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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예술가 이야기] 20세기 건축계의 위대한 별,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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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35)

재판정에서 재판관이 한 남자에게 물었다. “당신이 누구인지 밝히시오”. 그러자 그 남자는 이렇게 답하였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건축가입니다.” 재판관이 어떻게 그런 답변을 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답변하였다. “그렇게밖에 말할 수가 없소이다.” 그 남자가 바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이다.

라이트는 20세기 건축사에서 가장 위대하고 영향력이 지대했던 건축가로 평가받으며 오늘날까지 거장 건축가로 길이 기억되고 있다. 그는 매우 독특한 양식의 건축 설계로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개인사로나 작품세계로나 시끌벅적한 논쟁과 스캔들의 주인공이었다.
2000년 미국건축가협회에서 20세기 10대 건축물을 선정했다. 그런데 그중 4개가 라이트의 건축물이었다. 그는 또 오늘날 시카고시가 건축의 도시로 찬사를 받게 만드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1871년 대화재로 폐허가 된 시카고 시의 재건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시카고를 현대건축물의 보고로 다시 태어나게 만든 사람이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1867~1959)는 1867년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태어났다. 16세 때 위스콘신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가난한 집안이라 학비는 상당한 부담이 되었다. 이로 인한 불화로 아버지는 집을 나가 행방불명이 되었고 라이트는 고학으로 졸업하였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1887년 시카고로 가서 근대건축의 선구자 루이스 설리번의 설계사무소에서 일을 배웠다. 루이스 설리번은 현대 디자인에서 명언으로 평가받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라는 말을 남긴 사람이다.
라이트는 1889년 시카고 근교의 오크파크(Oak Park)에 자신의 집을 짓고 건축가로서의 본거지로 삼았다. 그는 여기서 첫 번째 아내와 신접살림을 차렸는데, 이 집은 이후로 세 번의 증축을 거쳐 홈 앤드 스튜디오(Home and Studio)로 거듭난다.
이 시기 라이트는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 건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을 비롯해 1894년에는 독립사무소를 열어 본격적인 건축사로서의 명성을 쌓아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루이스 설리번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나아가 ‘시카고파’를 이끌면서 미국 건축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시카고파는 1880년대 초~1900년대 초 미국 시카고에서 활약한 근대 건축가 그룹을 말하는데, 치장을 중시하던 기존 건축양식을 타파하고 단순하면서도 안정적인 철골구조와 넓은 유리창을 특징으로 하는 건축물을 만들었다.
한편, 라이트는 건축가로서 전성기를 보이던 1911년 기존의 오크파크 저택과 조강지처 부인을 버리고 위스콘신에 내연녀와 함께 살 새로운 저택 《탈리에신 이스트》을 지었다. 그리고 1938년에는 애리조나에 《탈리에신 웨스트》을 세웠다. 그런 뒤 이 두 곳에서 제자와 함께 기거하면서 신예 건축가 양성에 힘썼다.

라이트는 일본과도 인연이 깊다. 1893년 콜럼버스의 미국 발견 40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시카고 만국박람회’에서 일본은 호오덴 사원을 본뜬 전시관을 세웠는데, 라이트는 이때 처음 일본 전통건축을 접하고 깊은 인상을 받는다, 이후 일본 건축과 예술품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 라이트는 1906년 일본을 방문하였는데 일본의 예술과 동양철학에 큰 감명을 받게 된다. 그로부터 그의 작품에는 동양의 사상이 반영되기 시작했고, 실제로 《동경 제국호텔》과 《자유학원》을 설계하기도 했다.
동경제국호텔은 내진과 방화에 대비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술을 도입하여 설계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예정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갔다. 그런데 호텔이 완공된 다음해인 1923년 관동대지진이 일어나 동경의 많은 건물들이 붕괴되거나 화재에 휩싸였다. 그러나 제국호텔은 멀쩡했다. 이것은 건축가 라이트의 명성을 또 한 번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자연을 관찰하라. 자연을 사랑하라. 자연과 가까이 하라. 그런다면 자연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라이트는 이세상의 모든 구성물은 서로 내면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연결되어 있으며 고립된 것은 없다고 보는 세계관 즉 ‘유기적 세계관(有機的 世界觀)’에 바탕을 둔 건축철학을 지니고 있었다. 건축은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모름지기 주변의 자연적 환경과 조화롭게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건물은 상자와 같은 닫힌 공간이 아니라 실내와 외부 환경이 서로 넘나드는 열려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기본원리에 충실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라이트는 현대건축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르코르뷔지에와 쌍벽을 이루며 비교된다. 르코르뷔지에는 도시와 기계를 찬양하며 대량생산에 의한 효율을 주장하면서 이후 모더니즘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반면 라이트는 자연적인 건축과 환경적인 건축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라이트의 자연주의 건축철학이 가장 잘 반영되어 나타난 건물은 그의 후원자였던 에드거 카프만의 여름 별장인 《낙수장(Falling Water)》이다. 1939년 완성된 이 저택은 폭포 위에 지어져 자연과 하나를 이루고 있다. 20세기 위대한 건축으로 손꼽히는 이 건축물은 인간과 자연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인문학적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 근교에 위치한 여름 별장 ‘낙수장(Falling water)’ 전경 <사진=이철환>

