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젠더프리·배리어프리…연극 '묵적지수'가 전하는 메시지

기사입력 : 2019년06월25일 19:01

최종수정 : 2019년06월29일 11:58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사상가 묵자가 초혜왕과 모의전을 벌인 고사 바탕으로
화려한 무대 장치 없애고 배우의 몸짓과 목소리에 집중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젠더 프리 캐스팅, 배리어프리, 수평적 스태프 구조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연극 '묵적지수'가 탄생했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연극 '묵적지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프레스콜은 원래 전막 시연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한 배우의 다리 부상으로 인해 하이라이트 시연과 질의응답으로 구성이 변경됐다.

연극 '묵적지수' [사진=서울문화재단]

연극 '묵적지수'는 제8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이다. 남산예술센터가 달과아이 극단과 공동 제작한 2019년 시즌 프로그램 세 번째 작품이다. 초나라 혜왕 50년(기원전 439년) 춘추전국시대 사상가 묵자(묵적)가 초나라의 침략을 막기 위해 초혜왕과 모의전을 벌였다는 고사를 바탕으로 한다.

서민준 작가는 "전쟁을 겪어본 세대는 아니지만, 가끔 저희 세대가 전쟁을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악스러울 때가 있다. 이 작품도 그런 식으로 소비될 수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의도를 밝혔다.

이래은 연출은 "전쟁이 뭘까 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사실상 전쟁이 없는데 전쟁인 것 같다고 느끼는 이유가 뭘지 고민했다. 미투 이후 싸우고 있는 배우나 스태프, 골목상권을 침해한 대기업과 싸우는 소상공인 등 일상에서 수많은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일상도 전쟁만큼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연극 '묵적지수' [사진=서울문화재단]

작품은 고대 중국을 무대 위에 재현하기보다 인간과 기술, 권력과 자본 관계에 내재된 폭력의 실체를 포착하는데 집중한다. 우리 사회가 능력으로 간주한 '힘'의 정체를 의심하며, 승자독식 체제로 편성된 인간 사회의 모순을 짚어본다. 때문에 각 등장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리며 개개인의 가치와 연대의 의미도 되돌아본다.

이 연출은 "그동안 전쟁이 유희적으로만 소비돼왔다고 생각한다. 전쟁을 직접 치러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싸울 필요 없는 사람들이 권력자에 의해 서로 칼을 겨누게 되는 상황이 전쟁의 가장 큰 비극이다. 때문에 병사, 궁녀 캐스팅에 신경을 많이 썼다. 주요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다시 병사가 되면서 언제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길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대 위 화려한 전투신을 없애고 배우들의 직접적인 몸, 운동성이 보여져야 한다. 요즘에는 워낙 많은 시각 정보가 있기 때문에 극장에서만큼은 몸짓, 목소리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극은 작품 안팎으로 고정된 관습에서 벗어나는 다양한 시도를 한다. 전쟁 서사가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관념을 깨고 성별에 관계 없이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구성된다. 배우 경지은, 민대식, 박훈규, 성수연, 오지나, 이미라, 임원옥, 최희진, 하지은이 출연한다.

이 연출은 "작품 속 대부분 역할이 남성이다. 2019년에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고민했고, 2019년에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생각해봤다. 지난해 미투가 떠올랐고, 위계 폭력과 성폭력에 맞서 싸우는 여자 배우들이 떠올랐다. 협소한 여성의 역할들을 벗어나 다양한 역할에서 연기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창작자로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서 작가는 "작품을 쓰면서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였다. 2500년 전 기록에는 여성의 이름조차 남아있지 않아서 굉장히 어렵고 까다로웠다. 그래서 더 젠더 프리 캐스팅 제안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연극 '묵적지수' [사진=서울문화재단]

공연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휠체어 리프트 이동이 필요 없는 무대 장치 반입구를 모든 관객의 출입구로 사용한다. 30일과 7월 7일 공연은 자막 해설과 수화통역, 음성해설 등이 제공되는 배리어프리로 진행된다. 또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스태프로 구성되며, 360도 원형 무대를 통해 색다른 공간 감각을 전달한다.

