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환·빅테크의 공습에 대비 차원
KB금융, 주요 계열사에 50대 CEO 포진
신한금융, 외부 영입·첫 여성 리더 발탁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대대적인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통해 조직 쇄신에 나섰다. KB금융은 주요 계열사 대표에 50대 중반을 앉히며 세대교체에 나섰고, 신한금융은 외부인사·여성대표를 내정하며 혁신을 꾀했다. 디지털전환, 인터넷은행·빅테크의 공습 등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16일 각각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CEO 후보를 추천했다. KB금융은 임기가 만료되는 7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중 KB국민카드, KB생명보험, KB저축은행 등 3개사의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고, 신한금융은 10명 중 6명을 교체했다.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사) |
KB금융은 KB국민카드 대표 후보에 이창권 KB금융 전략총괄(56), KB생명보험 대표 후보에 이환주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57), KB저축은행 대표 후보에 허상철 국민은행 스마트고객그룹 대표(56)를 각각 추천했다. 세 후보는 1964년~1965년생으로 기존 대표의 연령대(1960년~1962년생)에 비교해 연령대가 낮아졌다.
대추위는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의 심화 속에서 리딩 금융그룹으로의 확고한 위상 구축을 위해 시장 지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역동적인 차세대 리더 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적극적인 외부인사 영입, 그룹 내 첫 여성 CEO 배출 등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성별이나 출신과 관계없이 실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신한자산운용 전통자산 부문 대표로 경쟁사인 KB금융 출신 조재민 전 KB자산운용사장을 영입하기로 했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사장은 1988년부터 10년간 씨티은행, 동양종금 등에서 근무했으며, 1999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이사로 재직했다. 2009년부터는 KB자산운용 사장을 역임했으며 2013년 KTB자산운용 사장을 거쳐 2017년엔 다시 KB자산운용 사장을 지냈다. 시장을 보는 안목이 뛰어나고 인재 발굴 및 육성 역량이 탁월해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을 강화하는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 선임된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사장도 비(非)신한 출신이다.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사장은 2002년 삼성증권 국제금융팀 과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HSBC, 대우증권을 거쳐 2013년 신한금융지주로 이직했다.
이번에 연임된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지난 1990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뒤 IB사업부, 법인영업, WM 등 전 사업 부문을 두루 거치며 20년이 넘게 대우증권에 몸을 담았던 인물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처음으로 여성 CEO를 배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은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전문회사인 신한DS 대표 후보에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을 추천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ESG 경영 강화 등 경영환경 트렌드가 급변함에 따라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차세대 리더'를 발탁했다"며 "이를 통해 그룹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