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식 취소된 명동거리 '한산'
이태원 참사에 유통가 애도 동참...축제 분위기 없어
연말 대목 앞두고 소비침체 우려...매출 타격 불가피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연중 최대 쇼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하루 앞둔 31일 서울 명동거리는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거리에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었지만 인근 백화점과 상가 등에서 축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당초 이날 명동예술극장 앞 광장에서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식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애도의 의미로 전날 개막식을 취소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간 유통업체가 함께 개최하는 최대 쇼핑 축제로 내일인 11월 1일부터 15까지 진행된다. 25000여개사를 넘는 역대 최다 기업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주말동안 300여명의 대규모 사상자를 낸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면서 기대치가 대폭 꺾였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식이 열릴 예정이었던 31일 오전 명동예술공원 거리 앞이 한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이날 개막식은 이태원 참사 여파로 하루 전날 취소됐다. 2022.10.31 romeok@newspim.com |
시민들도 코세페 행사 정보를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명동대로에서 만난 시민 A씨는 "코세페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내일부터 시작인 줄은 전혀 몰랐다"며 "어디서 얼마나 할인행사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을 의류를 쇼핑하러 나왔다는 20대 학생 B씨도 "매장 두 곳 정도를 돌아봤지만 특별히 할인 행사가 있다는 얘기는 못 봤다"고 했다.
지난해 코세페 기간 동안 대대적인 홍보와 할인행사를 열었던 업체들은 올해에는 오히려 준비한 행사를 취소하거나 대외홍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도 코세페 관련 홍보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신세계그룹은 내달 11일까지 전 계열사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쓱데이'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신세계 그룹은 지난해 이틀간 진행한 쓱데이에서 8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이는 2020년 쓱데이 매출 대비 약 35% 신장한 성적이다. 올해는 행사기간을 12일로 늘려 규모를 키울 계획이었지만 결국 철회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 시행 하루 전날인 31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의 연결 통로. 예년과 달리 별다른 홍보 현수막 등이 걸리지 않았다. 2022.10.31 romeok@newspim.com |
롯데그룹도 내달 9일까지 그룹 통합 행사로 진행되는 '롯키데이' 홍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예고했던 가격 할인 행사는 진행하지만 대외적인 홍보는 자제한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홍보 마케팅에 적극적이었지만 올해는 큰 사고가 발생한 만큼 외부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며 "준비했던 가격 할인은 그대로 진행하지만 테마 행사나 외부 장식 등은 취소하거나 잠정 보류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전날 잇따라 핼러윈 장식을 철거하고 관련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연말 성수기를 겨냥해 준비했던 각종 행사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기념해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조성한 크리스마스마을 'H빌리지'에서 크리스마스음악과 함께 선보이는 라이트닝쇼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 27일부터 해당 이벤트를 시작했지만 이태원 참사로 나흘 만에 중단 조치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핼러윈 관련 행사를 전면 철수했으며 더현대서울에서 매일 3타입 가량캐롤과 함께 진행하던 라이트닝쇼도 중단했다"며 "아직까지 재개시점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인 내달 5일까지는 각종 행사를 비롯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만큼 핼러윈 관련 행사나 이벤트는 향후에도 재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상적인 영업활동이나 할인은 진행하겠지만 연말 대목을 위해 준비했던 행사, 마케팅 등을 전면 보류했다"며 "국가 애도에 동참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고 매출 감소의 경우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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