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인터뷰] 왓챠 김효진 이사 "데이터 기반·과몰입 콘텐츠가 주특기죠"

기사입력 : 2022년04월21일 11:30

최종수정 : 2022년04월21일 13:29

국내 토종 OTT 왓챠 콘텐츠 담당 김효진 이사
콘텐츠 추천 기술 기반 스타트업서 대표주자로
"마니아 모이면 메이저 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니치(틈새를 뜻하는 이탈리아어)한 콘텐츠여도 메이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왓챠가 파고드는 길이죠."

국내 토종 동영상 OTT 플랫폼 왓챠의 김효진 콘텐츠 담당 이사의 얘기다. 지난 2011년 콘텐츠 별점 평가, 추천 서비스로 시작한 왓챠(현재 왓챠피디아)는 약 11년간 눈부신 변화와 발전을 겪어왔다. '오징어 게임'을 필두로 전 세계 콘텐츠 공룡들이 경합을 벌이는 국내 시장에서 데이터 기반 전문 스타트업으로서 '과몰입' 유발 콘텐츠를 선보이며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 왓챠의 키워드는 '데이터'와 '과몰입'…"데이터가 의사결정의 원천"

"2011년 라이브러리 콘텐츠 추천하는 기술로 왓챠피디아 시작해 2016년 초에 현 왓챠의 전신인 OTT 플랫폼 왓챠 플레이를 선보였고 지금은 비독점, 독점 콘텐츠부터 오리지널 제작까지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추천을 잘 했지만 지금은 어떤 콘텐츠 제작할지, 어떤 걸 가져와야 구독자들이 좋아할지 만족하실지 끊임없이 고민하죠. 언제나 시장에 잘 적응해나가려고 노력하는 유연한 스타트업 기업이라는 게 저희 장점이 아닐까 해요."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효진 왓챠 콘텐츠 담당 이사. 2022.04.14 pangbin@newspim.com

왓챠가 처음 출범할 때만 해도 지금의 형태, 규모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다. 한 해에 국내 콘텐츠에만 몇 천억 대의 자본을 쏟아붓는 넷플릭스와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엄연히 국내 토종으로서 인정받는 국내 주요 콘텐츠 플랫폼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엔 매출이 7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왓챠의 강점은 크게 세 가지예요. 첫 번째는 가장 중요한 자산인 데이터죠. 수많은 구독자들의 선호를 담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게 추천 기술에도 적용이 되거든요. 두 번째는 좋은 서비스, 제품을 만든 구성원들이죠. 왓챠가 보유한 훌륭한 제품팀, 디자이너, 개발자들이 훌륭한 분들이라 그분들이 만들어낸 결과를 토대로 부족했지만 꾸준히 나아가고 있어요. 또 국내에서는 프로덕트를 잘 만드는 회사예요. 돌비 비전, 돌비 애트모스 등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서 콘텐츠를 선보이고 무엇이든 먼저 도전해보려 하죠."

데이터 기반 스타트업이 시작이었던 만큼 김효진 이사를 비롯해 구성원 전체의 연령대는 젊은 편이다. 20대, 30대가 주축이지만 김 이사는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 분야를 넓혀가며 전문가들을 영입해 조금 높아지긴 했다"면서 웃었다. 현재 왓챠가 선보이는 수많은 콘텐츠와 먼저 주목받는 '한화 이글스 클럽하우스' '좋좋소' 같은 작품을 하게 된 이유는 구독자들의 취향을 분명히 가리키는 데이터와 이 '젊은' 구성원들의 역할이 컸다.

"왓챠의 주특기는 '과몰입' 콘텐츠예요. 시청자들이 과몰입하게 하는 콘텐츠를 저희가 제일 열심히, 잘해야겠다 생각해요. '좋좋소'도 그렇고 모든 콘텐츠가 그렇죠. 워낙 많은 콘텐츠들이 공개되는 시장이다 보니 모두 다 챙겨보기는 사실 어려워요. OTT 종류는 물론이고 TV, 유튜브, 영화. 즐길 거리가 넘치는 가운데서도 특정한 분야에 과몰입할 수 있는 분들에게 어필하고 그들이 재밌어하는 걸 만드는 게 우리 콘텐츠의 전략이에요.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효진 왓챠 콘텐츠 담당 이사. 2022.04.14 pangbin@newspim.com

특히 유튜브 콘텐츠로 시작된 웹드라마 '좋좋소'는 다큐멘터리 형식에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담으며 잔잔한 돌풍을 일으켰다. 그 결과 프랑스 칸 시리즈에 진출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왓챠는 다큐를 잘한다'는 세간의 평에 김 이사는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고 싶다"고 답했다.

