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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작가 정현,시련 겪은 대상에 깃든 '생명성'에 주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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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30여년 작품여정 망라
침목,폐철근,잡석등 비전통적 재료 속 힘에 주목
거리갤러리의 설치작품, 2024년 6월까지 전시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조각가 정현(Chung Hyun, 66)은 대체불가능한 작가다. 겉모습은 사람 좋아보이는, 차분하니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그의 내면에는 펄펄 끓는 용암이 솟구친다. 가슴 속에 용광로를 품고 사는 작가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정현 '무제'.30.5x23x33.3(h)㎝,석고,1998 [사진=성북구립미술관] 2022.12.04 art29@newspim.com

정현은 남들이 즐겨 쓰는 대리석이나 결 고운 목재같은 전통적인 조각재료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작가인 그를 사로잡는 것은 용도폐기된 철로 침목이라든가 녹슨 철근, 파쇄공, 콜타르, 잡석 따위다.

이들 비전통적인 재료를 중심으로 정현은 재료들의 질감과 물질성,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생명성을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를 통해 그는 인간의 정신성과 실존의 에너지를 끝없이 질문하고. 탐색하며, 재조명한다. 따라서 정현의 작품은 지극히 심리적인 조각이다. 내면에 분노와 열정을 감추고 있는 작가 자신이 고스란히 투영된, 강하고 아프며 거친 작품들은 종국에는 그 절실한 생명력 때문에 더없이 아름답다. 그 역설이 다른 조각가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독자성이자 개성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정현의 유학시절 조각 '무제'. 24.5x20.7x47.7(h)㎝ 마닐라삼,석고.1989 [사진=성북구립미술관] 2022.12.04 art29@newspim.com

오로지 진실을 향해 수많은 날들을 번뇌하고 인내하며, 던지고 깨며 근본을 깊숙히 파고든 정현의 작업들은 그래서 대단히 힘차고 생생하며 진솔하다.   

정현이 서울 성북구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시간의 초상:정현'이란 타이틀로 초대전을 연다. 오랜 시련과 갈등, 절망을 견뎌온 대상들에 깃든 생명력을 다룬 특유의 조각을 필두로, 유학시기 작품과 최근 제작한 신작까지 다양한 시기 작품을 한자리에 모두 풀어냈다. 

1980년대 후반 초기작부터 2022년 최신작까지 작가의 30여년 작품여정이 총망라된 이번 작품전(12월4일까지)에는 미공개작을 포함해 조각및 설치 84점과 드로잉 등 총 10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됐다. 또한 성북구립미술관의 외부 공간인 '거리갤러리'에서는 정현의 신작 침목(枕木) 연작과 짤막한 폐철근을 메타세쿼이아처럼 박아올린 전신주 작품 등 다양한 설치작품 12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 공공조형물 프로젝트는 오는 2024년 6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성북구립미술관의 기획전시 '시간의 초상:정현' 3층 전시전경. [사진=성북구립미술관]. 2022.12.04 art29@newspim.com

정현은 조각가로서 평생 '인체'를 화두로 삼아 '인간'과 '조각'의 본질을 탐구해왔다. 일체의 관습과 껍데기를 벗겨내고.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우며 고통과 시련까지 끌어안은 초상을 표현하기 위해 끈질기게 사유하고, 고뇌해온 것이다.

1980년대 후반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을 때만 해도 정현 역시 리얼리즘 조각에 경도돼 있었다. 이번 전시에 나온 2점의 사실적 조각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유학을 계기로 기존의 아카데믹한 조각에서 벗어나, 인체의 운동감과 추상성이 도드라진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어설퍼도 내 것이 담긴 것을 해야겠다'며 조소용 주걱을 버리고, 자신의 감정에 와닿는 각목이나 삽으로 흙덩어리를 치대거나 잘라냈다. 이 무렵 정현의 작업은 인체의 세부형태는 생략되고, 과감한 동작과 감정들이 생생하게 드러난 Mass(덩어리)들이 거친 비정형성을 띄고 있다.

