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박지원 기자]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9일 저녁 7시30분 ‘낙동강 따라 삶은 계속되네-창녕 개비리길 밥상’ 편을 방송한다.
이날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낙동강변 개비리길에 기대어 살아온 사람들의 숱한 사연과 맛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낙동강 1300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창녕군 남지읍 개비리길. 좁은 벼랑(비리)길이라는 뜻의 ‘개비리길’은 창녕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길이다.
창녕군 남지읍에 위치한 남지개비리길은 창아지 마을에서 용산리 마을로 이어지는 길로 창녕에 몇 안남은 개비리길 중 옛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
길 초입에 위치한 창아지 마을은 50여 가구 남짓한 주민들이 고추, 오이, 감자, 마늘 등을 키우며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부지런한 부락이다.
창아지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곽점조 할머니는 오늘도 그 시절 추억이 서린 빼떼기죽과 붕어찜을 정성스럽게 준비한다.
◆전쟁의 아픔을 땅콩으로 이겨 낸 월상 마을
남지 개비리길 인근의 월상 마을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장소기도 하다. 한국 전쟁 당시, 낙동강 최후 방어선으로, 남지철교 등 전쟁의 상흔이 아직 남아 있다.
피난에서 돌아온 마을은 폐허가 돼 있었고 주린 배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은 땅콩 밭의 생 땅콩뿐이었다. 폐허가 됐던 마을이 재건할 수 있었던 것도 땅콩덕분이었다.
월상마을 어르신들에게 땅콩은 단순한 수익 작물이 아닌 삶을 이어준 생명의 작물. 전쟁의 흔적은 희미해지고 드넓었던 땅콩 밭도 사라졌지만 아직도 이 곳 사람들은 땅콩 요리를 즐겨 먹는다.
명절이면 빠지지 않는 ‘땅콩두부’ 영양식으로 즐겨 먹는 ‘땅콩죽’ 그 시절 어린아이들의 특급 간식인 ‘땅콩어리’까지,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땅콩 요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월상마을 후손들의 다양한 땅콩 밥상을 소개한다.
또한 창녕군 대지면은 양파 시배지라고 알려진 곳으로 양파 보급화에 앞장 선 지역이다.
양파가 흔하지 않은 시절부터 생 양파를 즐겨 먹었던 이 곳 사람들에게 양파는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햇양파가 나오는 이맘때면 김장을 담그듯 양파장아찌를 담그고 양파김치를 만들어 먹고 한다.
과거 직접 양파 농사를 지었던 노하우를 전수하며 해순 씨 부부는 창녕 양파마을 사람들을 대표해 다양한 양파 요리를 전한다.
창녕군 부곡면에 흐르는 낙동강은 낙동강 700리 중 가장 수심이 깊은 곳으로 예부터 다양한 민물고기는 물론 절벽을 따라 12개의 고갯길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세월 따라 육로도 뱃길도 많이도 변했지만 변하지 않는 건, 민물고기를 즐겨 먹던 강 사람들의 입맛이다. 권순이 씨는 오늘도 남편이 잡아온 메기로 메기어탕을 끓인다.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끓여 먹을 수 있는 메기어탕이지만 먹고 살기 팍팍했던 그 시절엔 꿈도 못 꿨던 일이었다.
연애시절, 부곡 온천 근처에 산다는 예비 신랑의 말을 듣고 ‘하와이 근처에 사니 먹고 살만은 하겠구나’라고 생각한 게 실수였다며 웃는 순이 씨는 내 집 한 칸, 내 땅 한 평 없이 먹고 살기 위해서 개비리길을 걸어 장터로 향했다.
긴긴 세월 임해진 개비리 길 따라 발품을 팔아온 덕분에 부부는 제법 편안한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이웃과 음식을 나누며 정도 키워 갈 여유도 생겼다는 부부는 귀한 손님이 오면 대접했다는 메기 불고기를 준비하며 옛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부부의 세월과 추억이 담긴 노리마을 민물고기 밥상을 만나본다.
한편,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30분에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