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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년에 몇 억씩 벌겠죠"…첫 출하 앞둔 국내 최초 갑오징어 양식장

기사입력 : 2019년11월17일 11:00

최종수정 : 2019년11월17일 11:00

대오수산 곽태진 대표, 3년간 고생 끝에 양식 성공
국립수산과학원 기술 지원…"어민 소득 향상 기여"

[해남=뉴스핌] 한태희 기자 = "다른 양식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1년에, 몇 억원씩은 벌겠죠."

곽태진 대오수산연구소 대표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곽태진 대표는 11월말 양식 갑오징어 출하를 앞두고 있다. 이번이 두 번째 갑오징어 출하다. 곽 대표는 갑오징어 새끼를 가져다가 키워서 지난해 말 시장에 내놨다. 물량이 적었던 탓인지 큰 재미를 못 봤다.

올해는 다르다고 곽 대표는 내심 기대했다. 양식 갑오징어 물량도 넉넉하거니와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서다. 국립수산과학원. 20년 넘게 양식업에 종사한 곽 대표가 믿는 우군이다. 

큰 갑오징어는 이달 말 출하하고 작은 갑오징어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연구소로 가져가서 더 키운 후 내년 봄에 출하한다. 곽 대표가 출하 계획을 설명하며 표정 변화 없이 한마디를 툭 던졌다. "봄철에 오징어가 나면 1마리에 2만5000원에서 3만5000원하는데 대량생산을 하면 어민 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 같다."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내 첫 갑오징어 양식장인 대오수산연구소의 곽태진 대표 [사진=해양수산부] 2019.11.17 ace@newspim.com

갑오징어는 한국 서해안과 남해안, 동중국해 일대에 사는 오징어다. 주로 수심 10~150m에 산다. 현재 식탁에 오르는 갑오징어는 모두 깊은 바다에서 잡았다. 올해부터는 땅에서 기른 갑오징어를 먹을 수 있다. 국내 최초 갑오징어 양식장인 대오수산이 이달부터 양식 갑오징어를 출하해서다.

대오수산은 전라남도 해남군 화원면 일대에 있다. 바다와 육지의 경계. 대오수산이 자리 잡은 곳이다. 대오수산에서 남서쪽으로 2분(약 150m) 걸어가면 남해안이 나온다. 곽 대표는 남해 바닷물을 끌어다가 갑오징어를 키운다. 대오수산에서 동남 방향으로는 산이 보인다. 대오수산에서 북쪽으로 갈대로 우거진 둑을 넘어가면 추수가 끝난 텅 빈 논이 있다.

갑오징어 양식장은 농촌 저수지와 닮았다. 동서남북 네 방향에 두툼한 제방을 쌓고 움푹 파인 가운데는 물로 채웠다. 곽 대표는 이를 축제식 양식장이라고 불렀다. 양식장 면적은 초등학교 운동장 약 4.5개를 더한 규모보다 조금 더 컸다. 

논과 산으로 둘러싸인 갑오징어 양식장은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수지였다. 바닷가 양식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조립식 수상 구조물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하지만 양식장 안에는 2만~3만 마리에 달하는 갑오징어가 꿈틀거렸다.

갑오징어 수확은 저수지에서 물고기를 잡는 방식과 흡사했다. 작은 배나 물에 뜨는 구조물에서 투망을 던지거나 통발을 내려뜨린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투망과 통방을 걷어올린다. 곽 대표가 보여준 갑오징어 잡는 방법이다.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전남 해남군 화원면 일대에 있는 국내 최초 갑오징어 양식장 모습. 곽태진 대오수산연구소 대표(가운데)가 통발을 이용해 양식장에서 키운 갑오징어를 잡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2019.11.16 ace@newspim.com

미리 던져놓은 통발을 걷어올리자 하얀 물방울이 사방으로 튀었다. 물 밖으로 나온 갑오징어는 팔딱 꺼리며 물보라를 일으켰다. "먹물을 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대오수산 직원이 뜰채로 갑오징어를 들어 올리며 외쳤다. 물기와 점액으로 뒤덮인 양식 갑오징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양식 갑오징어는 성인 손바닥 크기와 맞먹었다. 지난 5월 손톱보다 작았던 어린 갑오징어(0.8㎝)는 약 6개월 사이에 몸집이 25배나 불었다. 큰 갑오징어는 길이가 25㎝ 넘는다. 큰 갑오징어 무게는 300~400g에 달한다.

약 3년 전부터 곽 대표는 갑오징어 양식에 매달렸다. 그전까지는 전남 신안군에서 새우를 양식했다. 새우만 약 20년 양식했다. 곽 대표는 불현듯 새우 이외 다른 어종을 양식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새우를 오래 키운 양식장은 질병이 만연해 어종 변경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갑오징어는 지금까지 양식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양식에 성공하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곽 대표는 자신했다. 갑오징어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쉽게 접하는 살오징어보다 가격이 2배 비쌌다. 살아있는 살오징어 1㎏를 먹으려면 4000원에서 1만500원을 줘야 한다. 살아있는 갑오징어 1㎏ 가격은 1만5000원에서 3만원이다.

그렇다고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는 지금보다 적은 돈을 내고 갑오징어를 먹을 수 있다. 양식 갑오징어가 자연산보다 싸기 때문이다. 곽 대표는 "자연산 갑오징어가 3만원이면 양식이니까 2만원 하더라도 소비자가 충분히 사서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전남 해남군 화원면 일대에 있는 대오수산에서 양식한 갑오징어 [사진=해양수산부] 2019.11.16 ace@newspim.com

갑오징어 양식은 쉽지 않았다. 입질에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입질은 막 부화한 어린 갑오징어에 줄 먹이(사료) 개발을 말한다. 적합한 먹이를 찾기까지 돈도 수억원이나 썼다.

민간에서 곽 대표가 갑오징어 양식에 매달리는 동안 국립수산과학원도 갑오징어 전주기적 양식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수차례 실험 끝에 어린 갑오징어 먹이로 알테미아(크기가 작은 새우)를 찾아냈다.

"동해 연구소와 합작해서 하다 보니 갑오징어 장단점을 터득해서 내년부터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곽 대표는 표정 변화 없이 짧게 말했다.

양식 갑오징어 출하를 앞두고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도 반가움을 표시했다. 문성혁 장관은 전남 해남으로 내려와서 대오수산 양식 현장을 살펴봤다.

문성혁 장관은 "갑오징어 양식이 보급되면 국민은 보다 저렴하게 갑오징어를 드실 수 있다"며 "어업인은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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