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
'그것이 알고 싶다' 박건찬 노트 속 경찰 인사청탁 정황, 표창원 "사상 초유의 범죄"…조응천 "경찰인사권 안봉근→우병우로 이동"
[뉴스핌=양진영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박건찬 치안감의 노트와 경찰 인사 청탁에 얽힌 현직 장관, 모 저널 대표 박 여인과의 관계를 파헤쳤다.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청와대 비밀 노트'와 경찰 인사 스캔들의 실체를 밝힌다.
청와대 비밀 노트로 불리는 박건찬 치안감 업무 노트에 적힌 김 모 경찰서장을 찾아간 제작진은 문전 박대를 당했다. 그는 "그 노트에 있으면 다 인사 청탁이냐"면서 반발했다. 이후 그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고 자진 사퇴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기 적힌 대로 이뤄졌다고 한다면 사상 초유의 인사 범죄"라고 단언했다. 경찰청장은 철저한 조사와 감찰을 약속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별다른 결과를 내지 않았다. 한 제보자는 "경찰 간부들이 노트를 다 찢어버렸다고 하더라"면서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표창원 의원은 "지금까지 경찰청의 조치를 보면 우려스런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경찰 간부의 인사 전횡은 잘못을 하더라도 덮이는구나 하는 위험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때 한 제보자가 인사 청탁에 대해 경찰 고위직이 장관과 개입됐다는 녹취 파일을 갖고 있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녹취 파일 속 주인공은 과거 영등포 경찰서에 근무하던 경정이었다. 그의 평은 주변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총경 승진을 앞두고 있던 그는 이후 지방 경찰서장으로 발령받았다. 제보자인 언론 관계자는 국방 관련 소식지를 발행하며 인맥이 넓은 박 여인이 그의 승진을 도왔다는 내용이 녹취록에 담겨 있었다.
6개서 경찰서장을 역임한 박 변호사는 영등포 경찰서에 몰린 승진 사례를 "특혜"라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은 이 총경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같이 근무를 했다는 표 의원은 "좀 아프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 총경은 현재 개명을 하고 대기발령 상태였다.
박 여인은 제작진이 묻는 질문에 이 총경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 총경이 소속돼 있던 영등포 경찰서 정보과에서 유난히 승진이 폭넓게 이뤄진 것에 대해 관계자들은 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박 여인은 이 총경과 내연 관계라 처음엔 돈을 받지 않았지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고 4천만원을 받았고, 차량도 새 차와 헌 차를 바꿔탔다. 이는 박 여인도 인정했다. 하지만 청탁관계는 부인했다.
박건찬 수첩에 적힌 것 중에는 수험번호도 있었다. 청탁을 한 것으로 보이는 심 모 서장은 "프라이버시다"라면서 해명을 하지 않았고, 직접 찾아가자 "전화 한 통 한 것밖에 없다. 너무 친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수험번호가 표시된 경우, 박 치안감의 선발 과정 개입이 의심되는 케이스였다. 수험번호가 적혀있는 경찰은 합격 전에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반드시 규명돼야 할 의혹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재산 공개 의무가 있는 3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경우 실명을 공개했다. 박종준 전 경호실장은 이모 경감의 경찰청 근무를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모 경감은 청으로 옮기지는 않았지만 2년 만에 심사로 승진을 했다.
조응천 의원은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한 명의 경찰 인사를 거절하자, 김기춘 비서실장이 화풀이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현기환 전 정무수석에게 손을 떼라고 할 정도로 경찰 인사를 장악했고, 나중에는 우병우 민정수석이 받아서 했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