이후 작가는 기존 인체조각의 고정화된 관습을 뛰어넘기 위해 살점과 내장을 모두 걷어내고, 뼈대만 앙상히 남은 선적인 인체 조각을 제작했다. 인체의 강한 동세와 함께, 깊은 절박감이 강조된 신체 조각들은 '인간 실존'이란 근원적 명제에 닿아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정현 '무제', 54.5x19.5x21.8(h)㎝, 석고,1988. [사진=성북구립미술관] 2022.12.04 art29@newspim.com

1990년대 중반부터는 조각도구와 제작방식에 더욱 과감한 변화를 주며 우연성이 중시되는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 당시 조각들은 불규칙적이고, 미완성으로 보이는 것들이 많다. '완벽한 형상'을 만들기보다 툭툭 던지거나 깨부수고 덜어내는 작업을 통해 생생한 내면을 드러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정현은 "갈등과 헤매임을 드러내는 게 작품이라 생각한다. 모든 게 다 드러나면 그건 결정체니까"라고 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정현은 비전통적인 재료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침목, 석탄, 잡석, 아스콘, 폐철근 등을 소재로, 재료의 물질성에 주목하며 단순하면서도 파워풀한 작품을 내놓았다. 특히 30대 중반 침목을 만난 것은 그에게 큰 변곡점이 됐다. 흙작업을 하며 많은 고민을 하던 그에게 침목은 자신이 껴안고 있던 고민보다 몇십배 큰 것을 품고 있는 대상이어서 '그 자체가 조각'임을 간파하게 했다.

육중한 기차바퀴가 지나칠 때마다 그 어마어마한 무게를 견디며 아래로는 돌들로부터 찍히면서 무수한 상처와 흔적이 새겨진 침목을 처음에 작가는 도끼로 파내며 속살을 드러내려 했다. 그러나 속살을 파낼수록 침목의 투박한 질감이 사라지자, 그는 침목을 툭툭 잘라 서있는 사람으로 간결하게 표현했다. 매우 단순한 이 형태는 침목의 거친 질감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시련과 절망을 이겨낸 존재의 '감출 수 없는 기(氣)'가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서울 성북동 성북구립미술관 앞 거리갤러리에 설치된 정현의 신작 '무제'. 정현의 침목 조각과 폐철근 조각 등 12점이 설치된 거리갤러리 전시는 오는 2024년 6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사진=성북구립미술관] 2022.12.04 art29@newspim.com

최근들어 작가는 침목 작업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두다리와 몸통은 그대로 폐침목으로 표현하고, 단전에서부터 올라가는 중간 부분에 금속재료를 끼워넣어 대비를 이루도록 했다. 이는 시련만큼이나 강한 정신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억압과 절망을 이겨내는 정신, 그 힘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신작은 성북구립미술관 바로 앞 거리갤러리에 파쇄공 작품 등과 함께 설치돼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거리갤러리에 놓인 낡고 큰 파쇄공 작품 또한 정현의 남다른 고집과 촉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느 날 제철소를 찾았던 작가는 잿빛의 구형 덩어리를 마주쳤다. 시멘트덩이인줄 알았으나 쇠를 파쇄하던 파쇄공이었다. 쇠에 붙은 불순물을 골라내기 위해 높이 25m에서 무수히 수직강하를 반복하던 이 쇠공은 처음 20톤이었던 것이 4~5년, 길게는 7~8년 바닥으로 내리꽂하느라 무게가 반으로 준 것이다. 표면의 상처는 말할 것도 없어, 짓무르고 파인 흔적의 범벅이었다.

자기 몸이 절반으로 줄정도로 깎인 이 파쇄공만큼 시련을 겪은 물질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하는 마음에 숙연해진 정현은 이를 스튜디오로 가져왔다. 그리곤 짓이겨진 표면에 왁스칠을 하고, 비를 맞아 녹이 슬면 다시 다듬고 왁스칠을 하며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몸이 부셔져라 처절한 시련을 겪었으나 결코 비루하지 않고, 당당함을 지닌 파쇄공에 경의를 표한 작가는 그 시련의 결정체에서 어쩌면 가정과 자식을 돌보느라 허리가 휘도록 일해온 우리의 부모들을 본 건지도 모른다. 

