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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남미...칠레, 반정부 시위 격화로 APEC 개최 포기

기사입력 : 2019년10월31일 17:01

최종수정 : 2019년10월31일 17:27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최원진 기자 = 남미가 흔들리고 있다. 지하철 요금 시위로 촉발된 칠레의 반정부 시위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과격해지고 있다. 칠레는 11월 16일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포기했다.

남미에서 경제 실정에 따른 정국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최에 임박해 국제정상 간의 회의를 취소한 것이라 향후 파장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앞서 남미 제2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27일 치러진 대선에서 '페론주의' 노선을 내세운 좌파 야당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에는 4년 만에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산티아고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반(反) 정부 시위가 벌어진 칠레 수도 산티아고 거리에서 가구가 불에 타고 있다. 2019.10.30

칠레, 시위대 규모 100만명 넘어서

30일(현지시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 개최를 취소했다. 열흘 넘게 지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로 정상적인 국제 행사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1989년부터 매해 열렸던 APEC 정상회의가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칠레 시위의 발단은 지하철 요금 30페소(약 50원) 인상이다. 산티아고 대학생과 청년들은 '#대규모 회피'(#EvasionMasiva)란 해시태그와 함께 지하철 요금을 내지 말자는 소셜미디어 운동에 나섰다.

청년들은 요금을 내지 않기 위해 지하철 개찰구를 뛰어 넘었고, 일부는 티켓 판매 기계를 파괴했다. 청년들의 지하철 요금 인상 반대로 시작된 불만은 사회 불평등에 대한 범국민적 분노로 확산됐다.

지난 25일에는 칠레 전역에서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피녜라 대통령은 TV연설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고, 29일에는 내무·경제·재무·노동부 등 내각 교체를 단행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시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격화되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은 지하철역과 버스, 은행에 불을 질렀다. 슈퍼마켓과 상점 절도를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도로는 시위대의 방화와 바리케이드 설치로 제 기능을 상실했다.

칠레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밤 10시 이후 통행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군인과 경찰들은 곤봉과 최루탄, 심지어 실탄까지 쏘며 시위 진압에 안간힘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첫 시위 이래 경찰의 진압 등으로 사망한 시위자들은 최소 23명이다.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25일(현지시간) 대규모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실패한 '신자유주의' 실험실

칠레는 신자유주의의 실험실로 불렸다. 1980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대통령 이후 지금의 피녜라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칠레 정부는 민영화 위주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했다.

그동안 칠레는 빠른 경제 성장을 통해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2010년에는 멕시코에 이어 남미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됐다.

하지만 성장에 따른 혜택이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으면서 심각한 양극화와 빈부격차를 불러왔다.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불평등과 불공정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2017년 유엔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칠레에서는 상위 1%가 전체 부(副)의 33%를 소유하고 있다. 칠레는 OECD 국가 중 가장 빈부격차가 큰 회원국이기도 하다.

훌리오 핀토 산티아고 대학교 교수는 지난 30년간 칠레의 경제 성장이 불공정하게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 온라인 매체 복스(Vox)에 "칠레는 민영화 위주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해 지난 30년간 경제 성장을 이뤘고 부유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이는 매우 엉성하게 지어진 대들보와 같다"고 주장했다.

빈부격차 심화와 무분별한 민영화에 따른 보건·교육·연금 등 공공 서비스 부실이 만들어낸 총체적인 사회 구조적 모순에 칠레 국민들이 폭발했다는 얘기다.

AP통신은 "칠레에서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기 위해 1년을 기다리거나, 진료 약속이 잡혔다는 전화를 가족이 죽고 나서 몇 달 뒤에 받는 경우가 흔하다"고 전했다.

영화업계에 종사하는 안토니아 델 알멘드로 씨(25)는 가디언에 "우리나라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독재정권 시절과 같은 헌법을 가진 유일한 국가다. 우리는 독재정권 때와 동일한 헌법과 경제모델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인권 역시 그때와 마찬가지로 침해받고 있다. 우리들은 이제 깨어났다"고 말했다.

[산티아고 로이터=뉴스핌] 전솔희 인턴기자 =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수도 산티아고의 베르나르도 오이긴스 공원에서 열린 연례 군사퍼레이드에 참석했다. 2019.09.19. Alex Ibanez/Courtesy of Chilean Presidency/Handout via REUTERS

남미에 다시 부는 '좌파' 바람

최근 남미의 반정부 시위는 칠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에콰도르에서는 정부의 유류보조금 삭감 반대 시위로 들끓었고, 볼리비아와 온두라스 등에서도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정부에게 시위하고 있다.

남미의 고질적인 양극화와 빈부격차 등 경제적 불평등과 부패하고 무능력한 기성정치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남미에는 다시 좌파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0일 치러진 볼리비아 대선에서 좌파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승리한 가운데, 아르헨티나에서는 4년 전 우파에 표를 던졌던 국민들이 친(親)시장 정책 실패와 긴축 재정에 대한 불만으로 다시 좌파의 손을 들어줬다.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에서 연이어 좌파 후보가 승리한 데 이어, 11월 결선투표를 치르는 우루과이에서도 좌파 집권당이 승리하면 남미에서 좌파 정권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아르헨티나의 마크리 정권으로 시작된 남미 우파 정부의 강세 흐름이 전환되는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오른쪽으로 치우쳤던 남미의 정치 지형이 다시 왼쪽으로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신자유주의와 긴축 정책을 펼쳤던 칠레와 좌파에서 우파로 선회한 에콰도르가 반정부 시위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남미 우파 정부의 입지가 보다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라틴아메리카는 지금 혼란의 가운데에 놓여 있다.

2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중도 좌파 연합 '모두의 전선'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사진= 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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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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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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