그러나 그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대중들로부터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뉴욕에 소재한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이라 하겠다. 건축주인 구겐하임은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미술관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라이트는 그 요청을 훨씬 뛰어넘는 건축물로 화답했다. 미술관 건물 전체의 모습은 아래보다 상부가 넓은 달팽이 모양 내지 원통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
라이트는 기존 맨하튼의 직선적인 건축 형태나 미술관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을 모두 깨트려 놓았다. 그동안 건축계에서 오랫동안 변하지 않았던 '평평한 바닥'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건물 전체가 경사면을 이용해 계단 없이 이어진다. 바닥과 벽, 천장이 함께 흘러가는 모양을 통해 공간과 구조의 유기적인 흐름을 추구한 것이다. 결국 라이트는 구겐하임미술관에서 곡선과 연속적인 공간을 실현함으로써 향후 미술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셈이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건물의 완공을 보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고 구겐하임 미술관은 그의 사후 반년 뒤에 완공되었다.
그런데 이 구겐하임 미술관 본관 이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미술관 분관이 있다. 다름 아닌 스페인 빌바오 시에 있는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Guggenheim Bilbao Museum)》이다. 이 미술관은 프리츠크 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 수상자인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작품이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여타 다른 미술관과는 달리 전시된 작품보다도 미술관 건물이 오히려 더 유명하다. 미술관 자체가 설치미술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미술관의 존재만으로 쇠락해가던 공업도시 빌바오가 한 해 100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변모하였다. 여기서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라이트는 40대에 이미 건축가로서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친구이며 건축주였던 친구 부인과의 스캔들로 인해 사회의 지탄을 받게 된다. 이후 건축가로서의 활동도 뜸해지고 20년 가까이 잊힌 건축가가 되어 갔다. 그래서 건축가로서 황금기라 할 수 있는 50대를 거의 공백기로 보냈다. 그러나 라이트는 이 어려운 시기를 처절한 자기반성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연마의 시간으로 삼았다. 마침내 그는 60세 이후 세기적 걸작인 《낙수장》을 발표함으로써 화려하게 다시 일어섰다. 그로부터 연이어 역사에 찬연히 빛나는 걸작들을 발표하였다.

라이트의 사생활은 한마디로 자유분방했다. 바람둥이 기질과 과시하기 좋아하는 성향을 지닌 그는 쪼들리는 재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빚을 내어 비싼 옷을 사 입고 고급 자동차를 몰면서 여성들과 염문을 뿌리고 다녔다. 자유분방하고 문란한 그의 사생활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의 고객들이 그와의 비즈니스를 회피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라이트는 나이 42세가 되던 1909년, 20년 동안 같이 살며 6명의 자녀를 낳아준 조강지처 캐터린을 버리고 이혼도 하지 않은 상태로 프랑스로 건너가서 자신의 고객인 사람 아내와 동거생활에 들어갔다. 이후 그는 이 내연녀와 함께 버젓이 고향인 위스콘신 스프링그린으로 돌아와서 둘이서 살 개인주택 겸 작업실을 지었다. 그 주택이 유명한 《탈리에신(Taliesin)》이다.
당시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결혼은 인간의 굴레가 아니다. 사람이 개인적 자유와 결혼 생활의 노예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경우 전자를 선택해야 한다. 간통은 세상과 맞서는 진실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위선적인 사회관습이 타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사생활에 얽힌 스캔들로 인해 주변의 비난을 받았고, 마침내 비극적인 사건까지 발생한다. 1914년, 그의 주택 겸 작업실인 《탈리에신》 관리를 맡고 있던 남자가 라이트의 내연녀와 아이들을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르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라이트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곧 바로 탈리에신 복구 작업에 나선다. 이 때 복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맡은 일이 도쿄의 제국호텔이다.
그리고 제국호텔이 완공되던 1922년 그는 첫 부인과 이혼을 하고 두 번째 아내를 맞게 된다. 그런데 1925년 기껏 복구한 탈리에신 주택이 또다시 불타 사라진다. 화재 당시 이웃 주민들은 화재진압을 돕기는커녕 라이트가 수집해 놓은 동양의 예술품들을 훔쳐갔는데, 그만큼 주변의 미움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두 번째 아내와도 결혼생활 5년 만에 이혼하게 된다. 이후 동유럽의 귀족 출신 여인을 세 번째 부인으로 맞으면서 모처럼 삶의 안정을 찾게 되고 이후 죽는 날까지 건축 설계 작업을 계속했다.
한평생을 논란 속에서 살았던 위대한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시대를 뛰어넘는 위대한 걸작들을 남긴 채 92세의 나이로 영면하였다.

이철환 객원 편집위원 mofelee@hanmail.net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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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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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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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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