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집, 팬데믹 이전 매상 회복
술집, 학교 나와도 안 찾아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대학교 개강 첫 주, 대면수업을 시작한 대학가 상권은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5일 대학가 상인들에 따르면 대학 인근 밥집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매출이 회복된 곳이 상당수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앞 콩나물불고기 식당 직원 오모(57) 씨는 연세대가 개강한 지난 2일 점심 매상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인 30만원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오씨의 식당은 지난 2년간 이맘때 점심 매상이 10만원이었다. 오씨는 "학생들이 점심밥은 먹어야 하기 때문에, 대면수업이 유지되면 이 매상 수준이 그대로 갈 것 같다"고 기대했다.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앞 순대국집 직원인 이용빈(24) 씨도 "최근 2년간 점심시간엔 매장 만석이 한 번 정도 됐는데, 개강 이후엔 두번 정도"라며 팬데믹 전 매출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반면 술이나 안주를 파는 술집은 회복의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곳이 대다수다. 지난 2일 밤 10시 연세대 앞에서 만난 몇몇 술집 업주들은 연세대가 개강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별로 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에 따르면 밤 10시 이후 영업 금지가 유지되는 한 대면수업을 하더라도 장사가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밤 10시 영업시간 제한이 있으면 학생들이 술자리를 꺼린다는 것이다.
연세대 앞 술집 직원 유진(24) 씨는 "시간 제한이 있으면 손님들이 잘 안 온다"며 "영업시간 제한만 풀리면 팬데믹 이전의 매출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치킨호프집을 운영하는 최지민(48) 씨는 "연세대가 비대면 수업을 할 때도 영업시간 제한이 없을 땐 팬데믹 전 매출의 70% 이상을 되찾기도 했다"며 "연세대 대면수업보단 영업시간 제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2일 밤 10시 10분 연세대 근처 술집 밀집 거리. 2022.03.04 yoonjb@newspim.com |
대학생들도 모임과 술자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양대학교 신입생 이시준(21) 씨는 "교내에서 당일 일정으로 진행한 새내기새로배움터에도 신입생의 절반 정도만 참석했고, 뒤풀이에 참석한 인원은 다시 그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며 "학생들 스스로 모임을 자제하려는 생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업주들은 오랜 팬데믹에 따른 소득 감소로 소비층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점도 당장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고려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경윤(53) 씨는 "지난해 11월 '위드코로나'를 하며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을 때에도 의외로 밤에 술집들을 별로 안 찾더라"며 "다들 주머니들이 비어 소비 심리가 많이 얼어붙어 있는 것 같다. 회복되려면 적어도 수 개월은 더 지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yoonjb@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