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다' 크리스티나, 한국 온지 9년된 밀라노 댁 "한국말 몰라도 사랑이 더 중요했다"
[뉴스핌=양진영 기자]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191회에서 9년차 밀라노 댁 크리스티나와 김현준 부부를 찾아간다.
2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사랑 찾아 지구 반 바퀴를 돌아온 이탈리아에서 온 미녀 크리스티나의 이야기를 공개한다.
독특한 억양, 정신이 번쩍 드는 우렁찬 성량으로 목소리만 들어도 전 국민이 알 수 있는 그녀, 크리스티나. 한국말이라곤 ‘삼겹살~’밖에 몰랐던 그녀가 방송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됐다. 어느덧 한국인을 웃기고 울리는 베테랑 방송인이다.
사람들에게 수다스러운 이태리 여자로 알려 있지만 그녀는 이탈리아에서 국제법 석사학위를 받고 유
럽연합(EU)벨기에 본부에서 경력을 쌓은 재원. 그런 그녀가 촉망받는 미래와 가족들을 뒤로하고 한국행을 택한 건 지금의 남편 김현준 씨 때문이었다. 유학 시절 남편의 이탈리아어 과외 교사였던 크리스티나는 한국에서 날아온 수줍은 파마머리의 남학생에게 첫눈에 반했고, 둘은 사랑에 빠졌다. 이탈리아에서도 된장찌개를 끓여 먹는 전통적인 한국 남자를 따라 지구 반 바퀴를 날아온 정열의 이태리 여자다.
크리스티나는 “중국하고 일본 중간에 있는 나라구나 정도만 알았어요. 한국말도 하나도 모르고, 일자리 찾기도 어렵고, 완전히 다른 나라, 다른 문화였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저한테는 더 중요했어요. 제가 뒤돌아보고 후회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라고 한국에 온 이유를 말했다.
운명 같은 사랑을 쫓아 한국에 온 지 10년. 로맨틱한 이태리 미녀는 그새 ‘한국 아줌마’가 다 되었다고 고백한다.
‘시’자 붙으면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혹독한 한국의 시집살이. 결혼과 동시에 크리스티나의 시집살이도 시작됐다. 신혼부부가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건 이탈리아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하지만 아버지를 일찍 보내고 홀로 가정을 지켜온 어머니를 위하는 현준 씨의 마음을 그녀는 외면할 수 없었다. 그렇게 10년을 살았고 이제는 서로가 없는 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가정 과목 선생님 출신 시어머니는 요리가 서툰 며느리 대신 매일 아침상을 차린다. 매일 아침 아침상을 받으면서도 ‘어머니 최고!’라며 넘치는 애교와 넉살로 마음을 표현하는 미워할 수 없는 며느리다.
맡고 있는 홍보대사만 십여 개가 넘는 크리스티나와 속한 모임만 십여 개에 달하는 시어머니는 서른여섯 살 차이 닭띠 띠동갑. 촌스럽다는 남편의 핀잔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부가 청바지 커플룩을 맞춰 시장에 가는가 하면, 함께 방송에 출연한 적도 여러 번이다. 이태리 며느리와 한국의 시어머니는 넘치는 정열이 통하는 고부지간이다.
남편 김현준 씨는 “저희가 1년에 한 번씩 (이탈리아에 있는) 처갓집에 갔다 오면 저희 어머니가 크리스티나가 집에 없으니까 집이 너무 썰렁했다,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크리스티나랑 같이 살면서 어머니가 많이 젊어졌다고 얘기하세요”라고 말했다.
크리스티나가 있는 곳엔 항상 남편 김현준 씨도 함께 한다. 강의가 없는 날에는 크리스티나의 운전기사, 매니저, 보디가드를 자청한다. 그는 그림자처럼 크리스티나의 곁을 지키는 자칭 인생의 매니저다. 크리스티나 역시 남편을 위한 내조의 여왕이다. 성악가 남편의 콘서트에서 사회를 맡고, 연습 때마다 공연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언제 어디서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애틋한 부부다.
고국을 떠나온 지도 벌써 10년. 내색하지 않지만 오랜 타국 생활에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크리스티나. 올여름 이탈리아에 갔을 때 은퇴 후 쇠약해진 아버지를 보면서 지난 10년간 가족들 곁에 있지 못한 자신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가족들은 그런 크리스티나가 안쓰럽고 미안해 더욱 마음을 쏟는다.
크리스티나와 김현준 씨만큼이나 부부 사이가 애틋했다는 시어머니는 남편이 살아있었더라면 크리스티나를 훨씬 아껴주고 사랑했을 거라고 아쉬워한다. 미국으로 출장을 떠났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사랑했던 남편의 빈자리를 이제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맺어진 크리스티나와 아들이 채워주고 있다. 비타민 같은 크리스티나의 존재만으로도 집안은 생기가 넘친다.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진 가족, 크리스티나
가 가장 좋아하는 한자성어도 이심전심(以心傳心)이다.
크리스티나는 “우리 시어머니한테 배웠던 말이에요. 마음과 마음이 통한다 그런 뜻이라고 들었어요. 좋은 생각으로 시작하면 상대방도 저한테 좋은 생각을 가지고 오지 않을까, 잘해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크리스티나가 등장하는 곳마다 웃음꽃이 피어난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유쾌 상쾌 발랄 밀라노댁 크리스티나의 일상을 '사람이 좋다'에서 만나본다. 2일 오전 8시 MBC에서 방송.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