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000억원대까지 축소...키즈 단독매장 철수도
조금씩 고개드는 '샤이 재팬', 회복 조짐 보이나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국내 진출 21년째를 맞은 데상트코리아가 적자 늪에 빠졌다.
2년 간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제품을 구매하면서도 이러한 사실을 숨기는 '샤이 재팬' 현상이 조금씩 고개를 들면서 다시 회복세에 들어설 가능성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데상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98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90억원으로에서 지난해 3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한일 갈등으로 촉발된 반일감정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데상트코리아는 지난 2013년 이후 패딩·운동복 등으로 인기를 끌며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9년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 공정 내 핵심 소재·부품 등에 대한 수출 규제로부터 촉발된 한일 무역 갈등은 우리나라 국민들로 하여금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확산됐다.
이에 유니클로로 대표되는 일본 브랜드들은 전반적인 매출 하락을 겪었고 아직 현재 진행형으로 보이고 있다. 데상트코리아는 스포츠웨어, 캐주얼웨어 및 관련 상품의 판매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일본계 스포츠 브랜드에 속한다. 일본 데상트 본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7.23 shj1004@newspim.com |
엎친 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 여파에서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02년 207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8년 7270억원까지 성장하는 등 데상트코리아는 국내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해왔었지만 급격한 매출 감소세를 겪으며 연간 4000억원대로 외형이 축소됐다.
여기에 일본산 불매운동에 코로나19 확산 여파까지 더해지자 데상트는 결국 데상트키즈 단독매장을 지난해 국내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및 쇼핑몰 등 입점 채널에 철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데상트 매장 내 '숍인숍'(상점 안에 입점한 상점) 형태로 입점한 91개 지점에서 영애슬릿 브랜드는 그대로 운영한다. 브랜드는 살리되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을 없애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영향에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실적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코로나 19 이후의 일상 생활 회복 움직임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패션소비는 2019년 3분기부터 감소세였다. 지난 4분기까지 두 자리 역신장했지만 올해 1분기 두 자리 신장으로 반전했다. 실제 전년 3월 41% 감소했지만 올해 3월 4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5인 이상 집합금지 해제와 함께 하반기께 의류 소비는 한 번 더 강한 반등 보일 전망"이라며 "다만 코로나 완화 시점 이후 정상화 과정 있겠으나 업체별 상품 브랜드력과 채널 대응 전략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일본 불매운동 이슈가 잠잠해진 데다 점차 샤이 재팬 현상이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일 갈등이 촉발한 지 2 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일회성 요인일 것이라 생각했던 여파가 계속되고 있고 이는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샤이재팬족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 실적 개선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보복 소비 효과 등으로 자회사들이 수혜를 입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전성기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오프라인 점포 축소로 인한 고정비 절감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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