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결합한 ‘아트 마케팅’으로 제2의 도약...젊은 여성소비자 저격
[뉴스핌=박예슬 기자] 1984년 출시된 종근당의 ‘펜잘’은 출시된 지 32년째다. 현재는 대표 진통제로 자리잡았다. ‘타이레놀’, ‘게보린’과 함께 진통제 시장의 강자로 손꼽힌다.
펜잘의 원조는 로슈와의 제휴로 출시된 진통제 ‘사리돈’이다. 1983년 종근당은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와 합작해 ‘한국로슈’를 설립, 양사간 제휴를 통해 사리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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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잘 시리즈. <사진=종근당> |
이듬해 종근당은 동일한 성분으로 자체개발한 펜잘을 출시했다. 영어로 ‘통증(Pain)’을 뜻하는 단어와 한국말 ‘잘’이 결합돼 ‘통증에 잘 듣는 약’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로슈와의 제휴가 만료된 후 펜잘은 종근당의 대표제품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후 2008년에는 리뉴얼을 통해 ‘펜잘큐’라는 이름으로 성분이 다소 변경됐다.
2008년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에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자 종근당은 펜잘의 IPA를 빼고 소염해열진통 효과가 있는 에텐자미드 성분을 추가해 ‘펜잘큐’로 리뉴얼한 것.
출시 초기에는 배우 사미자의 ‘무슨 잘? 펜잘!’이라는 멘트로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2004년 당시 드라마 ‘야인시대’로 인기 절정에 오른 배우 안재모가 모델로 나서 대중적인 인기에 더욱 기여했다.
펜잘의 시장 안착에는 여성 소비자들의 선택이 결정적이었다. 종근당은 생리통으로 진통제를 자주 복용하는 ‘젊은 여성 소비자’층에 주목했다.
젊은 여성층의 취향을 공략한 패키지는 주효했다. 종근당은 2008년 기존 펜잘을 ‘펜잘큐’로 리뉴얼하면서 ‘핸드백에서 꺼내는 예술’이라는 콘셉트로 펜잘큐 패키지에 ‘구스타브 클림트’의 명작 ‘키스’를 넣었다. 제약업계 최초의 ‘아트 마케팅’이었다.
‘진통제에 웬 클림트냐’라는 반응도 나왔지만 결과는 좋았다. 2009년 매출이 전년 대비 21%나 오른 것이다.
이 밖에 출시 당시 국내 진통제에는 없었던 ‘데아놀’ 성분을 넣은 점도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었다.
데아놀 성분은 만성피로, 졸음, 스트레스, 우울 상태를 개선하고 두통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기존 진통제는 복용시 머리가 무거워지는 부작용이 있었는데 데아놀 성분으로 인해 진통효과와 함께 머리가 산뜻해지는 느낌을 주는 것. 이 때문에 생리증후군을 겪는 여성 소비자들의 평가가 좋았다는 분석이다.
현재 펜잘은 여성용으로 따로 출시된 ‘펜잘레이디’와 통증으로 인한 불면증세를 개선하는 ‘펜잘 나이트’, 해열효과를 더한 ‘펜잘이알서방정’ 등 증상별 제품 라인업을 세분화해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