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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위구르족 지지하면서 다시 불붙는다

  • 기사입력 : 2019년12월23일 13:52
  • 최종수정 : 2019년12월23일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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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홍콩에서 22일(현지시간) 신장(新疆) 자치구의 위구르족을 위한 대규모 연대 집회가 열렸다. 그동안 홍콩 반(反)정부 시위에서 위구르족을 상징하는 깃발을 들거나 지지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의 모습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위구르족을 지지하는 별도의 시위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카오 반환 20주년 경축행사에서 홍콩에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까지 보냈지만, 시위대는 아랑곳 하지 않고 이제 위구르족 탄압 문제를 홍콩과 연계시키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시위대가 오는 24일에도 집회를 예고하며 홍콩에서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위구르족 지지 시위를 펼치는 홍콩 시위대와 대치하는 홍콩 경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첫 위구르 지지 집회 나선 시위대...경찰과 충돌도

로이터통신과 홍콩프리프레스(HKFP)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도심의 에딘버러 광장에서는 10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참여한 위구르족 지지 집회가 열렸다. 시위대는 위구르족을 상징하는 깃발과 지지 메시지를 담은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이어나갔다.

시위대는 신원을 감추기 위해 검정 옷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집회에 참여했으며 '위구르 해방, 홍콩 해방'과 '중국의 가짜 자치권이 집단학살을 야기하고 있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남편과 시위에 참석한 41세 여성은 통신에 "홍콩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인 자유와 독립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위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선수 메수트 외질(아스널)이 트위터에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대한 비판글을 올리자 분노한 중국 당국이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외질은 지난 13일 "중국에서 코란이 불태워지고 모스크는 문을 닫았다"며 "남성들은 강제로 수용소로 보내지고 있으며, 여성들은 중국 남성과 결혼할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외질은 이어 "하지만 이런 모든 일에도 이슬람 사회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위구르자치구에서 재교육 소용소를 설립하고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 민족들을 강제로 수용해왔다. 중국은 테러범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재교육 수용소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국제사회로부터 소수 민족의 정체성과 종교를 말살하고 공산당의 정신을 주입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역시 위구르 수용소 문제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으며, 하원은 위구르인권법안(위구르 인권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외질은 신장 위구르자치구를 옛 명칭인 '동(東)투르키스탄'으로 표현하고, 위구르족을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고 언급해 중국 당국의 분노를 키웠다. 위구르족은 18세기 이후 중국 청(淸) 왕조의 지배를 받아왔으며, 1930년대와 1940년대 두 차례에 걸쳐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을 건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투르키스탄 공화국은 1949년 중국에 완전히 편입됐다. 

외질의 위구르족 지지 발언으로 중국 국영방송 CCTV는 아스널과 맨체스터시티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계를 예고 없이 취소해 파장을 일으켰다.

22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위구르족 지지 시위에서 영국 프리미어리그 선수 메수트 외질(아스날)이 그려진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시위대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진핑, 마카오 방문 중 홍콩에 간접경고

이날 시위는 대체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하지만 오후 5시경 시위대가 에딘버러 광장에 계양 된 오성홍기를 내린 뒤 불에 태우려고 하면서 시위 양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진압에 나선 경찰은 페퍼 스프레이를 뿌렸으며,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플라스틱 병을 던졌다. 대치 상황이 이어지면서 경찰 한 명이 권총을 뽑아들기도 했지만 발포하지는 않았다. 오성홍기를 불태우려 한 시위대 두 명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AFP통신은 홍콩의 이번 위구르 지지 집회가 중국 당국의 분노를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마카오 주권반환 20주년 행사에 참석, "홍콩과 마카오가 조국으로 반환된 이후 두 곳의 특별행정구역 문제를 다루는 것은 전적으로 중국 내정이지 외세 일이 아니다"며 "어떠한 외부 세력도 간섭 못하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시 주석은 또 마카오를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국가, 두 체재)의 모범사례로 평가하고, 금융 허브 건설 구상을 밝히는 등 홍콩에 대한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까지 보낸 상황이다. 그러나 홍콩 시위대는 시 주석의 경고에도 시위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특히 신장에서 벌어지는 일이 홍콩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 홍콩 문제를 위구르 탄압 문제와 연계시키며 집회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시위 주최 측도 '오늘은 신장이지만 내일은 홍콩이다. 일함 토티를 석방하라'는 배너를 걸어놓기도 했다. 위구르족 반체제 인사이자 경제학자인 알함 토티는 분리주의 활동 혐의로 2014년 종신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위대는 크리스마스 연휴가 있는 주에도 도시 전역에서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시위대는 오는 24일 쇼핑몰 5곳에서 저녁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과의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카오 반환 20주년 경축식에 참석하기 위해 18일(현지시간) 마카오를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카오 국제공항에서 축하 연설을 하고 있다. 2019.12.18. [사진=로이터 뉴스핌]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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