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경비원의 눈물] "개인 기사처럼 일했다", 주차도 분리수거도 당연시

기사입력 : 2020년05월21일 08:02

최종수정 : 2020년05월21일 08:02

차키 40개 보관...해고 두려움에 불만 제기 불가능
분리수거·청소 등 업무 외 노동 당연시
휴가 쓰려면 '대타' 구해 직접 일당 지급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8년 동안 모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했던 70대 박노성(가명) 씨는 지난 19일 기자와 만나 "주민들 개인 기사처럼 일했다"고 하소연했다. 주차는 공식적인 업무 외 노동이었지만 당연한 경비원 업무처럼 굳어졌기 때문이다.

박씨가 일했던 아파트단지는 유난히 주차 공간이 부족했다. 밤늦게 귀가하는 주민들은 아파트단지 밖 노상에 차를 주차한 뒤 박씨에게 열쇠를 맡겼다. 좁은 공간에 이중주차를 하기 힘든데다 차를 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접촉사고가 우려된다는 게 이유였다.

박씨는 다음날 아침 9시 주차 단속이 나오기 전까지 노상에 있는 주민들 차량을 아파트단지 안에 주차해야만 했다. 경비실에는 차키만 40여개가 있었다고 한다. 아예 열쇠를 하나 더 만들어 경비실에 두는 주민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차량을 주차하다 발생할 수 있는 접촉 사고다. 주민들은 열쇠를 맡기면서 '경비원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막상 차량 수리비용이 몇 백 만원 나오면 불만을 가질 수 있어 '갑질' 혹은 부당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홈페이지]

주민들 차량 주차는 공식적인 업무 외 노동이지만 누구 하나 불만을 제기하는 일이 없었다. 불만을 제기하려면 일을 그만둘 마음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주차를 안 하겠다고 말해본 적은 없다"며 "주차도 안 할 거면 경비가 왜 필요하냐면서 바로 해고시킬 게 뻔하다"고 설명했다.

경비원들의 추가 노동은 박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차 외에도 쓰레기 분리수거, 청소 등 아파트와 관련한 온갖 잡일은 모두 경비원들의 몫이다. 그럼에도 경비원들은 해고 두려움에 불만을 제기할 수조차 없다고 한다. 주민들의 폭행 및 폭언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모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 경우처럼 주민들의 '갑질'에도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이 경비원들의 숙명이다.

박씨의 경우 특정 주기마다 모든 경비원들이 소집돼 아파트단지 곳곳을 청소했다. 경비원들 사이에서는 "경비원이 아니라 청소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일부 아파트단지는 경비원이 분리수거를 해주면 추가 임금을 챙겨주지만 대부분 경비원들은 받지 못한다는 게 박씨 설명이다.

택배 등 물품을 맡아 달라거나 이웃 주민에게 전달해 달라는 사적 요구도 비일비재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고스란히 경비원 책임이다. 박씨는 "주민 물건을 보관해주다 분실해 35만원을 물어준 적이 있다"고 했다.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경비원들도 있다. 박씨가 일했던 아파트단지는 휴가를 쓰려면 일명 '대타'를 스스로 구해야 한다. 대신 일해주는 경비원에게 지급하는 일당 11만원은 박씨가 직접 입금해야 한다.

박씨는 "택배 보관이나 아파트 마당 청소, 분리수거, 주차 모두 경비원 일은 아니지만 '인지상정' 차원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이를 당연한 경비원 업무로 생각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 돈을 내놓고서야만 휴가를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을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어야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ak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