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ANDA 칼럼] "한국은 중국의 '약한 고리'가 아니라 '귀한 연결고리'다"

기사입력 : 2022년09월21일 11:27

최종수정 : 2022년09월22일 15:29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가 中에 던지는 메시지
뉴스핌 '한·중수교 30주년' 중국포럼서 지적

[서울=뉴스핌] 이영태 외교안보선임기자 =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이 한국을 '약한 고리'로 인식하는 자세를 버리고 30년 전 한·중 수교라는 역사적 결단을 내렸던 기억을 되살려 '귀한 연결고리'로 인식해야 한·중 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

외교부 내에서 최고의 '중국통'으로 손꼽히는 최영삼 차관보가 20일 뉴스핌 제10회 중국포럼 '한·중 수교 30년,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미국과 치열한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동맹국들 중 한국을 '약한 고리'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중국의 대표적인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옌쉐퉁(閻學通) 칭화대학교 당대국제관계연구원장이 2013년에 발표한 '역사적 관성(歷史的慣性)'을 통해서다(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옌 원장은 군사력과 경제력 등 종합 국력에서 미국보다 약세인 중국이 미중경쟁 과정에서 비동맹 원칙을 버리고 미 동맹국 중 자국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깊은 한국과 태국에 접근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공유함으로써 유리한 입지를 구축하라고 제언했다. 한국인들이 '한중동맹'을 부담스러워 한다면 '운명공동체'란 표현을 사용해도 된다고 했다.

최 차관보는 이날 '한·중관계-보다 성숙한 미래 30년을 향하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중 관계가 과거 30년 질적·양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양국 관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많이 들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이미 10년 이전부터 불거졌으며 전혀 새롭지 않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중관계 위기의 원인을 양국 간 교역규모 성장세 감소라는 양적인 측면과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방한 연기 및 애매한 대북한 태도, 사드로 대표되는 '안보리스크' 등의 질적인 측면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의 산업 고도화와 경제정책 변화로 인한 기술적·경제적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최 차관보가 진단한 한중관계 위기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상대방을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의 변화다. 30년 전 양국은 서로가 서로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수교라는 역사적 결단을 내렸는데 지금은 서로 '혐중'하거나 '미국 대중포위망의 약한 고리' 등으로 바라보며 불신하는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특히 한국보다 중국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며 "한국이 중국을 여전히 가장 중요한 교류·협력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처럼 중국도 한국을 그렇게 대하는 모습을 보여야 오해가 풀어지고 한중 관계가 다시 견고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즈음에 임박해 중국에서는 '초심을 잊지 말자(勿忘初心)'는 표어가 전국 어디서나 여기 저기에 많이 보이곤 했다"며 "어디 중국 공산당뿐이겠는가? 많은 걱정들이 나오고 있는 한중관계의 회복과 가일층 발전을 위해서도 이 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외교부가 신임 차관보에 '중국통' 최영삼 전 대변인을 임명한 것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발전' 기조와 더불어 중국과의 관계에서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응책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통을 외교부 고위직인 차관보에 임명함으로써 여전히 한중관계를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차관보는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직업 외교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외교부 본부 중국과장 및 주상하이총영사 등을 지냈다. 학부와 미국 미시간대 중국지역학 석사 기간까지 포함하면 거의 30년 가까이 중국 관련 연구와 직무에 종사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제10회 중국포럼 '한중 수교 30년,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주최한 이번 포럼은 한중 수교 30년을 맞아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한 한중 관계의 새로운 30년을 위한 공동이익의 길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2022.09.20 leehs@newspim.com

그는 이날 주제발표에 대해 "30년의 한중관계가 지금까지보다 더 좋아지기를 바라고 또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 한중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한국의 한 중국 전문 외교관의 개인적 소회"라며 자신의 발언이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3월 2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전화통화에서 "(한중)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으로 양국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양국과 두 나라 국민들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수교 30주년을 맞아 위기를 겪고 있는 '이사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 한국과 중국이 최 차관보의 바람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을 실천해 '멀리 있는 친척보다 나은 가까운 이웃 사촌'이 될 수 있을까?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