이 연출은 "묵가는 나이, 성별, 계급을 구분하지 않고 사람은 모두 평등하고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이념을 가진다. 연극계는 나이, 성별로 인한 차별이 매우 심한 곳이다. 묵가 사상을 다루는데 있어 작업도 그 방향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스태프들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형무대는 반대쪽 관객이 보인다. 보이지 않는 배우의 얼굴을 관객을 통해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일방적으로 보지 않고, 서로 마주하는 행위 자체가 지금 시대에 필요한 감각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했다"며 "휠체어를 타고 오시는 관객분들도 원하는 자링 다양한 각도로 앉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연극 '묵적지수'는 오는 26일부터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상 당한 배우의 상태와 의사의 판단에 따라 26일 공연 유무가 결정될 예정이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공무원 당직제' 76년만에 전면 개편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1949년 도입된 공무원 당직 제도가 76년만에 처음으로 전면 개편된다. 무인 전자경비장치 등 도입 여부에 따라 재택당직을 적극 도입하고, 인공지능(AI) 민원응대 시스템도 도입된다. 인사혁신처는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4일 밝혔다. 당직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AI 당직 민원 시스템을 통한 신속한 민원응대가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이번 개정안은 크게 재택당직 확대, 상황실 중심 당직 전환, 통합당직 운영, 인공지능 민원응대 도입 및 소규모 기관 당직 감축 등 4가지 측면에서 추진된다. 지방자치단체 당직근무 유형 예시[제공=인사혁신처] 우선 무인 전자경비장치와 통신체계가 마련된 기관의 경우, 인사처나 행정안전부와의 사전 협의 절차 없이 자율적으로 재택당직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또 기존 2~3시간이었던 사무실 대기시간은 1시간으로 단축된다. 외교부, 법무부 등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는 기관은 기존 당직실 대신 상황실에서 당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정된다. 당직 부담이 큰 기관은 인력 보강이나 인원 조정이 가능하게 했다. 같은 청사나 인접 지역에 위치한 여러 기관은 협의를 통해 당직 운영을 '통합'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전청사 내 8개 기관이 각각 1명씩 당직을 서던 기존 방식 대신, 앞으로는 3명의 통합당직 근무자가 8개 기관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야간이나 휴일에 전화 민원이 빈번한 기관에는 AI 당직 민원 시스템이 도입된다. 민원은 국민신문고로 연계하고, 화재나 범죄는 119·112 신고로 연결된다. 긴급 사안은 당직자에게 직접 연결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이외에도 24시간 상황실 운영 기관의 일반 당직이 폐지되면 공무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사처는 연간 약 169억~178억원 규모의 예산 절감 효과와 함께 356만 근무시간이 추가 확보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동석 인사처장은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비효율적인 당직 제도는 공무원들의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가중하고 공직 활력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실태조사와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한 만큼, 공무원들이 업무에 더욱 집중하고, 국민에게 보다 질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11-24 12:00
사진
카카오톡 '친구탭'-목록형 중 택일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카카오톡의 대표 기능 중 하나인 '친구탭'이 다음 달부터 기존의 목록형 방식 UI(사용자 인터페이스)로 다시 이용 가능해질 전망이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내부 테스트를 거쳐 다음 달 정식 업데이트에서 두 가지 UI를 동시에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현재 적용돼 있는 소셜미디어형 친구탭과, 기존처럼 단순하게 친구 목록만 표시되는 목록형 UI 중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난 9월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 현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기조연설을 통해 카카오톡 개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당초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이달 안에 기존 UI 복구를 마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카카오는 안정성 확보 및 일부 기능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업데이트 시점을 한 달가량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친구탭 개편은 지난 9월 23일 열린 개발자 행사 '이프 카카오(if(kakao)25)'에서 공식 공개됐다. 당시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프로필이 단순한 정보 표시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과 일상을 담아내는 형태로 확장될 것"이라며 새로운 방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개편 직후 사용자 불만이 급격히 늘었다. 피드 형식의 화면이 메신저 본래 기능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과 함께 광고 노출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로 개편 이후 카카오톡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이용자 평점이 1점대까지 떨어지는 등 서비스 신뢰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이용자 불만이 이어지자 카카오는 결국 연내에 기존 UI를 되돌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역시 이달 7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용자 의견을 바탕으로 친구탭 개편을 포함한 전반적인 서비스 개선을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언급하며 기존 방향 수정 의지를 재확인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4분기 내 목록형 친구탭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라며 "이용자 편의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계속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cn05002@newspim.com 2025-11-23 14:2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