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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산한 울진 설 대목장..."손주들 보고싶어도 꾹 참니더"

기사입력 : 2021년02월11일 15:55

최종수정 : 2021년02월11일 16:09

'5인 이상 모임 금지'에 귀성객도 매출도 '뚝'...고통은 고스란히 서민 몫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올 설에는 보고싶은 손주들도 못봐 섭섭해도 꾹 참니더" "코로난동 몬동 나라가 설날에도 다섯이상 못모이도록 하니께, 내사 자식들보고 내려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니더"

낮 기온이 평년보다 6~7도 높아지면서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설 연휴 첫날인 11일, 경북 울진의 대표적 전통 장시(場市)인 '울진바지게시장' 채소전 골목에서 팔순의 할머니들이 좌판 곁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햇미역에 나생이를 무친 비빔밥으로 점심을 들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온통 코로나 이야기에 객지 나간 자식들의 어려워진 살림살이에 손주들 걱정이다.

한결같이 마스크를 코 위로 바투 댕겨 쓰고 목도리로 머리와 목을 감싸 눈주름이 가득한 눈만 환하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설 연휴 첫날인 11일 명절 그믐 대목장이 열린 경북 울진의 대표적 장시(場市)인 '바지게시장'. 2021.02.11 nulcheon@newspim.com

설 명절을 하루 앞둔 대목 그믐장인데도 장터거리는 예전과 달리 비교적 한산하다.

그전 같으면 발디딜 틈 없이 빼곡해야할 명절 앞둔 대목장이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마저 돈다.

떡바구니와 대야가 길게 줄을 이어며 명절 떡 순서를 기다리는 장터 떡집 앞도 한산하다.

"지난 추석 때만해도 사람들이 왁짜했는데, 이번 설은 대목장도 사람 발길이 끊어지고 찬바람만 도니더. 평생 울진장터서 떡집하며 살았는데 이번 설 같은 명절은 살다살다 처음이시더"

대를 물려 떡방앗간을 운영해 온 김씨 할머니가 혀를 내두른다.

코로나19로 전통시장 안의 노점상 영업이 금지돼다가 한달 여 전부터 해제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던 전통시장 분위기가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는 다시 사그라드는 분위기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설 연휴가 끝나는 오는14일까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담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발표하면서 장터는 물론 울진지역 거리에는 설 명절 분위기를 좀체 찾아볼 수 없다.

명절 대목장이면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어물전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이다.

'5인 이상 모임 금지'로 제수거리를 장만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평소보다 절반이상 줄고 자연 매출도 반토막에도 못미친다는 게 시장상인들의 한결같은 이야기이다.

"명절에 식구들이 모여야 먹을 것도 함께 나누고 조상 제사에 쓸 제수거리도 장만하는데 당췌 사람이 못모이도록 하니깐 처음부터 음식 장만 자체를 안하는 분위기니더. 그러니 자연 매출은 절반으로 줄고."

"그래도 하루빨리 코로나를 없애야 예전처럼 맘놓고 댕기고 먹고 싶은 것도 먹을 수 있으니께, 올 설날 한번 보고싶은 손주들 못보는 것보다 하루빨리 코로나를 없애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참아야지 별 도리가 있니껴"

팔순의 어물전 할머니가 애써 웃음을 지어 보인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의 대표적 장시(場市)인 '바지게시장'의 어물전. 2021.02.11 nulcheon@newspim.com


명절이면 객지에 나갔던 자식들이 고향집으로 모두 들어와 집안들끼리 함께 세배도 다니고 조상차례도 모시고, 이 집 저집 돌아다니며 설 명절 음식을 나누던 풍습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순간에 단절되고 있는 셈이다.

전통시장 공용주차장을 비롯 울진지역 도심지 곳곳에 조성된 공용주차장도 종전과는 달리 1/3도 못 채운 채 텅 비어있다. 도심지 도로도 차량 통행이 예전과는 달리 한산하다.

객지에 있는 자식들이 코로나에 발이 묶여 오지못하니 애써 명절 음식을 장만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업활동이 정지되면서 시장경기는 바닥까지 곤두박질친 데다가 지난 3년간 울진을 비롯 동해안을 강타한 태풍과 이른 한파에 따른 냉해로 과수작목과 밭작목이 심각한 피해를 입어 시장 물가가 두 배 이상으로 오르고, 설상가상으로 최근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서민 주요 일상 먹거리인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과 일반 서민들에게로 되돌려지고 있다.

전국 최고의 '대게' 주산지인 죽변항 분위기도 마찬가지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설 연휴 첫날인 11일 오전 동해안 대게 주산지인경북 울진 죽변항에서 대게 자망어업인들이 죽변수협 위판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2021.02.11 nulcheon@newspim.com

설 명절을 앞두고 발디딜 틈 없이 주민들과 귀성객,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죽변항이 썰렁하다.

평소 20여척 이상의 대게잡이 어선들이 밤새 잡아올린 대게 위판을 위해 흥청거리던 죽변수협 위판장도 한산한 모습이다.

설 연휴 첫날인 11일 대게 위판에 응한 배는 6척에 불과했다. 평소의 1/3 수준인 셈이다.

당연히 위판고도 평소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수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묵인데다가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마저 '5인 이상 모임 금지'에 묶이자 일치감치 대게 자망어선들도 휴업에 들어갔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수산물 위판은 11일로 마감하고 설 명절이 지난 14일 위판을 재개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설 명절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의 중요한 고리이다"며 "설 명절 고향 방문보다는 가급적 집에 안전하게 머무르며 만남과 접촉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 준수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독려하고 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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