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너무 짧아...거래량 증가 및 변동성 흡수 효과 미미
[뉴스핌=허정인 기자] 오는 8월 1일부터 외환 거래 시간이 30분 연장된다. 거래증진 및 글로벌 투자 연계를 위해서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30분이란 시간이 워낙 짧아 당국이 계획한 거래량 유입이나 변동성 흡수 효과를 톡톡히 보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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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이 장중 900선이 붕괴된 28일 오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환율 변동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24일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주식·외환 시장 간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환 거래 시간도 30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식 거래 시간 연장에 대응해 외환 매매 시간도 늘리겠다는 처사다. 이로써 서울환시 마감 시각은 기존의 오후 3시에서 오후 3시 30분으로 변경됐다.
다만 당국이 노리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중국 장은 오후 4시에 마감하고, 비교적 시차가 적게 나는 유럽 장은 대부분 오후 4시(서울 기준)에 개장한다. 서울 환시가 오후 3시 30분까지 장을 늘려도 교차점이 없어 변동성을 흡수할 유인이 적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과연 정부에서 원하는 대로 거래 선진화가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물리적인 시간 늘린다고 해서 그 사이에 국제 변동성이 반영된다든가 하는 뚜렷한 변화는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더불어 거래량 증가도 미지수다. 은행 간 개별 거래를 해도 무방한 유럽 투자자들이 굳이 3시부터 30분 동안 한국 환시에서 거래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런던 기준으로는 오전 7시~7시 30분이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아예 6시 이후라 유럽 장 시작 이후 마감한다든가 하면 모르겠는데 30분 더 연장한다고 해서 서울 외환시장이 이슈에 크게 반응하고 그럴 것 같진 않다’면서 “30분을 더하면 막판에 변동성이 나타나는 구간이 30분 뒤로 연장되는 것일 뿐 거래량이 늘어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소폭 거래량이 늘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외환시장은 장 막판 30분에 변동성이 증대되는 특징이 있는데 유럽 쪽 얼리버드 투자자들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거래 시간 느는 만큼 투기거래가 일정 부분 증가할 수도 있다”면서 “유럽 기준 오전 7시부터 얼리버드들이 변동성이 클 때 진입해 서울 외환시장은 제한적인 선에서 거래량이 증대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