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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기술대출, 알고 보면 담보대출"...쉬운 대출만 늘린 기업은행

기사입력 : 2019년04월23일 11:35

최종수정 : 2019년04월23일 11:35

창업기업 신용대출은 '줄이고' 담보대출은 '늘리고'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받고도...담보대출 60% 육박
최운열 "신용평가 기술평가 개선해 미래에 투자를"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 지원을 홀대한다는 지적을 받고도 창업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비율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력 등을 기준으로 심사하는 신용대출 대신 담보 위주의 ‘쉬운 대출’이 늘면서 국책은행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창업기업에 대한 여신 현황’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쉬운 대출’ 지적을 받았던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에도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 비중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CI=IBK기업은행]

지난해 기업은행이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내준 총대출액은 38조1920억원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 등 담보대출이 22조4787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의 절반 이상(58.85%)을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 국감에서 지적된 상반기(6월 기준) 담보대출 비중인 57.22%보다도 1.63% 증가한 수치다.

반면 기업의 재무 상황보다 기술력을 보고 평가하는 신용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줄어들었다. 지난해 6월 기준 8조2033억원이었던 신용 대출액은 하반기 7조9702억원으로 감소했다. 전체 대출액 대비 신용대출 비중도 상반기 22.19%에서 하반기 합산 20.86%까지 떨어졌다.

다만 신용대출액 자체가 하반기에 더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연말에 중소기업에서 재무제표 관리 차 대출을 일부 상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창업기업에 대한 여신 현황' [자료=최운열 의원실 제공]

시중은행이 신용도 평가에 따른 불확실성을 덜고 담보가치가 확실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만큼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한 기업들의 대출 기회는 줄어드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최운열 의원실 측은 “기업은행이 창업기업에 대출하겠다고 야심차게 얘기했지만 상품 구성들을 보면 일반 은행들과 차별화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나마 뽑은 상품도 실적이 미미해서 무담보 신용대출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적 성장에 치중하게 유도한 기술금융 평가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금융은 담보나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기술력이 있으면 자금을 지원받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부터 은행들의 기술금융 실적을 평가해 공개해왔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기술금융 평가 결과 KEB하나은행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6년 상·하반기와 재작년 하반기에는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술금융은 대출액 등 공급규모뿐 아니라 신용대출·초기기업 비중, 우수기술기업 비중 등에 따라 평가된다.

그동안 실적 늘리기에 치중한 은행들이 내실을 기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계속되며 지난 2월 금융위는 은행들의 기술금융 평가 방식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 실적을 새로 평가하고 벤처기업에 대한 기술신용대출 확대 등을 포함해 초기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8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거래법 전면개정, 방향을 논하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7.09 kilroy023@newspim.com

최운열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기존 기술금융을 보면 담보대출을 기술대출이라고 포장하고 실제 내용은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신용평가 개선이라든지 기술평가 부분을 높여 담보가 없어도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개별 기관의 노력과 함께 객관적으로 창업기업의 기술평가를 지휘할 정부 차원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의원은 “장기적으로 보면 심사 기법을 개발하는 게 급선무”라며 “기구에서 평가한 데이터를 일선 금융사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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