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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결국 소송전으로...홍원식 '무리한 요구'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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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쇼' 후 잠적한 홍원식...8월 중순 한앤코에 새 협상안 제안
'헐값 매각' 인식에 매각가 올리기 주력...극적 합의 있을까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남양유업 오너 일가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의 인수합병(M&A) 계약이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노쇼'로 매매계약이 흔들리자 매수인인 한앤컴퍼니가 먼저 행동에 나섰다. 홍 회장 측이 '무리한 요구'를 지속해왔다며 법원에 계약대로 거래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양측이 극적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장기간 공방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재협상 나선 홍원식, '무리한 요구' 뭐길래?

1일에 따르면 한앤코는 지난 23일 홍 회장 등 매도인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거래종결 이행을 촉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매매 계약을 놓고 이유없는 이행지연과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는 입장이다. 홍 회장 측이 계약 해제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소송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한앤코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매도인 일가 개인들을 위해 남양유업이 부담해 주기를 희망하는 무리한 사항들을 새롭게 '선결조건'이라 내세워 협상을 제안해왔다"며 "나아가 8월 3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주식매매계약의 해제를 시도해 볼 가능성까지 시사했다"고 주장했다.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노동조합 위원. 사진=남양유업 노동조합

한앤코 관계자는 "양측이 거래 종결일로 합의했던 7월 30일 이후 매도인 일가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남양유업에 부담이 되는 조건을 새로 요구해왔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홍 회장의 '무리한 요구'가 매각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홍 회장이 매매계약을 망설이는 이유도 매각가가 적정 가치 대비 헐값에 책정됐다는 불만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남양유업은 홍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 53.08%를 한앤코에 3107억원에 매각하는 체결한 바 있다. 매각가는 주당 81만 3000원으로 당시 시가 대비 87%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양유업이 보유한 건물 등 유형자산의 순장부가액(3693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헐값 매각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매각 소식과 동시에 주가가 급격히 오르는 것을 보고 홍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변심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M&A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오너가 입장에선 추가협상에서 매각가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무리한 요구 관련) 매각가 뿐 아니라 급여 보장, 의전 차량, 고문 대우 등 다방면의 보상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물론 홍 회장 측이 계약을 파기할 의도일 경우에도 소송전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재협상에 충실히 응했다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회장 등 오너일가와 한앤코의 갈등으로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이달 2일부터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문을태 남양유업 노동조합 위원장은 "상식 밖의 의사결정으로 불가리스 사태를 만들어 회사를 전 국민의 조롱거리로 전락시키더니 급기야 하루아침에 직원들에게 말 한마디 없이 회사를 팔아버리고 이제 와서 의도를 알 수 없는 매각지연으로 회사와 직원을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며 국민들은 "'남양이 남양했다', '남양스럽다'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 소송전 길어질수록 배상액도 눈덩이...극적 합의 있을까

남양유업과 한앤코의 갈등이 극적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M&A관련 소송의 경우 대부분 장기전으로 진행되는 데다 법정공방이 길어질수록 피해액 등 손해배상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양측의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진 이후이기 때문에 원만한 합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홍 회장 측은 매각가를 올리거나 계약파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매수인인 한앤코 측 입장에서는 이미 완료된 계약에 대해 추가 가격을 지불할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또 홍 회장 측이 제시한 무리한 조건을 한앤코가 받아들일 경우 사모펀드업계 평판에도 금이 갈 수 있어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M&A업계 또 다른 변호사는 "한앤코 입장에서는 매매계약 이상의 금액을 지불할 이유가 없고 자칫 홍 회장 측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줬다 안 좋은 선례로 남을 위험이 있다"며 "다양한 거래를 반복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 계약 완료 후 '웃돈을 줬다'는 평판을 남기기 싫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앤컴퍼니는 금융기관 등 유동성 자금을 끌어와 대금지급준비를 완료한 상황이라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자나 기회비용 등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남양유업 오너가 또한 신뢰도 훼손으로 이번 계약이 파기될 경우 또다른 사모펀드를 찾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08.31 romeok@newspim.com

소송전을 앞둔 양측의 입장 발표는 최종 거래종결기한인 8월 31일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서상 매매계약 종결일은 선행조건이 완료된 이후 13영업일이 되는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지정했으며 당사자들의 합의가 없는 경우 이달 31일을 넘기지 못한다고 명시했다.

관련해 한앤코 측은 한앤코 측은 거래종결일이 이달 31일이 아닌 임시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지난달 30일이었으며 홍 회장의 노쇼로 거래종결일이 이미 지나갔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합의로 지난달 30일 거래종결을 약속했으므로 계약서에 명시된 거래종결기한(8월 31일)은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홍 회장 측은 매각계약의 최종 시한(8월 31일)이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전날 한앤코의 소송제기에 대해 "거래종결을 위한 협의 기한이 아직 남았고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계약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의를 제안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인수인 측이 소를 제기하고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그래도 우리는 최종시한까지 협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종시한'이 있음을 명시한 것이다. 또한 홍 회장 측은 최근 한앤코에 8월 3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주식매매계약의 해제를 시도할 수 있음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매수인 측이 매도인인 홍 회장 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회사 차원의 입장은 없다"면서도 "매도인 측에서 현재 계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과 함께 31일 이후 별도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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