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를 향해 "군사적 협력을 포함한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협력 관계가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한국은 강한 억지력으로 유럽 평화를 이룬 나토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나토 회원국들이 6.25 때 참전과 지원을 해준 데 대해 강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사진=뉴시스>

이날 문 대통령은 오후 2시부터 30분간 방한 중인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테러 대응 등 범세계적 이슈를 포함한 한국과 나토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방한은 2013년 4월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에 이어 나토 사무총장으로선 역대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먼저 "오늘 사무총장께서 판문점과 비무장지대(DMZ)를 다녀왔다 들었는데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수많은 군인들이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나토를 대표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이미 6.25 전쟁으로 수백만 명이 사망하고 모든 것이 파괴되는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의 참상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강한 희망을 갖고 있다"며 "서울과 휴전선은 차로 한 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아 핵과 장거리미사일이 아닌 재래식 무기에 의해서도 재앙에 직면할 수도 있는 만큼 북핵 문제를 군사적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을 사무총장께서 충분히 이해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차원에서 사무총장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신속히 성명을 내고 지속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 줘서 감사하다며 "특히, 사무총장이 군사적 행동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평화적 해법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온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북한 핵 및 미사일은 나토 회원국에도 위협이 되므로 국제적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며 "북한에 대해 외교적·정치적 압력만이 아니라 경제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목적도 평화적·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대화와 압력을 통해 실질적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한 문 대통령의 강력하고 예상 가능한 접근법에 대해 국제 사회와 함께 공감하고 지지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06년 한국이 나토 글로벌 파트너국으로 참여한 이래, 양측이 기존의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 국제사회가 당면한 안보위협에 공동대응하면서,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ISAF) 참여 등을 통한 테러 대응, 사이버 안보 분야 협력, 대북 공조 등 다양한 글로벌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왔다"고 평가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글로벌 테러 대응 차원에서 나토 주도 하에 추진돼 온 아프간 안정화 노력에 우리나라가 그간 적극적으로 협력해 온 것에 사의를 표명하는 한편, "최근 한국과 나토 간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협력이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 재난구호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기를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강력한 억지력을 통해 유럽의 안정과 냉전 종식에 기여한 나토와의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사무총장의 이번 방한이 한·나토 협력 강화에 의미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내년 2월 개최할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긴장 완화 및 남북 교류·협력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나토 차원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청와대는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을 정상급 의전으로 맞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나토는 유엔에 준하는 국제기구이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전 노르웨이 총리 출신"이라며 "정상급으로 의전을 하고, 좌석도 대통령과 나란히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