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한송 기자] 현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하이투자증권. 지난해 사모펀드에 팔려 다음 달신임 대표 체제 출범을 앞둔 LIG투자증권. 이들 증권사는 2008년에 둥지를 틀었다. LIG투자증권은 증권업 붐업 속에서 당국의 인가를 받았고, 하이투자증권(옛 CJ투자증권)은 제일제당그룹을 떠나 2008년에 현대중공업 계열로 바뀌었다. 2008년 증권가는 이례적으로 많은 증권사들이 탄생했고 인수·합병(M&A)이 몰아쳤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시장은 레드오션이 됐고 경쟁력을 잃은 증권사들이 속속 매물로 나오고 있다.
◆2008년, 8개 증권사의 탄생

2008년. 국내 증권산업에선 이례적으로 8곳의 증권사가 동시에 출범했다. KT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LIG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 BOS투자증권, 애플투자증권, 바로투자증권 등이 주인공들이다. 이에 당시 54개였던 국내 증권사는 62개로 급격히 불어났다. 금융당국 역시 자본시장법 시행(2009년 2월)을 앞두고 당시 증권업 간 경쟁을 통해 시장을 키우고자 했던 의도도 있었다.
2008년에는 5건의 인수와 1건의 합병이 있었다. 두산캐피탈은 비엔지증권을, 솔로몬저축은행은 KGI증권을 인수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신흥증권을 인수해 HMC투자증권을 출범시켰고, 현대중공업그룹은 CJ투자증권을 인수해 하이투자증권으로 바꿨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글로벌앤어소시에이츠(G&A)는 'G&A KBIC PEF'를 조성해 이트레이드증권을 인수했다. 하나대투증권(하나금융투자)은 하나IB증권과 합병했다.
특히 은행과 제조업체가 증권회사를 인수한 사례가 증가했다. 은행은 풍부한 자금력과 금융업에서의 경험으로 증권업 진출을 통해 종합 금융업을 영위하기 위한 전략을 폈다.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은 유가증권 인수나 M&A 주관사로 참여해 기업금융 시너지 및 부가가치 창출을 꾀했다.
교보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2007~2008년은 거래대금이 폭증하고 자산관리와 펀드 열풍이 불며 증권산업이 성장섹터로 꼽혔던 시점"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플레이어 수를 늘려 투자자 수요를 충족시키고 경쟁을 촉발시켜 부진한 증권사를 퇴출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후 국내 증권사는 2013년까지 62개를 유지하다 2014년 말 58개, 3월 말 기준 57개 증권사가 남아 있다.
◆레드오션된 주식시장…시장 출회 속속

하지만 새내기 증권사들이 맞이한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기 시작했다. 더불어 신생 증권사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증권사들이 수수료 경쟁에 나서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됐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금융위기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로 영업환경은 더 나빠졌다.
결국 증권사의 이익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09년 정점을 찍은 후 2013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08년 인가를 받은 7곳 증권사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198억원이다. 국내 전체 증권회사의 당기순이익(6067억원) 대비 3.3% 수준이다. 뒤늦게 출발한 데다 규모가 작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미미한 성과라는 평가다.
이들 증권사들의 우여곡절도 많았다. 애플투자증권은 2014년 3월 업황 악화에 따른 영업손실 등으로 자진청산했다. KTB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이 줄면서 2013~2014년 연속 순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말 겨우 회복했다. IBK투자증권은 2013년부터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해 자기자본 잠식을 벗어났다. 하이투자증권은 8년만에 현대중공업그룹의 품을 떠나 새주인을 찾아나선 상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무더기 인허가, 건전성 관리에 역점을 둔 당국 정책이 증권산업을 레드오션으로 가게 하는데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당장 손실은 없더라도 앞으로 돈 안될 것 같은 계열 증권사 매각을 고민하는 재벌그룹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