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개 도매상 난립 추정.. 대부분 연 매출 100억 미만
2002년 설립한 지오영, 사모펀드 투자 유치해 물류 투자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이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으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면서, 의약품 유통시장과 지오영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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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지오영] |
◆ 의약품 도매유통 시장규모 32조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과 조선혜 지오영 회장은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기존 주주들로부터 지오영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로 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지오영은 2002년 설립된 의약품 유통업체다. 의약품 유통업체는 의약품 유통을 전문적으로 맡아 하는 도매업체로 제약사와 병원·약국 사이에서 적정 물량을 보관, 배송, 공급한다. 대신 의약품 유통업체는 제약사로부터 유통 수수료를 받는다.
국내의 경우 제약사가 병원 등과 직거래하기도 하지만 의약품 유통 도매상을 두고 거래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 관리종합정보센터의 '2017년도 완제의약품 유통정보 통계집'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완제의약품 공급업체는 총 2354개로, 전체 도매 공급금액은 32조411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유통 도매상을 놓고 병원들과 거래를 할 경우 유통비용, 재고 부담 등을 줄일 수 있고, 병원 측은 도매업체를 통해 재고를 관리할 수 있다"며 "의약분업, 약값 일괄인하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의약품 유통 도매상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도매상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약 3500개의 도매상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에 비해 업체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대다수의 업체는 100억 미만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 지오영, 매출 2조…유통업계 최강자
지오영은 수많은 도매상 중 지속해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의약품 유통업체 강자다. 지오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5761억원, 영업이익은 4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93%다.
업계에서는 지오영의 성장 원인으로 조 회장과 이희구 회장의 리더십과 과감한 행보를 꼽는다. 이번에 블랙스톤이 투자를 하기 전에도 조 회장은 골드만삭스PIA, 앵커에쿼티 등의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숙명여대 약학과를 졸업한 조 회장은 지방공사 인천병원 약제과장으로 일하면서 의약품 유통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이 회장의 제안으로 1998년 병원 전문 도매업체 성창약품을 인수하면서 조 회장은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이 회장과 2002년 엑소팜(현 지오영)을 설립했다.
조 회장과 대웅제약 최연소 영업본부장 출신인 이 회장은 서로 시너지를 내며 지오영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사모펀드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한 후 의약품 유통업체 최초로 광역 물류시설을 구축했다. 또 지역 업체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해 전국적인 영업 및 유통망을 갖췄다. 1일 3배송 체제를 완성하고, 자동화물류센터를 구축해 실시간으로 재고 현황을 파악했다.
지오영은 현재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1만1000여곳이 넘는 병원과 약국에 2만 여종 이상의 의약품, 의료기기, 소모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