[서울 뉴스핌] 성북구립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조각가 정현. 작가 뒤로 강원도 고성 산불에서 수습한 불탄 나무들을 되살린 설치작품이 보인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2.12.04 art29@newspim.com

불에 탄 나무를 쌓은 설치작업에서도 버려진 것들을 돌아보는 작가의 남다른 시선이 느껴진다. 2019년 강원도 고성 산불로 잿더미가 된 나무토막을 수습해온 정현은 이 나무들에 더 강한 불을 쐬여 다시 그을리게 한 뒤, 하얗게 반짝이는 금속못을 곳곳에 박아넣어 다시 태어나게 했다. 그리곤 이를 미술관 2층 한켠에 켜켜이 쌓아올렸다. 그저 검은 가루가 됐을지도 모를 불 탄 나뭇덩이들이 어두운 전시실에서 밤하늘 은하수처럼 반짝이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폐철근을 잘라 전봇대처럼, 나무처럼 높이 이어붙인 9m 높이의 조각 또한 지극히 신산스런 작업이지만 강력한 '회복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용도폐기된 재료들을 보듬어 안은 뒤, 자신의 분노를 그 보잘 것 없는 것들 속에 담아내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기존 작품들과 맥을 같이 하는 작업이다.

[서울 뉴스핌] 정현의 드로잉 연작. 종이 위에 오일바. [사진=이영란 기자] 2022.12.04 art29@newspim.com

정현은 드로잉 작업도 독특하다. 찐득찐득한 콜타르로 굵고 과감하게 그어간 그의 검은 드로잉은 작가의 모든 감정선과 신경선들이 응축된 것이어서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정현은 홍익대학교 조소과및 대학원을 졸업한 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1990년에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귀국 후 199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 파리, 뉴욕, 도쿄에서 2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특히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2016년 파리 팔레루아얄 정원에 설치된 '서 있는 사람'전시는 관람객들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생-클루 국립공원에서도 연이어 개최됐다.

또 국립현대미술관, 김세중미술관, 김종영미술관, 소마미술관, 포스코미술관, 뉴욕 힐우드미술관, 베이징 중국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 전시및 국제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우현예술상(2017), 김세중조각상(2013)을 수상했다. '2006 올해의 작가'(국립현대미술관), '오늘의 작가'(김종영미술관, 2004) 등에 선정되기도 한 정현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소마미술관, 금호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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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반도체 호황에 올해 성장률 3% 중반" [방콕(태국)=뉴스핌] 오종원 기자 =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수출·설비투자 확대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3% 중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진단이 나왔다. 이 부총리는 설비투자 확대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면서 잠재성장률도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 반등할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봤다. 19일 재경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찾은 태국 방콕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한국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 수출·설비투자 호조..."잠재성장률 반등 임박" 이 부총리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공식 통계 발표를 앞두고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성장세가 뒷받침되면 연간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찾은 태국 방콕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한국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재정경제부] 2026.10.19 jongwon3454@newspim.com 그는 올해 성장률이 IMF 전망치인 3.3%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면서 "남은 기간 대외적인 새로운 이벤트가 발생해 큰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면 3% 중반도 가능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3% 중반'의 구체적인 범위를 묻는 추가 질문에는 3.4~3.6%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7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잠재성장률에 대해서도 반등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도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격차를 메우기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설비투자 호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총리는 "최근 성장세나 성장 구성을 보면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벗어나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어찌 보면 임박했다고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설비투자 확대가 시차를 두고 생산성을 높여 경제의 기초적인 성장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구체적인 잠재성장률 수준은 외부 기관의 추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QSNCC에서 한국 동행기자단 간담회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재정경제부] 2026.10.19 jongwon3454@newspim.com ◆ 경제전망 연 3회 검토...하반기 성장전략도 변화 예고 정부의 경제전망 발표 방식도 손질할 뜻을 밝혔다. 현재 연말과 이듬해 6월 말~7월 초에 전망을 발표하는 방식을 바꿔, 내년부터 전망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경제 여건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연 2회 전망이 적절한지 고민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전망을 좀 더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연말에 다음 해 경제전망을 발표한 뒤 해당 연도에 두 차례 수정·보완해 총 세 번 제시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분기별 발표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추가 전망을 언제 내놓을지는 더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의 구성과 발표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연말에는 경제 운용 방향과 주요 정책과제를 종합적으로 제시하되, 중간 전망에서는 달라진 여건에 맞춰 보완이 필요한 분야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부총리는 "대규모 작업을 한 번 더 하기보다는 경제전망을 좀 더 정확하게 하고,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응방안을 내는 쪽이 바뀐 현실에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생각이 연말까지 그대로 가면 '하반기'라는 이름의 경제성장전략은 내년에는 보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jongwon3454@newspim.com 2026-10-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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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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