"다큐가 한국에서 메이저한 장르는 아니었어요. 니치해보이지만 그게 또 모이면 메이저가 될 수 있거든요. 영화도 너무 예술영화나 독립영화 같아 보여도 분명히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왓챠에서 먼저 가져와서 칸에서 인정받고 수상한 적도 있었고요. '좋좋소'는 칸 초청도 그렇지만 기존에 누구도 안해본 방법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본 경험 때문에 의미가 커요. 유튜브 이과장님 채널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를 공동제작을 하게 되고 우리 오리지널로 가져온 과정 자체가요. 이런 방법론을 시도해본 플랫폼이 거의 없는 것 같거든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는 게 우리에겐 큰 배움이죠."

특히 김 이사는 왓챠의 강점인 데이터의 역할을 '누가 뭘 좋아하는지'를 보여주는 데 한정짓지 않았다. 그는 "이 사람이 관심 없어하고 싫어하는 것 빼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면서 왓챠가 지닌 데이터의 무한 '똑똑함'을 어필했다.

"2016년엔 IPTV에서 극장 동시개봉작만 팔릴 때였어요. 신작이 아니면 전혀 승산이 없었죠. 근데 그게 보고 싶은 걸 보여주는 곳이 없어서란 생각도 하게 됐어요. 이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좋아하는 걸 보여주면 반드시 시청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그게 데이터의 힘이고 추천의 의미는 두 가지예요. 하나는 반드시 좋아할 것을 꺼내 보여주는 것. 또 하나는 이 사람이 관심 없어하고 싫어하는 것 빼주는 거예요. 추천 기술의 정교함도 중요하지만 싫어하는 걸 안보여주는 게 정말 커요. 어플에 들어왔을 때 뭘 보여주느냐가 서비스를 정의하죠."

칸 시리즈 핑크카펫에 입성한 왓챠 '좋좋소' 출연진(위), 오리지널 드라마 '시멘틱 에러' 스틸컷 [사진=왓챠]

이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은 앞서 언급한 다큐, 익스클루시브를 거쳐 오리지널 작품으로 과감하게 BL 장르에 도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왓챠의 첫 오리지널 드라마 '시멘틱 에러'는 종영 후에도 긴 시간 시청순위 1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열풍을 일으켰다. "이제는 국민 드라마는 나오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왓챠가 틈새시장을 끊임없이 공략하는 이유다.

"이제는 정말 전국민이 보는 콘텐츠는 거의 없다고 봐요. 아무리 잘돼도 40-50%의 시청자들이 본다? 손에 꼽겠죠. 마니아적인, 확실한 타겟층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사명처럼 됐어요. 마니아들이 모였을 때 그게 메이저가 된다고 생각하죠. 원론적인 얘기지만 BL이라 한다는 아니고 재밌으면 한다예요. 분명히 수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분들이 좋아하고 열광하게 만들기 위해 공부를 많이 했어요. 배우들은 원작의 싱크로율을 살려서 캐스팅했죠. 왓챠의 아들요? 저희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하. '시멘틱 에러' 출연진처럼 왓챠를 통해 좋은 커리어를 가져갈 수 있는 분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 콘텐츠 제작‧배급‧수급까지…새로운 오픈 플랫폼 '왓챠 2.0'을 향해

2013년 왓챠에 입사한 김 이사는 컴퓨터 통신 공학을 전공한 '이과생' 출신이다. IT와 콘텐츠 관련 업무를 모두 겪어봤지만 스스로를 '이과 사람'으로 분류했다. 그럼에도 그가 현재의 콘텐츠 업계에서 오래 몸담고 전문성을 갖게 된 건 그만의 '과몰입'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향을 봐선 지금도 완전 이과 사람이에요. 숫자, 데이터 보는 거, 그래프 그리는 거 좋아하고 논리적 대화를 주로 나누죠. 콘텐츠 제작을 할 거라는 생각은 한번도 안했었지만 그 이면에는 콘텐츠 자체를 좋아하고 굉장히 몰입하는 면도 있었어요. 영화 감상평을 1400개가 넘게 남기고 만화책을 워낙 좋아해서 집의 벽 전체를 빼곡히 채울 정도로요. 그런 백그라운드가 좀 있었죠."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효진 왓챠 콘텐츠 담당 이사. 2022.04.14 pangbin@newspim.com

