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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이병철 29주기···공격적 투자정신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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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미래 먹거리 보는 DNA, 손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어져

[뉴스핌=황세준 기자]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 29주기를 맞아 그의 기업가정신이 다시금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격적인 미래 먹거리 투자는 창업주와 매우 비슷하다는 평가다.

18일 삼성에 따르면 1910년 2월 12일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난 호암은 1987년 11월 19일 향년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 <사진=뉴스핌 DB>

그는 74세이던 1983년 이른바 ‘도쿄 선언’을 통해 반도체 사업 투자를 결정, 현재 삼성전자의 든든한 먹거리의 초석을 다졌다. 이어 1987년 2월 기흥 반도체 3라인 건설 지시를 통해 불황 속에서 미래를 내다본 '신의 한수'를 뒀다.

1983년 당시엔 반도체 D램이 없어 못 팔 정도로 호황이었으나 1985년부터 일본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반도체 가격이 급락했다. 경영진은 일제히 기흥 3라인 건설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호암은 이를 최고의 기회로 봤다.

호암의 판단은 단지 '감'이 아니었다. 글로벌 동향을 정확히 읽고 미국과 일본 간 무역마찰이 벌어질 것을 예측한 뒤 내린 치밀한 결정이었다. 예견은 적중했다. 미국의 압력으로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25% 감축하면서 D램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불황으로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를 중단했고 미국 D램 업체들도 손을 뗀 상태에서 글로벌 수요가 삼성전자에 몰렸다. 삼성전자는 3라인이 완공된 1988년에 그동안 투자한 비용과 설비에 대한 감가상각을 처리하고도 3200억원의 이익을 남겼다.

3라인을 건설하지 않았다면 삼성전자는 누적손실로 재기불능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었다. 결국 경기회복기를 대비해 오히려 공격적 투자에 나선 호암의 결단이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 전체를 살렸다. 반도체 사업은 현재 글로벌 1위 리더십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호암은 지난 1980년 7월 전경련 강연에서 "결심하기 전에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계획이 확정되면 과단성 있게 실행하는 것이 사업가의 기본태도"라는 어록을 남긴 바 있다.

창업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할아버지인 호암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 중심으로 삼성의 사업구조를 또 한번 바꾸는 중이다.

이 부회장은 특히 IT와 인공지능 분야 글로벌 기업을 적극 인수했다. 2014년 5월부터 근래까지 삼성전자가 사들인 기업수는 12개에 달한다. 이중에서 6개를  올해 인수했다.

지난 6월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와  디지털광고업체 '애드기어', 7월 전기차 업체 'BYD' 지분, 8월 고급가전 업체 '데이코', 10월 AI 플랫폼 개발업체 '비브랩스', 11월 음향기술 및 전장부품 제조업체 '하만'과 차세대 문자메시지 기술 보유업체 '뉴넷'을 사들였다.

특히 하만 인수금액은 9조3000억원으로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대로,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경기 불확실성 증대 속에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도 이 부회장은 '위기가 곧 기회'라는 판단으로 미래 먹거리에 집중하기 위한 통큰 결단을 내렸다.

이 부회장이 호암으로부터 물려받은 또 하나의 DNA는 인재 경영이다. 그는 삼성전자에 손영권 삼성전략혁신센터장,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재를 잇따라 영입했다. 인수한 기업의 전문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독립경영도 이 부회장의 철학이다. 

호암의 묘비에는 '자기보다 현명한 인재를 모아들이고자 노력을 했던 사나이 여기 잠들다'라고 적혀있다. 우수한 사람에 적극 투자한다는 인재 중시 경영방침은 이건희 회장을 거쳐 이재용 부회장에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29기 추모식은 18일 경기 용인의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다. 기일은 19일이지만 주말(토요일)이라는 점에서 하루전에 치른다.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부회장이 주관한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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