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극장' 황혼의 허씨 세자매 "시한부 셋째 순자를 살리자"…맏언니의 '황혼 이별'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인간극장’은 9~13일 ‘황혼의 아씨들’ 편을 방송한다.
이날 ‘인간극장’에서는 허점수(70), 허순자(68), 허순오(66), 평균 나이 68세 허씨 세 자매의 일상을 소개한다.
황혼의 아씨들은 5년 전 오남매 중 셋째, 순자 씨가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뭉치기 시작했다. 순자 씨의 하나뿐인 신장이 제 기능을 잃은 것.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서로만 보며 자라온 오남매의 목표는 오직 하나, ‘순자를 살리자’가 됐다.
남매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따뜻한 진도에 집을 마련해 줬고 서로 앞 다투어 제 신장을 내주겠다고 했다.
맏언니 점수씨는 동생을 살리겠다며 짐을 싸서 아예 내려왔고, 넷째 순오씨는 ‘언니들이 보고 싶다’, 생각이 들면 강원도에서 달려온다. 자매들의 지극정성 덕에 건강해진 순자씨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누가 봐도 유별난 허씨 자매들의 우애, 그 뿌리는 어머니였다.
홀로 자식들을 키우느라 몸이 쇠하신 어머니. 외삼촌은 어머니를 위해 산에서 약초를 한 지게씩 해다 줬고, 어머니는 없는 살림에도 외삼촌의 두루마기를 지어드렸었다.
헤어질 때면 아쉬워 옷고름으로 눈물을 씻으시던 어머니. 남매들은 어머니의 그런 우애를 보고 자랐더랬다.
12월의 끝자락, 아씨들이 가장 사랑하는 한 남자가 찾아왔다. 다름 아닌 큰오빠 학경(79) 씨다. 열아홉에 가장이 된 오빠는 목수 일을 하며 자매들을 책임졌었다.
오빠의 생일을 맞아 자매들은 거한 생일상을 차려드리고 오빠는 뚝딱뚝딱 세 자매가 모여 앉을 의자를 만든다.
‘어릴 적 그때처럼 우리가 한 지붕 아래에서 모여 살날이 오길’를 꿈꿔보는 황혼의 아씨들이다.
◆늘 푸른 허氏 자매의 세상
사시사철 늘 푸른 전라남도 진도. 이곳에 늘 푸른 우애를 자랑하는 허씨 자매, 허점수(70), 허순자(68), 허순오(66)가 있다.
모이면 자정 넘도록 이야기꽃을 피우고 아쉽다고 이부자리에서도 손 꼭 붙잡고 잔다. 해가 뜨면 빨간 조끼 맞춰 입고 봄동을 솎는다.
평균 나이가 68세인데도 함께하면 소녀 같이 웃는 이 황혼의 아씨들. 그녀들이 처음부터 뭉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시집에 가면 친정에는 발을 끊어야 하는 줄 알았다. 시부모 모시고 자식들 키우며 살았어도 자매들은 “우리 나중에 꼭 모여 살자”며 어릴 적 했던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다. 칠순쯤에나 모이려나 했는데, 상상도 못했던 일로 자매의 동거가 앞당겨졌다.
◆‘순자를 살리자!’남매들이 뭉쳤다
5년 전, 순자 씨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30년 전, 결석 투성이였던 한쪽 신장을 제거했었는데 하나 남은 신장도 제 기능을 잃었다고 했다.
맏언니 점수씨는 ‘동생 없이는 못산다’며 짐을 싸서 아예 내려왔다. 우리 동생 손에 물 묻을까 집안일을 도맡았고 몸에 좋다는 약 식혜를 1년 내내 준비해 놓는다.
넷째 순오씨는 언니들이 보고 싶어 운전면허를 땄다. 강원도에서 8시간 차를 몰고 냅다 달려오는데, 일 년이면 절반은 언니들 옆에 붙어있다. 조금이라도 젊은 동생이 농사일 바쁜 언니들을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란다.
자매들의 지극정성 덕분일까, 순자씨는 건강을 되찾았다. 아씨들의 우애는 목숨도 살려냈는데, 이 우애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사람이 있다.

◆맏언니의 황혼 이별
‘내 앞에서 동생이 죽는 꼴은 못 본다.’ 점수 씨는 남편 김형조(74)씨에게 이렇게 말하고 진도로 내려왔다.
손주들 재롱이나 보며 둘이 오붓하게 살까 했었다. 그런데 늘그막에 생각지도 못했던 홀아비 생활이라니. 근처에 사는 아들과 며느리가 곁에서 챙겨드린대도 남자 혼자 밥해 먹고 사는 게 어디 쉬울까.
그런데도 형조씨는 요지부동, 대전에서의 삶을 고수했다. 지난해 퇴직하고 생각이 바뀌는 듯하더니, 며칠 있어보겠다며 아내를 찾아왔다.
세 아씨들과 닭을 잡고, 김장하고, 장터 구경도 하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시골생활 재미가 꽤 쏠쏠하다.
이때가 기회다 싶은 점수씨는 ‘언제쯤 내려올 거요?’ 슬쩍 묻는데, 남편은 여전히 묵묵부답. 그래도 언젠가는 오시겠지, 점수씨는 믿는다는데, 황혼의 부부는 다시 뭉칠 수 있을까.
◆ 우리는 황혼에도 아씨들
12월의 끝자락, 아씨들이 가장 사랑하는 한 남자가 찾아왔다. 다름 아닌 큰오빠 학경(79)씨다.
열아홉 살 때부터 목수 일을 하며 홀어머니를 도와 자매들을 책임졌었다. 그런 오빠의 생일을 맞아 자매들은 상다리 휘어지게 음식을 장만한다.
황혼녘에 오히려 더 끈끈해지는 이 남매들의 우애, 참 유별나다 싶은데, 다들 입을 모아 우리들의 우애는 어머니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어머니는 홀로 남매들을 키우느라 뼈가 삭으셨다. 그런 어머니가 가여웠던 외삼촌은 산에서 좋다는 약초를 바리바리 해다 줬고, 어머니는 없는 살림에도 모시며 목화로 외삼촌 옷을 길쌈해드렸었다.
외삼촌과 헤어질 때면 어머니는 아쉬워 눈물을 훔치셨다. 남매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자랐고, 물려받은 우애를 잘 키워왔다.
모처럼 동생들을 찾은 오빠, 그냥 갈 순 없다. 뚝딱뚝딱 솜씨를 발휘해 세 자매가 나란히 앉을 의자를 만들었다. “우리 오남매, 어릴 때처럼 한 지붕 아래에서 살날이 어서 오길” 바라는 그녀들은 ‘황혼의 아씨들’이다.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 7시50분에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newmedi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