김 이사에 따르면 왓챠는 어떤 선입견도 마다하고 구성원들이 '재밌다'고 느끼고 데이터가 증명하면 결정한다. '마이너하지만 메이저한' 힘은 바로 거기에서 나온다. 왓챠에서 먼저 주목한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거나, 국내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사랑받은 경우는 이미 많다. 배급 영화 중에선 '아네트'와 '티탄'이 그랬다. 두 작품은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영화 배급을 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죠. 향후엔 '에프터양'이라는 작품이 기대돼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됐는데 애플TV+ '파친코' 연출하신 코고나다 감독작이에요. 올해 선보이는 오리지널 중에 '노키득존'이나 '인사이드 리릭스' 같은 작품도 굉장히 특별하고 특이한 작품이 될 거라고 봐요. 어떤 제약도 없이 맘 편히 낄낄대고 웃을 수 있는, 또 본격적으로 노래의 가사를 이야기하는 새로움이 있는 콘텐츠죠. 음악보다 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리메이크를 하는 특이한 구성이라. 진지하면서도 위트가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아요."

왓챠는 올해 '왓챠 2.0'의 출범을 예고하며 현재의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을 넘어 웹툰, OST 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혁신적인 오픈 플랫폼 도약을 선언했다. 김 이사는 "한 곳에서 본인 취향에 딱 맞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의 가치와 즐거움이 더 커질 것"이라며 새로운 가치창출을 기대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플랫폼이라고 얘기하는데 유저 입장에서 보면 각자 따로 즐겨도 되는 것들이지만 웹툰, 음악, 영상을 한꺼번에 추천을 받아서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요. 콘텐츠의 가치가 훨씬 커지고 즐거움도 증폭될 거란 생각을 해요. 단순히 영화를 보고 OST를 듣고 웹툰 보고 하는 것들을 묶어서 콘텐츠에 쓰는 시간이 늘어나는 거고 과몰입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죠. 고객들이 그런 가치를 가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내는 게 저희한텐 중요한 목표예요. 2.0을 잘 만들어나가는 동시에 오리지널, 제작, 수급 모두 똑똑하게 해나가야죠."

