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은행고시' 부활에 취준생 '학원·인강 SOS'

기사입력 : 2018년05월15일 14:12

최종수정 : 2018년05월15일 14:48

은행권 채용 모범규준으로 필기시험 부활
"또 다른 공시족 양산…인재채용 정형화" 우려도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필기시험 감이 안와서 공부를 안하게 됩니다. 인강(인터넷 강의)이나 교재 좀 추천해주세요.", "금공(금융공기업) 필기 학원 공유 부탁드립니다."

10년 만에 이른바 '은행고시'가 부활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각 은행들이 하반기 채용 공고를 내기 전이지만 학원가에는 필기시험을 준비하려는 취준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채용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지만, 취준생들의 부담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필기시험 도입, 임직원 추천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은행권 채용 모범규준을 시중은행 인사실무진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와 공유했다. 권고사항이지만 채용비리 의혹으로 후폭풍이 컸던 만큼 대부분의 은행이 이를 도입할 방침이다.

채용 윤곽이 드러나면서 취준생들의 발길이 바빠졌다. 하반기 채용 시즌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필기시험이 부활하자 분주해진 모습이다.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를 찾는 취준생들이 많아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A씨는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서 모르는 단어를 체크했다가 검색하는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는데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막막한 심정에 학원이나 스터디 그룹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구직자 B씨는 "은행만 노리는 취준생은 사실 적은데 은행쪽 필기시험만 따로 공부가기가 부담스럽다"며 "필기가 중요해지면 금융권을 오래 준비했던 사람들이 유리해져 또 하나의 공시(공무원시험)족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은 필기시험을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전형에 필기시험을 10년 만에 부활시켰다. 다른 은행들도 필기시험 도입할 방침인 가운데 자체 출제보다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 기반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체계화한 시험이다. 상반기 공개채용을 진행한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모두 필기시험을 NCS로 출제했다.

금융권 취업 컨설턴트인 김정환 슈페리어뱅커스 대표는 "NCS에 대한 강의 문의가 상당히 늘었다"며 "은행은 사기업인데 국가가 정한 필기시험을 보는 게 지나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학원가 관계자는 "은행 영역만 따로 준비하기에는 취업 문이 좁기 때문에 공기업 NCS 강의를 학원에서 듣고, 금융 분야는 개별적으로 준비하거나 컨설턴트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오랫동안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거나 상경 계열 전공자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필기시험 난이도도 취준생들의 관심사다. 필기시험의 중요도가 높아진 만큼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난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적성 검사 수준을 넘어 금융, 경제 분야의 깊이있는 지식을 출제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인사부 담당자는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논술, 약식 문제를 빼고 객관식으로 구성하는데 이 경우 변별력을 높여야 한다"며 "블라인드 채용으로 치뤄지는 서류에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필기전형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어서 필기에서 상당수가 걸러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선 정형화된 방식으로는 다양한 인재를 뽑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채용 모범규준 도입으로 채용비리 논란에서 벗어날 수는 있지만, 융합형 인재를 채용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모범규준은 권고사항이지만 이를 권고로 받아들이는 은행은 사실상 없을 것"이라며 "디지털 뱅킹이다 글로벌이다 해서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뽑는 게 중요한데 필기시험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