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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②] ‘이동약자’ 용녀씨의 외출기 “목숨걸고 지하철 타요”

기사입력 : 2017년04월20일 08:13

최종수정 : 2017년04월20일 15:20

지하철 휠체어리프트 탈 땐 공포감
열차와 승강장 간격 넓어 빠질수도
시각 장애인, 버스 이용 ‘언감생심’
가장 힘든 건 남들의 차가운 시선

[뉴스핌=이보람·김규희 기자] 35분. 전동휠체어를 탄 안용녀(여·42)씨가 지하철 6호선 증산역에서 구산역 4번 출구로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지하철 탄 시간은 14분. 비장애인이라면 20분도 채 걸리지 않을 거리다.

19일 오전 10시30분. 전동휠체어에 오른 안 씨가 환한 미소와 함께 증산역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구산역 근처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방문하는 길이었다.

전동휠체어를 탄 안용녀(여·42)씨가 좁은 엘리베이터 문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이보람 기자>

안 씨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2번 출구에서 50m 떨어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했다. 좁은 인도에서 버스정류장 표지판과 가로수,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피해 휠체어가 움직일 수 있는 길은 비좁았다.

안 씨는 엘리베이터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멀찌감치 떨어져 기다렸다.

"저만 타는 게 아니잖아요. 어르신들이나 유모차 끌고 내리시는 분들 비켜줘야죠. 공간이 너무 좁아요."

어렵게 지하철을 탔지만, 내릴 때가 되자 또 걱정이 앞섰다.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휠체어 바퀴가 빠질 수 있어서다.

그는 "자주 다니는 곳은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공간이 좁은 곳을 알지만 낯선 역에서는 바퀴가 빠지는 위험천만한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고 했다.

전동휠체어를 탄 안 씨가 휠체어리프트를 타고 올라가고 있다. <사진=이보람 기자>

무사히 열차에서 내렸지만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목적지인 구산역은 승강장에서 표 내는 곳까지 엘리베이터가 없다.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해야 한다.

자원봉사자가 역 사무실에 연락했다. 공익근무요원이 나타나 접혀있던 리프트를 폈다. 안 씨는 리프트를 타고 3층 높이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동안 "무섭다"고 했다. 안 씨를 더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지하철 6호선 구산역 휠체어 리프트에서 바라본 계단. 개찰구부터 지하철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가 없어 높고 가파른 계단을 휠체어 리프트로 이동해야 한다. <사진=이보람 기자>

"목숨 걸고 타는 기분이에요. 거리도 길고 가파르기까지 하고. 갑자기 멈추면 어쩌나, 사고나면 어쩌나, 내려갈 때 더 무서워요."

그는 또 "만약 리프트나 엘리베이터가 고장나면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려야 한다. 춥거나 눈이 오거나 더울 때 한 정거장을 휠체어 타고 돌아가려면 죽을 맛"이라고 했다.

환승의 불편은 말할 것도 없다. 지하철 6호선과 3호선이 있는 불광역에서 환승하려면 역 바깥으로 나가 건널목을 건너고 다시 승강장으로 내려와야 한다는 게 안 씨의 설명이다.

안 씨 뿐만 아니다. 대부분 이동약자들은 이런 불편을 호소한다. 구미선(여·46)씨는 "지하철과 승강장 간 거리가 멀어, 이동 발판을 가져달라 해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고, 장흥재(남·64)씨는 "엘리베이터 위치가 역마다 다르고 안내 표지도 제대로 안돼 있는 곳이 많아 불편하다"고 했다.

버스는 더 불편하다. 시각장애인들은 아예 버스 탈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사회복지사 김지훈 씨는 "시각장애인 분들은 대부분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거나 지하철을 탄다"며 "몇번 버스가 오는지 알기도 어렵고, 안다고 하더라도 어디에 설지 몰라 누군가의 도움없으면 이용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저상버스에서 휠체어를 탄 승객을 태우기 위해 경사판이 내려오는 모습. <사진=이보람 기자>

안 씨처럼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버스는 저상버스다. 차체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계단이 없다. 경사판을 열면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탄 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버스에 오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저상버스는 많지 않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장우윤(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현재 도입된 저상버스는 2816대. 전체 버스의 37.9%다.

저상버스를 놓치면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저상버스를 타려면 운전자가 경사판을 열어야 하고, 버스 안 의자를 접어 휠체어가 있을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 출퇴근시간대, 아무래도 타기가 부담스럽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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