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해상-육상 분리정책…병력 이동 최소화
홍삼 등 특식 제공해 장병 면역력 증진 및 사기 진작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서 승조원 수백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해군이 '제2의 미국 항공모함 사태'를 막기 위해 특단의 코로나19 대응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13일 해군은 "코로나19 대응 초기부터 지금까지 해군 전투력의 근간인 함정을 바이러스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강도 높은 대응책을 지속적으로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3함대사령부 전남함 장병들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함정 내 거소투표소에서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해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먼저 코로나19 위기경보 '심각'단계 격상에 따라 지난달 2일부터 6일까지 전 승조원을 함정 대기토록 조치했다. 대상은 해군의 고속정(PKM) 이상 모든 함정과 승조원 전원이다. 또 감염 우려가 있는 장소를 방문했거나 감염 우려자와 접촉한 인원을 제외한 인원은 영내 대기하도록 했다.
해군은 "해군 핵심전력인 함정과 승조원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며 "이를 통해 코로나19 함정 확산 방지에 일조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함정 전파를 원천 차단하고자 해상과 육상 분리정책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육상으로의 병력이동 최소화 ▲함정 인사이동 및 출장 최소화 ▲불가피하게 이동 시 외부인과의 접촉 최대한 차단 ▲함정-육상 및 함정-함정 간 회의는 화상회의로 조정 ▲불가피한 대면 회의 시 최소 인원으로 시행 ▲영외 간부는 이동 자제 및 퇴근 후 격리 수준으로 자가 대기 ▲일부 함장은 재함대기 상황에서 속옷 등 생필품을 택배로 배송 받아 생활 등을 시행했다.
또 ▲함정근무자와 육상근무자 간 불필요한 접촉 자제 ▲민간항구에 함정 입항시에는 영내 대기하며 외부와의 접촉 통제 ▲정박시 함정의 출입구인 현문에서 발열 확인과 손 소독 ▲내·외부에서 마스크 착용 등도 의무화했다.
자료사진. [뉴스핌 DB]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출항 전 사전대비 조치도 보다 철저히 하고 있다.
먼저 출동 전 함정에 대해 출항 전부터 전 승조원에 대한 개인별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한편 화장실과 침실 등 공영 격실은 매일 방역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내 장병과 영외 간부의 접촉 최소화를 위한 식사 시간 분리 시행, 외부인과 접촉가능성 최소화를 위한 영외 간부의 영내 대기 조치 및 함 승조원 전원 대상 아침, 저녁 매일 2회 발열 체크도 실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은 지난해 10월부터 함정 승조원들의 전투력 회복을 위해 대형 취사 트레일러를 활용한함정급식지원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5일 진해 군항 부두에서 고준봉함 장병들이 배식대에 차려진 음식을 식판에 담고 있다. [사진=해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 장병 면역력 유지 위한 화이트 푸드·김치 등 균형 잡힌 식단 제공
스포츠 리그전 개최 등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도 적극 시행
해군은 특히 함정장병들의 면역력 유지를 위해 식단 운영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해군은 "최근 화이트 푸드(흰색 과일과 채소), 김치 등 30여가지 식재료로 균형 있게 구성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며 "장병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장병 선호도를 고려한 특별 메뉴와 홍삼 등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후식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외박·휴가가 제한된 장병들이 코로나 블루(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를 극복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해군은 "▲일과 조정 등 탄력적 부대 운영 ▲소통 및 여가활동 보장 ▲함정 자체 축구·농구·탁구 등 리그전 ▲e-스포츠 등 각종 경연대회 ▲노래방 및 사이버지식정보방 등 복지시설 이용시간 확대 ▲병영생활전문상담관과 군종장교의 상담 강화 등을 통해 함정 장병들의 코로나 블루 극복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해군은 지난해 10월부터 함정 승조원들의 전투력 회복을 위해 대형 취사 트레일러를 활용한함정급식지원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5일 진해 군항 부두에서 고준봉함 장병들이 배식대에 차려진 음식을 식판에 담고 있다. [사진=해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해군은 이밖에도 해군 주둔지역이 코로나19 주요 확산지역이 아닌 점도 해군의 코로나19 대응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해군은 "해군 주둔지역은 진해, 부산, 동해, 평택, 목포, 인천, 제주 등으로 코로나19 주요 확산지역이 아니다"라며 "이 또한 코로나19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첫 발생일부터 13일 현재까지 해군 함정 내부에 확진자 발생은 한 명도 없다. 제주 해군 병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아직 치료 중이지만, 이 병사는 제주해군기지 소속으로 함정 근무자가 아니다. 해군은 확진자가 단 1명으로, 육·해·공 3군 중 가장 확진자가 적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