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호신용품 구비하고 인테리어까지 밝은 분위기로 바꿔"
알바생들에게 폭언·폭행하는 진상 손님들 많아..대책마련 절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서울 용산역 인근 PC방에서 근무하는 A씨는 최근 불쾌한 경험을 했다. 주문한 라면을 빨리 가지고 오지 않았다며 손님이 자신의 머리를 때렸기 때문이다. A씨는 수치심을 느꼈지만 거듭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손님은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 A씨를 밖으로 불러내 분풀이를 했다.
PC방에서 훈계를 하던 손님은 A씨의 어깨와 가슴 부위를 손가락으로 찌르며 “알바생이면 알바생답게 빠릿하게 움직이고 말 잘 들어라”는 말도 서슴없이 했다. A씨는 모욕감을 느꼈지만, 대들었다가 더한 폭행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해 상황을 모면했다.
A씨는 “PC방은 성격이 괴팍한 손님이 유난히 많다”며 “남녀노소 불문하고 아르바이트생에게 진상을 부리거나 폭언, 폭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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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 2018.10.22. sunjay@newspim.com |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는 가운데 PC방 아르바이트생 등 종업원이 손님들의 폭행과 폭언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이유로 PC방을 찾는 손님들도 늘어날 리가 없어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4일 강서구 내발산동 모 PC방에서 피의자 김성수는 아르바이트생 A씨(20)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불친절한 데 격분해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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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피시방 살인 사건 발생 직후 현장.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이처럼 PC방 종업원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범죄가 끊이지 않으면서 PC방 업주와 종업원 모두 공포에 떨고 있다. 일부 피시방은 호신용품을 구매해놓는 등의 자구책까지 마련했다.
서울 용산역 인근 PC방을 7년째 운영하는 업주 B씨는 “강서구 살인 사건을 보고 남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알바생들도 모두 겁을 잔뜩 먹은 상태”라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휴대할 수 있는 3단봉과 야구방망이를 최근에 구비해 놓았다”고 말했다.
서울 논현역 인근 PC방 종업원 C씨는 “피시방 특성상 뚜렷한 직업이 없거나 정신병을 앓고 있는 손님이 게임을 즐기러 오는 경우가 많다”며 “게임이 잘 안 풀리면 괜히 알바생을 불러 화풀이를 하거나 폭행을 하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고 귀띔했다.
어둡고 침침했던 실내 인테리어를 바꾸는 PC방도 생기고 있다. 분위기를 바꾸면 범죄예방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는 계산에서다.
서울 사당동의 한 PC방은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이후 창밖이 보이지 않도록 붙여놓은 시트지를 모두 뗐다. 손님들이 더 오랫동안 피시방을 이용하도록 통상 창밖을 가려놓지만, 음침한 분위기에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PC방 업주 D씨는 “더 많은 손님들이 오랫동안 가게를 이용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의 목숨과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분위기를 바꿨다”며 “조만간 실내 벽지와 조명등도 모두 교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글이 게재돼 100만명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 2015년에는 수원역 인근 PC방에서 한 30대 남성이 손님 1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앞서 2011년 인천에서 자신의 게임머니를 충전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님이 종업원을 살해하기도 했다.
imb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