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은행 2015년 금융통화위원회 정책결정에 C학점을 줬다.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선제적 조치가 미흡했던데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소통 부족도 아쉬움으로 꼽았다.
미 연준이 올해부터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년 한은 통화정책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향후 금리 방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다소 갈리는 분위기다. 다만 인하 가능성보다는 동결 내지 인상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뒀다. 향후 관측이 어떻든 간에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10일 한은이 12월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50%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올해 12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 금통위가 마무리됐다.
올초 2.0%로 출발했던 기준금리는 6월 사상 최저치인 1.50%까지 떨어졌다. 3월 시장 예상을 깨고 25bp(1bp=0.01%포인트) 인하한 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며 추가인하했다. 그 이후로는 만장일치 동결행진이 이어졌다. 지난 3월 26일 금통위에서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5조원 증액한 20조원으로 결정했다. 전반적으로 올해 한은 통화정책은 정부의 경기부양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었다.

◆ 선제적 인하 아쉬웠다..이 총재 소통부족도 꼬집어
전문가들은 올해 한은 금통위가 잘했다기보다는 아쉬웠다고 평했다. 한은 금통위에 가장 후한 점수를 메긴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나마 경기 경착륙을 막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부동산 가격을 기준으로 한 통화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또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주면서 땅투기 등 부동산 수요를 늘렸다”며 “한은이 경기도 중요하지만 통화가치 안정에도 신경썼어야 했다”고 말했다.
금리인하가 선제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금리인하를 통해 내수부양과 함께 환율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나름 적절한 역할을 한게 아닌가 보고 있다”면서도 “경제상황을 고려한다면 좀 더 빨리 인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A 연구원 B 이코노미스트도 “인하하긴 잘했다. 다만 빨리 했었으면 아쉬움도 있다”고 전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역시 “두 번의 인하는 나름 긍정적이었다고 본다. 다만 대외여건에 많이 밀려다닌 느낌”이라고 밝혔다.
금리인하가 등떠밀리듯 이뤄졌다는 점과 시장과의 소통부족도 꼽혔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는 “50bp 금리 인하와 5조원 대출한도 확대 등 표면적으로는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폈다. 하지만 체감으로 와닿지 않은 것은 떠밀려 하는 꼴이 돼서 효과가 극대화되지 못했다”며 “기본적으로는 경기전망이 틀리면서 발생한 일이라는게 더 아쉽다”고 말했다.
B 이코노미스트도 “금리인하를 전후해 이 총재가 안 내릴 것처럼 말한다거나 오히려 인상할 것처럼 언급했었다.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안 좋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윤여삼 대우증권 채권애널리스트 역시 “2월까지 만장일치 동결이었고 경기판단이 그리 나쁘지 않았음에도 3월 인하가 단행됐다. 소통문제가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정책기대를 갖고 움직일 때 이를 좀 더 활용하지 못한 점과 정책당국이 일부 시장에 끌려간다는 인식을 준 부문도 아쉬움”이라고 전했다.

◆ 대내외환경 탄력적 대응, 동결 무게감속 빠른인상 주문도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이어질 내년엔 한은의 정책수단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내외 환경에 탄력적 내지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필규 실장은 “미 금리인상이 기정사실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금리 운신 폭이 훨씬 좁아졌다”며 “경제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서 신민영 부문장은 “미 금리인상에 따라 한은 금통위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가 숙제”라며 “자금유출이 어떤식으로 반응하는지, 물가와 경기는 어떨지 등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연준이 인상한다해도 한은이 금리를 따라 올리기 어렵다. 미 금리인상 흐름과 정도에 따라 스탠스를 어떻게 펼지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B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한국이 따라올리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줘야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정식 교수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로 보는 물가상승률을 너무 신뢰하면 안된다. 미 금리인상에 따른 한국 금리인상도 과거보다 시차를 좀 더 앞당길 필요가 있다”며 “반면 추가 인하는 경제 경착륙시가 아니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경제진단과 정책에 대한 좀 더 정교한 진단도 촉구했다.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올해 놓친 부문이 국제유가와 중국변수다. 내년에는 이런 부문에 대한 전망이 더 정교해졌으면 싶다”며 “통화정책이든 재정정책이든 정책여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만약 쓸일이 생긴다면 영향이 극대화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여삼 애널리스트 또한 “위안화 절하에 따른 국내 수출의 부정적 여파를 잘 점검하고, 일본의 추가 완화정책시 대응할 정책수단을 고민해야 한다. 국내 소비와 기업구조조정, 정부 예산증가 둔화 등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정부에 좀 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B 이코노미스트는 “금통위 전체가 정부에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다만 좀 더 강한 메시지로 전달했어야 했다. 좀 더 자주 좀 더 강한 강도로 이 같은 주문이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












