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데이터3법] ⑭핀테크 대표 4인 "법 통과 늦어지면 우리는 은행의 하청업체"

기사입력 : 2019년11월02일 08:00

최종수정 : 2019년11월02일 08:00

뱅크샐러드·보맵·디셈버앤컴퍼니·토스 대표 인터뷰
사업기회 지연에 '발동동'…법개정 속도에 생존 갈림길

[편집자]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무장한 구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누르며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를 알린 지 3년 반이 지났습니다. 알파고 쇼크에 우리 기업과 대학은 앞다퉈 인공지능 투자를 선언했지요. 하지만 국내 법체계는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법 규제에 막혀 야심차게 닻을 올린 인공지능 연구가 속속 중단되고, 인재는 해외로 떠나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뒤늦게 데이터 3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법안이 1년 째 국회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이 답답한 현실을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30회 이상 '빅시리즈'로 꼼꼼하게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지난달 국내 핀테크사들은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또 다시 넘지 못하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 얼마나 긴 시간을 기다려야할 지 앞이 깜깜했다. 국회는 연말 예산정국을 마친 뒤, 바로 21대 총선 준비에 착수한다. 신용정보법을 포함해 데이터 3법 통과를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뉴스핌은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 류준우 보맵 대표, 송인성 디셈버앤컨퍼니자산운용 부대표, 이승건 토스 대표(가나다 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데이터 3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개인과 기업 모두에 도움이 되는 만큼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기업 '혁신사업 기회'…고객 '맞춤형 서비스'

국내 핀테크사들은 데이터 3법 통과를 전제로 특색있는 서비스를 개발해왔다. 토스와 뱅크샐러드는 개인 맞춤형 금융 컨설팅과 상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스크래핑(긁어오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확보하는 정보가 제한적이라 구상한 서비스를 100% 현실로 옮길 수 없었다.

김태훈 대표는 "고객의 모든 계좌·카드·증권·보험 정보를 조회하고 이를 분석해 금융생활에 필요한 조언과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현재 뱅크샐러드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속도가 빨라지고 정보는 더욱 세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대표는 "고객의 전체 금융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서 맞춤형 재무컨설팅과 개인에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보어드바이저 회사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보험 추천 플랫폼 보맵도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송인성 부대표는 "고객의 투자성향을 세밀히 판단하고, 고객의 재무상태나 소비습관을 토대로 투자를 진행하는 등의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며 "저금리 노령화 시대인 지금 '자산관리의 대중화'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류준우 대표도 "보험산업은 사후구제·보상에서 예방·종합위험관리로 변화가 시작됐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 규제에 발목 잡힌 핀테크사…"글로벌 경쟁 기회마저 잃는다"

이 같은 서비스는 데이터 3법이 통과돼야 빛을 볼 수 있지만, 1년째 발목이 잡혀있다. 그 사이 '데이터 기반 금융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김태훈 대표는 "핀테크 유니콘기업 39곳 중 24곳이 미국기업이다. 이들은 일찍이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사업을 전개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쫓아갈 길이 멀다"며 "데이터 3법까지 통과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유럽 기업들과 다툴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어버릴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송인성 부대표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시도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결국 사업 확대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핀테크사들이 기존 오프라인 금융사의 하청업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 달 데이터 3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속도다. 각각 상임위원회(정무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해도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 등 후속 절차들이 많이 남아있다.

김태훈 대표는 "빠르게 사업을 고도화해야 하는 스타트업으로서 기업들과 협업이 지연되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라며 "일부 금융회사들은 데이터 3법이 통과되고 시행령이 다 완비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건 대표는 "고객의 종합적인 정보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기회가 지연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데이터 3법 통과는 기존 금융회사에도 필수적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류준우 대표는 "시장은 결국 어느 기업이 소비자에 선택받느냐로 귀결될 것"이라며 "금융회사와 핀테크사 간 이종결합, 제휴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승건 대표도 "서로가 서로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에서 경쟁자이자 협력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milpar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