◇ 왓챠 김효진 이사 약력

▲1986년 생 ▲고려대학교 컴퓨터통신공학부, 금융공학 연계전공 ▲2013년 왓챠 입사 ▲왓챠 사업개발 팀장 ▲왓챠 콘텐츠 팀장 ▲왓챠 프로덕트 매니저 ▲왓챠 콘텐츠 사업 담당 이사(現)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새 얼굴은?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누가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로 얼굴을 알릴까.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종합 뉴스 통신사 뉴스핌이 주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 스테이지'가 20일 시작된다. 뉴스핌 히든스테이지 사무국은 19일 "본선 진출자로 선발된 24팀(명)의 라이브 영상이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 스테이지'의 본선에 총 24팀(명)이진출했다. [사진 = 뉴스핌DB] 2025.06.18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 스테이지'는 지난달 12일 본선에서 경합하게 될 24팀(명)의 합격자를 발표했다. 개인 221명과 단체(밴드) 82팀 등 총 303명(팀)이 지원해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올해 대회에는 아마추어와 프로 등 다양한 연령과 이력을 가진 싱어송라이터가 몰려들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지상파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부터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 등에서 입상한 실력자는 물론 이미 드라마 OST에서 두각을 보인 참가자도 있었다. 본선 진출자들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한다. 히든스테이지 사무국은 "매주 2명(팀)씩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의 '히든스테이지'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고 밝혔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히든 스테이지'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온라인을 통한 싱어송라이터 선발 대회다. 9월 첫째 주 금요일 마무리되는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음악 팬들의 평가를 합산해 최종 결선 무대에 나설 톱 10을 선발한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 스테이지'의 본선에 총 24팀(명)이진출했다. [사진 = 뉴스핌DB] 2025.06.18 oks34@newspim.com 톱 10이 겨루는 제3회 '히든 스테이지' 최종 무대는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 광장에서 펼쳐진다.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 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19 12:54
사진
[단독] XR '프로젝트 무한' 9월 출격 [서울=뉴스핌] 서영욱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을 오는 9월 29일 국내 언팩 행사에서 공개한다. 10월 13일 한국 시장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위주의 하반기 전략에서 XR 기기를 새 성장 축으로 더하며 애플·메타와의 차세대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내달 폴더블폰 언팩에서 시제품 전시와 티저 영상 공개로 먼저 시장 반응을 살필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無限)' [사진=삼성전자] ◆구글과 손잡은 첫 안드로이드 XR 헤드셋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무한'의 언팩과 출시 계획을 구체화하며 막바지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프로젝트 무한'은 구글과의 협업으로 개발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처음 탑재한 제품이다. 이 플랫폼은 삼성과 구글이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공동 개최한 'XR 언락(Unlocked)' 행사에서 첫 공개됐다. 웨어러블용 '웨어 OS(운영체제)' 공동 개발 이후 양사가 또 한 번 OS 차원의 전략적 협력을 확장한 사례다. 프로젝트 무한은 XR 기기의 고질적 문제였던 착용감·콘텐츠 부족·배터리 효율·연산 성능 등의 한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은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머리 형태를 반영한 착용 디자인을 완성했고, 시선 추적, 제스처 인식,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멀티모달 입력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와 통합된 자연어 대화 기능까지 더해,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 구현을 강조했다. 김기환 삼성전자 MX사업부 이머시브 솔루션 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 1월 "플랫폼, AI 모델, 콘텐츠, 단말기 등 모든 기술 요소를 OS 단계부터 통합 개발한 사례"라며 "웨어 OS처럼 안드로이드 XR도 생태계 차원의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드웨어 핵심에는 퀄컴이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XR2+ 2세대' 칩셋이 들어간다. 고성능 연산과 그래픽 처리 능력, 최대 12개 이상의 카메라·센서 동시 제어 기능이 구현된다. 패스스루(Passthrough) 기능을 통해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몰입형 경험도 지원한다. 또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와의 유기적 연동성도 삼성의 강점이다. 갤럭시 생태계에서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XR 환경으로 확장, 개인화된 서비스와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후발주자 삼성의 '반전 카드'삼성전자는 XR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현재 글로벌 XR 시장은 메타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다. 메타는 '퀘스트' 시리즈로 지난해 기준 VR 헤드셋 시장에서 77%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저가형 '퀘스트 3S'의 판매 호조로 4분기 점유율이 84%까지 상승했다. 애플도 지난해 '비전프로'로 고급형 XR 시장에 본격 진입했으나, 높은 가격(3499달러)과 콘텐츠 부족 문제로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애플 비전프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3%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가상현실(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VR 콘텐츠 부족, 하드웨어 무게·발열·배터리 지속시간 등 기술적 한계가 성장 정체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기업용 수요는 교육·의료·군사·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범용성과 확장성, AI 기반 상호작용 등 차별화된 XR 플랫폼 전략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특히 기존 안드로이드 개발자 생태계를 그대로 XR로 확장 가능하도록 해 개발 허들을 낮췄다. 기존 모바일 앱 상당수가 수정 없이 XR 헤드셋에서도 실행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출시 초기부터 풍부한 콘텐츠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하는 카드로 평가된다. 구글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5'에서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함께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을 연말 출시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구글 유튜브 채널] ◆삼성-구글 연합, '스마트안경'까지 전선 확대삼성과 구글의 XR 협력은 헤드셋을 넘어 차세대 웨어러블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함께 스마트안경 개발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 구글 I/O 2025 행사에서 공개된 이 협력 프로젝트는 연말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 출시를 예고했다. 이번 스마트안경은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가 통합돼 독립형으로 작동하며, AI 기반 실시간 다국어 번역, 지도 길찾기, 음성 명령, 상황 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드웨어는 삼성이, 디자인은 젠틀몬스터가, 운영체제·AI 서비스는 구글이 맡는다. 10년 전 실패로 끝났던 구글 글라스의 한계를 넘어 본격적인 스마트안경 대중화를 겨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25~2026년을 기점으로 XR·AR(증강현실) 시장이 다시 성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AR 스마트안경 시장이 반등하며 내년까지 30% 이상의 연평균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 발전과 결합된 'AR+AI' 융합 트렌드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 전 제품에 관한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2025-06-18 14: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