겪었고, HDC현대산업개발(376건), 대우건설(295건), 롯데건설(229건), 현대건설(203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적으로는 3년 전과 비교해 2배 넘게 늘었다.

올해 3월 1일부터 4월 7일까지 국토부가 진행한 해빙기 건설 현장 안전점검에서도 안전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1927개 건설 현장에서 총 4681건의 지적 사항이 적발됐다. 이중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른 부실벌점 부과 대상은 16건, 과태료 부과 대상은 32건, 시정명령 2451건, 현지시정 2182건이다.

결국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관리시스템을 강화하고, 감독기관은 처벌수위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이후 대형 건설사 CEO가 처벌받은 사례가 없다. 올해 상반기 건설현장에서 숨진 사망자가 118명(1분기 55명·2분기 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8명)보다 10명이 늘었다. 상위 100대 건설사 11곳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주영 부동산 전문변호사는 "감독기관의 행정조치 강화뿐 아니라 건설사도 부실시공이 발생하면 건설면허를 반납할 수 있는 경각심을 가져야할 것"이라며 "부실시공이 공기지연으로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자재 수급, 근로자 파업 등으로 발생할 경우 건설사의 부담을 감면해 주는 지원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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