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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게임 몸살 겪는 사이...중국은 국내 시장 '활보'

규제에 막힌 중국 시장, 2018년부터 판호 단 '3건'
중국 게임, 국내 시장에 걸림돌 없이 드나들어
'설상가상' 국산 게임 부진…빈자리는 중국산 게임

  • 기사입력 : 2021년09월08일 16:08
  • 최종수정 : 2021년09월08일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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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의 돌발성 규제로 중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동안 중국 게임들은 국내 시장에 속속 안착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권에 진입한 중국 게임은 5개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해외 게임에 대한 별다른 규제가 없는 데다가 국산 게임들이 부진하는 틈을 노려 중국산 게임들이 빈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 베이징의 한 건물 앞에 있는 오성홍기. 2020.04.29

◆한국 게임, 중국 진출 어려운데…중국 게임은 국내 시장 자유롭게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로는 지난 2016년 말 한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라 단행된 '한한령'으로 사실상 막힌 상태다. 중국이 한국 게임을 상대로 발급하는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는 2018년과 2019년 단 한 건도 발행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판호를 취득한 국내 게임은 지난 6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을 비롯해 3건에 그친다.

중국 게임 시장은 국내 게임사들이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40조원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게임 이용자수도 6억명이 넘는다.

국내 게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중국이 가장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산업의 해외 수출 규모는 66억5천778만달러(약 7조7606억원)로 중국 발생 수익만 40.6%(약 3조1508억원)를 차지했다.

하지만 한한령에 이어 중국 당국의 잇단 게임 규제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거나 이를 준비 중인 국내 게임사들은 높아진 불확실성에 잔뜩 움츠린 형국이다. 지난달에만 중국 관영매체가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비판한데 이어 중국 당국은 자국 청소년 게임 이용 시간을 주 3시간으로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전격 실시했다.

반대로 중국산 게임은 국내 게임 시장에 큰 제약 없이 진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중국과 달리 해외 게임에 대한 별다른 규제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중국 게임들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옛날 중국 아니다"…매출 순위 10위권에 중국 게임만 5개

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기준에 따르면 중국 게임 개발사 '미요호'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원신'은 3위를 기록했다.

또 다른 중국 게임인 '기적의 검(4399)'는 6위, '히어로즈 테일즈(37게임즈)'는 7위로 열 손가락 안에 들었다. 10위권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라이즈 오브 킹덤즈(릴리스 게임즈)'와 '삼국지 전략판(쿠카 게임즈)'이 나란히 11위, 12위에 올랐다.

게임 업계에서는 중국 게임의 약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진출이 자유로운 데다 게임 수준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 게임은 '짝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게임들의 수준을 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며 "콘텐츠 측면에서도 국내 게임을 많이 따라잡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사진 = 원신] = 중국 게임 원신 소개 사진.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소개 캡처.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한 원신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원신은 과감한 게임 방식 변화와 수준 높은 게임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일례로 원신은 '자동 사냥'이 없는 게임이다. 자동 사냥은 '자동 길찾기' '자동 육성' 등과 함께 국내 모바일 게임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요소다. 자동 시스템에 익숙한 이용자들의 불편을 야기할 수 있었지만 참신한 시도라는 반응이 우세했다.

유저들은 게임성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다른 건 몰라도 퀄리티 하나는 훌륭하다'는 평가다. 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원신은 평점 5점 만점에 4.5점을 받았다. 원신 외에도 기적의 검(4.1점), 히어로즈 테일즈(4.0점), 라이즈 오브 킹덤즈(4.0점), 삼국지 전략판(4.3점) 등은 4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게임 규제로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무게를 둘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중국 게임사들도 자국 시장의 진출이 부담스러워졌다"며 "중국 게임의 테마가 한국 정서와 크게 다르지 않아 국내 유저들이 느끼는 거부감도 덜 하고 국내 게임 시장에서 괜찮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 투자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게임사 밀어내고 순위 상승…'뼈아픈 대목'

국산 게임들의 부진으로 중국 게임들이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신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이하 블소2)'와 '리니지2M'을 모두 밀어내며 3위를 기록했다. 블소2는 3위에서 4위로, 리니지2M은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씩 내려왔다.

블소2가 엔씨소프트의 주가를 흔들 정도로 흥행 참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씨소프트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까지 중국 게임에 밀려난 상황이다.

앞서 블소2와 리니지2M은 과도한 과금 구조로 유저들의 비판을 받았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하반기 야심작으로 여겨졌던 블소2는 출시와 동시에 유저들의 외면을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출시 하루 만에 공식 사과문을 통해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블소2는 8일까지 모두 세 차례의 개선책을 내놓으며 게임 시스템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원신은 높은 게임성과 함께 낮은 과금 문턱으로 호평을 받았다. 물론 원신에도 과금 체계가 구비돼 있지만 무과금 유저들이나 소액 과금 이용자들도 충분히 게임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원신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흥행 중이다. 글로벌 모바일 통계 앱 '앱애니'에 따르면 원신은 올해 1분기 소비자 지출에서 2위에 오른 바 있다.

freshwat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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