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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 소년' 기자회견…"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로 배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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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 마지막 기자 회견
"탐험 한 시간 예상해 음식 안 가져가"

[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州) 탐루앙 동굴에 17일간 고립됐다가 기적적으로 구조된 태국 소년 축구단이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로이터통신은 12명의 소년과 코치가 18일(현지시각) 병원에서 퇴원 절차를 밟은 후 치앙라이주 정부 청사로 이동해 처음이자 마지막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치앙라이주 정부 청사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장에서 태국 소년들이 구조 작업 중 산소 부족으로 사망한 태국 해군 네이비실 출신 사만 쿠난이 그려진 그림을 들고 있다. 아이들과 코치(왼쪽)은 기자회견 중 사만 쿠난을 추모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11~16세로 구성된 태국 '무 빠'(야생 멧돼지) 유소년 축구팀 소속의 12명의 아이와 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본 엑까뽄 찬따웡(25) 코치는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기자회견장에 입장했다.

소년들과 코치는 붉은 멧돼지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으며 기자회견 중 축구 시범을 보이며 비교적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소년들과 코치는 동굴 안에 갇혔을 당시 절망적이었던 상황과 구조 작업 과정이 진행됐을 당시의 심경을 고백했다. 아이들은 "절망해서 안된다"고 서로를 다독이며 동굴에서 버텼다고 말했다.

고립됐던 12명의 소년 중 한 명인 아둘 삼온(14)은 두 명의 영국 잠수부에게 발견됐을 당시를 떠올리며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13명 중 영어가 유일하게 가능해 축구팀과 다국적 구조팀에 상황을 설명하며 구조를 도왔던 삼온은 잠수부들과 마주친 순간을 "희망적인 순간"이었다고 묘사하며 "(구조대를 보고) 모두가 행복해했다"고 회상했다.

반면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다르게 구조 결정 순서에 대해서 코치는 아이들의 건강상태가 아닌 동굴에서 가장 먼 곳에 사는 아이가 먼저 나가는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로 배 채워

지난달 23일 소년들과 코치는 오후 축구 훈련을 마치고 탐루앙 동굴 탐험에 나섰다. 하지만 소년들이 동굴을 관광하던 중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13명은 동굴에 고립되어 연락이 두절됐다.

아이들과 코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역시나 음식이었다. 헌신과 뛰어난 지도력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구조 작업에 기여한 코치는 당시 동굴 탐험이 한 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을 해 음식을 전혀 들고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치는 다행히 동굴에 들어가기 직전 모두 식사를 한 상태였으나, 고립된 이후에는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고 동굴의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만 마시면서 배를 채웠다고 절박했던 상황을 묘사했다. 

한 소년은 "배가 고파질까 봐 음식에 관한 생각을 아예 안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코치는 당국이 구조하러 올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며 순번을 돌아가며 땅굴을 팠다고 전했다. 한 아이도 돌을 이용해 3~4m 깊이의 땅굴을 팠다고 부연했다.

한편 동굴 고립 당시 어려웠던 상황을 이야기하던 중 한 아이가 "집에 못 돌아가면 엄마에게 꾸중을 들을까 봐 무서웠다"는 천진난만한 대답을 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비록 동굴에서 물만 마시면서 버텼지만, 구출 당시 아이들과 코치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출 후 아이들과 코치는 치앙라이주 북부에 있는 병원에 입원해 체력을 회복했다. 담당 의료진은 소년들이 구조된 이후 몸무게가 평균 3kg 늘었으며, 생환자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 다시 평범했던 삶으로

태국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 인도 등 다국적 구조대원과 동굴탐사 전문가들이 참여한 구조 작업과 소년들의 기적적인 생환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태국 정부는 갑작스럽게 쏟아진 관심이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끼칠 안 좋은 영향을 고려해 그간 언론 보도 및 인터뷰를 자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자회견 역시 구조 작업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 준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련됐으며 인터뷰 질문 역시 철저하고 세심한 검토 과정을 거쳐 선별됐다.

태국 당국은 이번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이들의 심리치료를 맡았던 한 심리학자도 "우리는 아이들이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 학교에 다니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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