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새마을금고 대출금리도 인상 자극, 이자 부담 증가
[뉴스핌=한기진 기자] 보금자리론 대출 규제 이후 시중은행의 아파트 집단대출 금리가 연 4%대에 육박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도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1일 경남 고성 코아루더파크 아파트의 5년 고정 잔금 집단대출 최저 금리를 3년 거치 ‘연 3.75%’, 비거치 연 3.36%로 책정했다. 변동금리 상품으로 코픽스 12개월 변동기준 비거치 금리는 연 3.15%다. 이 아파트는 400여세대로 한국토지신탁이 분양했다. 집단대출 금리는 올 중반만 해도 연 3% 초반이었지만, 1년도 안돼 연 3% 후반까지 올랐다.
고성 코아루 더 파크 계약자 대부분이 이용하는 대출금리는 연 3.75%다. 대출자가 가장 선호하는 3년간 이자만 내는 거치식인 데다, 은행 입장에서도 금융당국이 올해 고정금리 대출상품의 취급 할당량으로 정한 40%를 맞춰야 한다. 특히 이번 대출 금리는 지난 19일 보금자리론 대출 규제 이후 처음 나온 시중은행의 중도금 대출금리다.
지방보다 사업성이 좋은 서울지역에서도 집단대출 금리는 연 4%에 육박한다.
NH농협은행은 지난주 서울에 위치한 송파 두산위브 중도금 대출금리로 최저 연 3.71%(신규 코픽스 6개월 기준 변동금리대출)로 결정했다. 8월 기준 코픽스 금리 기준으로 9월에 0.04%포인트 인상됐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금리는 최저 연 3.75%로 오를 전망이다.
말 그대로 최저금리이기 때문에 개인 신용등급에 따라 가산금리가 더 붙으면 연 4%대 대출자도 나올 전망이다.
이 같은 금리상승세는 불과 1~2달 사이에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금리(가중평균)는 올 1월 2.98%에서 8월 2.79%로 줄곧 내림세였다.
4분기들어 각 은행마다 가계대출 한도가 거의 찼는데 수요가 많다 보니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심지어 사업성이 매우 좋은 아파트 개발단지에서 철수하는 일도 발생했다.
신한은행은 서울 강도구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단지인 ‘고덕 그라시움’에서 조합원 중도금 대출은 취급하면서도 일반 분양자 대상으로는 하지 않고 있다. 한 분양계약자는 “신한은행에서 대출한도가 차서 일반분양자 중도금 대출을 다른 은행에서 하기로 했는데, 조합에서 이 사실을 쉬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금리 상승세는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의 금리도 밀어 올리고, 금리상승에 따른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 증가로 리스크 관리도 중요해졌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의 대출 중 가계대출이 2015년 6월 이후 전년동기대비 30%를 넘는 큰 폭으로 증가세를 지속해 6월말 현재 전체 대출의 42%에 해당한다”면서 “시중은행 등에 비해 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만큼 신용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하고 금융당국은 자산건전성과 영업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