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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고사 직전'...은행권 수탁 52%나 감소

사모펀드, 수탁사 찾지 못해 펀드 발행 못해
금융당국 "올해 사모펀드 변동없어...과도기 현상"

  • 기사입력 : 2021년04월23일 11:30
  • 최종수정 : 2021년04월23일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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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사모펀드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여파로 수탁사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다. 지난해부터 줄곧 애로사항을 토로해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판매사들도 사모펀드 판매를 꺼려하며 사모펀드 업계는 그야말로 고사위기에 놓인 상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수탁사의 수탁업무는 반절 넘게 줄었다.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은행권 펀드 수탁계약 현황'자료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8곳의 사모펀드 수탁계약은 지난해 2168건으로 전년 4567건보다 52% 줄었다.

수탁사는 펀드에 들어온 자산을 보관하고 운용사 지시에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파는 역할을 한다. 은행권이 주로 업무를 맡는다. 은행권이 수탁업무를 꺼리는 이유는 수탁 수수료는 적은 데 반해 펀드에 대한 책임은 많아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판매사 뿐 아니라 수탁기관에도 사모펀드를 감시, 감독하도록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CEO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4.05 kilroy023@newspim.com

이렇다 보니 지난해 신규 펀드 설정액은 확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사모펀드 신규 설정액은 63조820억원으로 전년보다 110조6238억원 보다 43% 감소했다. 다만 올해 사모펀드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모펀드 업계는 금융당국에 수탁사 구하기 어렵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은 이런 문제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사모펀드 설정액 규모가 크게 줄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권 CEO'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운용업계가 수탁사 얘기를 여러번 하는데 지난해 통계와 올해를 비교해보니 사모펀드 위축 정도는 아니었다"며 "수탁사 책임이 과도해 꺼려하는 것인데 그렇다고 아무나 받으라고 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으로 마찰적, 과도기적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자금 보관을 꺼려하는 수탁사(은행)들은 펀드 수탁업무의 수익성이 낮은데다, 자칫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운용사, 판매사 등과 '연대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은행이 운용사와 계약을 맺고 받는 연간 수탁보수율은 펀드 설정액의 0.01~0.05%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수탁사의 펀드 감시 의무가 커지면서 은행권에선 높아진 위험만큼 수탁 수수료 역시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운용사 감시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조직 및 인력 확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수탁사 관리 감독을 위해선 조직 및 인력확충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는데 이를 은행이 떠안을 필요가 없지 않냐"고 설명했다.

더욱이 증권사, 은행을 포함한 판매사들도 사모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데다 사모펀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판매사도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부담감에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도 사모펀드 판매를 꺼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운용사들은 수탁사 구하기 어려워하고 판매사는 사모펀드를 팔기 꺼려하면서 운용업계 분위기는 좋지 않은데다 신규펀드 출시도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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