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AI센터에 외부출신 여성 상무 첫 영입
윤종규 회장 '디지털‧외부인력‧여성임원' 의지
'삼성 출신' 윤진수 부행장 이어 외부 인력 다수
AI 기반 '콜봇 서비스' 주력…오 상무 영입 배경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KB금융그룹이 디지털전환을 책임질 수장으로 오순영 전 한글과컴퓨터(한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전격 영입했다. 디지털, 플랫폼을 강조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인재 확보 의지가 강하게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31일자로 금융AI(인공지능)센터장에 오순영 상무를 영입했다. 오 상무는 1977년생으로 2004년 한컴에 입사해 2019년 한컴에서 첫 여성 CTO를 지내 IT 업계에선 독보적인 인물이다. 그는 한컴에서 한컴오피스 호환성을 향상시켜 제품 고도화를 전방위적으로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B의 '금융AI센터'에 상무급 임원이 오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종규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이해도가 높은 전문성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외부 전문가 영입과 여성임원을 확대 배치하겠다는 윤 회장의 의지가 오 상무 영입에 십분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2.06.03 hkj77@hanmail.net |
금융AI센터는 지주와 은행이 겸직하는 부서로, KB국민은행 테크그룹의 윤진수 부행장이 이끌고 있다. 윤 부행장은 삼성전자 빅데이터센터장, 현대카드 N 본부장 등을 역임한 디지털전문가로 순혈주의가 강한 금융권에 외부출신이 영입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AI센터의 3명의 부장 중 2명이 외부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AI센터는 지난 2019년 '팀 단위'의 조직으로 출발해 2020년에는 부서로 승격됐다. 현재는 정규직원만 60여명으로 개발자와 외주 및 협업 인력까지 더하면 더 큰 규모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KB금융이 계열사에 AI 기반 '콜봇 서비스'를 확대 추진하는 것도 오 상무를 영입한 이유다. 오 상무는 한컴 CTO 시절 AI 콜센터인 '한컴AI 체크 25'를 성공으로 이끌면서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무상 제공한 이력이 있다. 또 코로나19가 확산한 뒤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고 AI 콜센터 솔루션을 만들었다.
KB금융은 음성인식기술(STT)과 음성합성기술(TTS)을 결합한 '콜봇 서비스'를 전 계열사에 확대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채팅이 아닌 음성으로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언제든 신속한 상담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1월 AI 기반 콜봇 서비스를 수신상품 만기 안내에 처음 도입하고 4월 대출상품 연체관리에도 적용했다. 이어 국민카드도 4월부터 콜봇을 이용한 카드사용등록 서비스를 시작했다. KB증권은 6월부터 해외주식 배당 관련 업무 처리에 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손해‧생명보험, 생명, 캐피탈, 저축은행 등 다른 계열사들도 내년 콜인프라 통합에 맞춰 콜봇 서비스를 도입한다. 향후에는 KB금융그룹 차원의 공통 상담이 가능한 '원-펌(One-Firm) 콜봇 서비스'까지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